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볼턴 회고록 어떻게 봐야 하나…"책 장사 목적이 본질"

기사입력 : 2020년06월22일 14:18

최종수정 : 2020년06월22일 18:12

볼턴 회고록,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선인세만 200만달러
전 외교당국자 "무대응이 상책"…"트럼프 복수 의도" 분석도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23일(현지시각) 출판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schizophrenic)라고 비유하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한국과 미국, 중국 등 당사국 외교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국무부 차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고위직을 지낸 볼턴이 회고록을 통해 미국 대통령과 외교정책을 이처럼 신랄하게 비판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한국 사회와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부 전직 고위당국자는 22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볼턴 회고록은 맞다고 맞장구칠 수도 없고 틀리다고 할 수도 없는 얘기"라며 "볼턴 전 보좌관이 자신이 가진 기록과 기억을 바탕으로 책에 쓴 것이라 왜곡될 수도, 틀릴 수도, 과장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부 차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턴이 공직을 마치고 화끈하게 마지막으로 책을 팔아먹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책이 이 회고록"이라며 "이는 책을 많이 팔아먹으려는 출판사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 볼턴 회고록,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선인세만 200만달러

실제로 볼턴 회고록은 지난 17일 사전 예약 판매를 통해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볼턴은 이번 회고록 집필을 통해 선인세로 200만달러(약 24억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각) 23일 출간 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PDF 파일이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회고록 출판사인 '사이먼 앤 슈스터'는 이날 "저작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인 해적판 유포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회고록에 대한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전직 외교당국자는 "볼턴 회고록에 나오는 한줄 한줄 문구의 진위를 하나하나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며 "정의용 실장은 자신이 직접 언급된 부분에 대한 입장을 밝혔겠지만 기본적으로 정부 차원에서는 개인의 회고록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지금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볼턴 회고록에 나오는 내용이나 메시지에서 한국 사회나 정부가 참고할만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회고록에 나오는 내용들은 볼턴의 관점에서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 왜곡될 수도, 과장될 수도,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거짓말이 아니라고 본다면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볼턴 전 보좌관이 사실을 왜곡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정상 간 대화, 외교 관계 협의 과정 등을 밝히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며 "볼턴이 이야기한 하나하나에 대해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조차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미국 대선을 4개월 여 앞두고 회고록을 낸 이유가 자신을 해고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복수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범철 국가전략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같은 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볼턴이 회고록을 낸 목적에 대해 "본인 나름대로는 사실을 미국 국민에게 전해야 된다는 의무감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이밍, 발간 시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수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왜냐하면 이제 지금부터 11월 3일까지가 어떻게 보면 미국 대선의 하이라이트, 최고 중요한 시기거든요. 그때 맞춰서 책을 발간한 것은 복수의 의도가 있었다, 이렇게 봐야겠죠"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볼턴 회고록의 주요 내용은…외교가 파문 확산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지난해 2월 '노딜'로 끝난 하노미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방식과 관련한 한국 문재인 정부의 견해를 비판하며 문 대통령에게 조현병이란 표현을 썼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에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언급하며 도와달라고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종전선언은 문재인 정부의 아이디어였다며 "(북미외교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 김정은이나 미국에 관한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미정상회담이 치밀한 준비 없이 시작됐고, 결과적으로 별 소득 없이 끝났다는 비판이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출판도 하기 전에 한미관계는 물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미중관계, 미-유럽관계 등에 이미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익보다는 정치적 계산과 사심을 앞세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스타일에 대한 대한 비판을 통해 미국 정부의 외교 신뢰도를 전반적으로 하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그가 언급한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인상비평을 통해 당사국 간의 외교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급기야 볼턴 회고록에 실명이 등장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볼턴 전 보좌관은 그의 회고록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정상들 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사항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상당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 간 상호 신뢰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런 위험한 사례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미 연방법원 "트럼프 행정부의 볼턴 회고록 출간 금지 요청 거부"

한편 미국 연방법원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금지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각) 10페이지에 달하는 결정문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출간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미 법무부의 논거가 출간을 막을 만하지 않다며 "법원이 출간을 막는다고 해도 회고록의 내용이 이미 널리 퍼졌고 인터넷에서 쉽게 더 확산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예정대로 오는 23일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램버스 판사는 볼턴 전 보좌관이 여전히 책의 출간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6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기밀이 다수 담겨 있다며 출간을 금지해달라는 민사 소송을 냈다. 전날 램버스 판사는 트럼프 정부 측 변호인과 볼턴 측의 변호인들로부터 2시간 동안 각자의 입장을 청취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사진
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