카페·웰니스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년간 보수 공사를 마친 국제갤러리리가 최욱경(1940~1985) 작가의 개인전으로 새단장한 모습을 18일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제갤러리 K1 [사진=국제갤러리] 2020.06.18 89hklee@newspim.com |
최욱경 작가는 강렬한 색채의 사용과 대담한 필치를 통해 국제적이면서 한국적인 추상회화의 기법을 이끈 작가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05년,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여는 이번 개인전은 1960년대부터 1975년 사이에 제작된 흑백 잉크 드로잉 작업 40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유화, 아크릴 물감뿐 아니라 목탄, 콩테, 오일 파스텔,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버무리며 새로움을 추구했다. 그는 직접 시를 써서 캔버스에 옮기기도 하고, 구상을 추상화화하며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모색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판화 작품은 미국 추상표현주의자들의 작업처럼 비실재적이고 무한한 공간으로서의 추상이 아닌 '대상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현실에 기반한 추상을 표현해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욱경 작가는 1959년 서울예술 고등학교, 196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3년 미국 유학을 떠나 크랜브룩 미술학교 서양학과, 브루클린 미술관 미술학교에서 수학했고 1968년부터 1971년까지 미국 프랭클린 피어슨 대학의 미술과 조교수로 일했다.
작가는 1978년 귀국해 영남대학교 회화과 부교수,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후학 양성 및 창작활동에 전념했다. 주요 개인전으로 1971년 신세계화랑, 1977년 뉴 멕시코 로스웰미술관, 1987년 국립현대미술관, 1989년 호암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리움 삼성미술관, 스코히간 미술학교 등이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취욱경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국제개럴리] 2020.06.18 89hklee@newspim.com |
한편 새단장한 국제갤러리 K1은 전시공간, 카페 및 레스토랑, 웰니스 센터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층 '카페'는 공간의 재구성과 함께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의 벽화 작업 'Tracing 4-1'(2020), 'Tracing 6-1'(2020)을 통해 시각적 재미를 높였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열린 국제갤러리 전시 '유명한 무명'에서 선보인 벽화 작업을 다시 소환했다. 당시 설치됐던 'SET v.4'와 'SET v.6'의 일부가 공간의 기능에 맞게 60cm 너비의 띠로 재단돼 카페 공간 전체를 동일한 간격의 띠를 두르는 식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2층 '더 레스토랑'은 국제갤러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셰프 아베 고이치가 다채로운 계절 메뉴와 정통 프렌치 및 일본 퓨전,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이는 파인 다이닝으로 7월 초부터 정상 영업한다. 이 공간에는 전속작가 양혜규의 작품이 설치돼 있어 공간이 주는 즐거움을 더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제갤러리 K1(1관) 1층 카페, 2층 더 레스토랑(The Restaurant), 3층 다목적룸 2020 Courtesy of Kukje Gallery 촬영 안천호 [사진=국제갤러리] 2020.06.18 89hklee@newspim.com |
아울러 레스토랑 중앙에는 개념미술가이자 미니멀리즘 작가 솔 르윗(1928~2007)의 입방체 구조를 참조한 양혜규의 대표 블라인드 연작 중 '솔 르윗 뒤집기-22배로 확장되고 다시 돌려진 열린 기하학적 구조물 2-2, 1-1'(2017)가 천장에서부터 걸린다. 벽면에는 런던 디자이너 그룹 OK-RM(올리버 나이트와 로리 맥르라스)과 협업해 2013년 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는 벽지 작업 '이모저모 토템'(2013)의 일부가 차용, 배치됐다.
3층에는 예술이 전하는 영감을 나누고 심신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 '웰니스 K'가 자리한다. 웰빙과 건강의 합성어인 웰니스는 뉴욕 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수의 국내외 미술관에서도 주목하는 주제로 영상과 명상 프로그램이 다뤄지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미술과 운동을 접목한 '웰니스 K'를 개발, 갤러리의 오랜 고객인 아카데미 회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제갤러리 K1(1관) 3층 웰니스 K(Wellness K) 촬영 안천호 [사진=국제갤러리] 2020 2020.06.18 89hklee@newspim.com |
K1 2층과 3층, 지하 1층의 가구 및 조명 등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양태오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그는 "갤러리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고유의 모던함과 비움의 미학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다년간 방문한 해외 컬렉터의 집에서도 많이 영감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 공간에 들어서는 분들이 컬렉터의 집을 떠올렸으면 한다"면서 "다양한 미술 작품이 걸려있고 운동하는 공간도 따로 준비돼 있는 풍경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1982년 이현숙 회장이 서울 인사동에 설립한 국제갤러리는 지난 1987년 현재 삼청동 자리로 이전했다. 이후 K2(2007), K3(2012), 그리고 부산점(2018)을 개관했다. 올해로 설립 38주년을 맞은 국제갤러리는 갤러리의 역시 그 자체인 K1 건물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국제갤러리 K1 재개관을 기염으로 선보이는 최욱경의 개인전은 7월 31일까지 전시하며, 오는 26일부터는 부산점에서 2014년 이후 6년 만에 김홍석의 개인전 '작은 사람들'을 선보인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