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스타톡] '제이미' 김선영 "배우라서 더 워라밸이 중요하다 느껴요"

기사입력 : 2020년07월21일 16:18

최종수정 : 2020년07월22일 08:48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배우 김선영이 가슴이 벅찰 만큼 애절한 모성애를 그려낸다. 실제로 아들을 둔 엄마로서, 20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배우로서 매일 뜨겁게 무대에 오른다.

김선영은 현재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제이미'에 마가렛 역으로 출연 중이다. 이 작품은 드랙퀸(여장 남자)을 꿈꾸는 조금 특별한 아들 제이미와 엄마 마가렛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준다. 김선영은 "얘기를 듣자마자, 하고 싶은 마음이 확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라는 게 제 상황과도 맞닿아있고, 당연히 마음이 끌렸죠. 그 전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모자 서사를 그린단 생각에 맘이 움직인 것 같아요. 아직 우리 아이가 5살밖에 안됐지만, 커서 어떤 인생을 살 지는 모르는 거죠. 제이미 같은 선언을 할 수도 있고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나는 과연 우리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보게 될 것인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엄마니까 편안하게 할 수 있겠지 했던 것과 달리 연습할수록 '나는 과연 어떤 엄마가 될까, 이런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계속해서 고민에 부딪혔던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뮤지컬배우 김선영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7.20 pangbin@newspim.com

김선영은 21년간 활동하며 대극장의 대작 무대의 여주인공 역은 모조리 거쳐온 배우다. '제이미'에서는 조연으로 분량은 크지 않지만 존재감이 상당하다. 직접 마가렛 역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름대로는 '준비 아닌 준비'를 하게 됐다고. 동시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온전히 엄마'인 마가렛을 그리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쓴 부분도 있었다.

"제이미 같은 상황이 오기 전까진 모를 것 같아요. (웃음) 그럴 때 제가 과연 어떨지, 장담은 못하죠. 그래도 연습은 시켜주는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널 사랑하고, 지지할 거라는 마음이 변하진 않을 테니까요. 작품 보시면 아시겠지만 입는 옷부터 아주 수수하고, 속눈썹도 안붙이고 나와요. 맨발로 무대에 서고요. '화장기 없는 얼굴'이라고 누군가 적어주신 걸 보고 마가렛답게 표현되고 있구나 싶어 좋았어요. 일상의 엄마의 모습이라 편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지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마가렛 역 역시, 김선영이 살아보지 않은 삶과 고민을 마주하는 캐릭터라는 게 숙제였다. 특별한 아들을 둔 엄마, 남편과 헤어져 홀로 살아가는 여인, 그 무엇도 아닌 엄마로만 살아가는 존재로서 마가렛은 김선영이 표현해내기에 마냥 쉬운 인물은 아니었다.

"전작보다 몸은 조금 편할 수 있지만 삶의 아픔들이 드러나는 장면이 참 어려워요. 아들과 결정적인 순간에 충돌하고 나서 부르는 'He's My Boy'도 그렇고요. 어느 때보다도 감정이 깊게 들어가는 느낌이죠. 남녀간의 사랑도 있지만, 엄마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계산되는 게 아니잖아요. 나름대로 진폭이 있는 관계죠. 저는 엄마이자 배우지만, 마가렛은 그냥 아들만 돌보는 엄마예요. 어떻게 보면 온전히 살아보지 못한 인물을 연기하게 된 거죠. 그 무엇도 아닌, 단지 엄마가 돼보기에 집중하려 했어요. 남편과 헤어지고 아들만 바라보며 기르는 마음이 어떨까. 어떻게 내면으로 이 삶을 받아들일까. 철저히 더 일상적으로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집에선 더 열심히 엄마로 살아보기도 했어요. 그게 노력이라면 노력이었죠."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뮤지컬배우 김선영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7.20 pangbin@newspim.com

특히 김선영은 극장을 찾은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제이미'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작품에서는 제이미가 실제로 드랙 연기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또 생각보다 가족과 사람들의 관계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누구나 마가렛을 보면서 부모님을 떠올리고, 제이미를 보면서 실제 아들, 딸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이 공연의 특징이다.

"연습하고 무대에 올리면서 점차 명확해졌어요. 드랙퀸이라는 소재를 빌려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는구나 느꼈죠. 사람간에 지켜야 할 것들, 편견, 차별, 이런 게 서로를 얼마나 아프게 하고 죽이는지. 그걸 넘어서 사랑해주고 관심을 줄 때 어떻게 한계를 넘을 수 있는지 보여주죠. 나이가 드신 분들조차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게 한달까요. 제이미의 드랙쇼 장면은 안나오거든요. 그게 또 센스인 것 같아요.(웃음) 그 신이 없어도 충분히 의미있는 얘길 할 수 있어 신선하죠. 1차원적으로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뭘 했든, 편견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들이 기분 좋은 충격으로 다가오는 구조가 특별해요. 많이 고민하고 만들었구나 싶더라고요."

'제이미'에서는 아들사랑이 지극한 엄마지만, 전작인 '보디가드'에서는 휘트니 휴스턴의 곡을 13곡이나 라이브로 선보이는 도전을 했다. 21년이 지났어도 팔색조처럼 대극장을 누비는 그에게 계속해서 큰 작품의 주역을 맡아주길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는 "계속 그러면 제가 지겨워지실 걸요"하면서 웃어보였다.

"'보디가드' 했으니 이런 것도 한번 해보는 거죠. 마가렛도 존재감이 큰 역이고 2막에서 아들을 향해 확 감정을 쏟아주잖아요. 그런 장면도 좋아해주실 것 같아요. 의도한 건 아닌데 다양한 작품으로 만나니까 저도 재밌어요. 체력적으로 안배도 좀 하고, 연말에는 다시 돌아가야죠. '보디가드'는 연습과정이 고됐지만 공연은 즐겁게 했어요. 언제 또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이렇게나 열창하겠나 싶었죠. 세대교체는 자연스러운 거에요. 아쉬움이나 미련 같은 걸 계속 가져가는 게 비정상적이지 않을까요. 100세 시대라고는 해도 40대, 50대에 할 게 있는 거죠. 다만 지나온 순간들을 추억할 수 있잖아요. 저도 크게 아쉬울 때가 있었어요. 하하. 지나와서 한발짝 물러서서 작품을 바라보면 더 채워야 할 게 많았죠. 이런 생각도 자연스러운 거고요. 5년 후에는 제가 또 무슨 얘길 하고 있겠죠."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뮤지컬배우 김선영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7.20 pangbin@newspim.com

몇년 전부터 김선영은 작품을 풍부하게 하고, 상대방에게 영감을 주는 배우로 살아가길 바랐다. 지금도 '제이미' 시작 전에는 배우들이 한순간이라도 엄마처럼 느껴지길 바라고, 한번 더 얼굴을 쓰다듬는다고. 그런 그가 몇년째 다작을 하면서 배우로서 원동력을 잃지 않는 이유는 다름아닌 가족, 그리고 일상이었다.

"스스로 만족스러워요. 바쁜 와중에도 항상 아이를 보면서 일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죠. 더 집중하고 잘할 수 있어요. 지금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고 나중에도 그렇거든요. 그럼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할까요. 24시간 붙어있을 수 없지만 더 최선을 다해 살자는 맘이 들죠. 일 하면서 조금 나른해질 때도 시간이 너무 금쪽같아요. 아이를 떼어놓고 왔으니까요. 육아가 힘들다고 해도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그런 밸런스가 더 힘나게 해줘요. 일상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그 에너지로 또 다른 인물이 돼보죠. 배우라서 워라밸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일상을 아줌마 김선영으로 살다가 일하는 순간엔 완전히 집중력을 발휘하는 거죠."

연륜과 연차가 쌓인 배우들은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작품의 메시지가 잘 맞았으면 한다는 얘기를 하곤한다. 20년차를 훌쩍 넘긴 뮤지컬계의 대선배로서, 김선영도 그럴까. 그 역시도 "가능하다면 제 대사 한 줄이라도 누군가에게 치유의 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업계에서, 팬들에게 김선영이 줄곧 '여왕'이라 불려온 이유를 알 듯 했다.

"대극장에서 멋진 역을 하든, 소극장에서 소박한 역을 하든 뭔가 제 연기와 뱉는 대사 하나가 사람들의 치유가 되는 순간이었음 해요. 어릴 땐 막연히 그랬고, 조금 구체화됐죠. 그런 명분이 있어야 배우 생활을 오래하겠단 생각도 들고요. 다들 힘든 시기고, 이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내일 당장 무대에 못설 지도 모르는 현실을 살고 있잖아요. 한 순간을 무대에 서더라도,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이왕이면 사람들이 지금 보고 싶어하고 원하는 것들과 맞닿아있으면 좋겠어요. 평소에 유쾌하고 밝게 살다가도, 역할로 들어가서 집중할 에너지를 남겨놔야 한단 생각도 종종 하죠. 귀한 메시지를 전하고 노래를 해야 하는데 생각들을 한번 더 정리하고요. 많이 부족하고 결핍도 많은 사람으로서 뭘 채워야 진짜처럼 표현해드릴까. 늘 고민해요. 결국 배우는 성찰이 있어야 새로운 게 나오는 것 같아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고병원성 AI 발생 30회 돌파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설 명절 직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3건 연이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는 총 32번이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관계기관·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개최하고,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큰 이달 집중 방역관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중수본은 이달 한 달간 '산란계 및 오리농장 집중 방역관리 대책'을 추진한다. 31일 충남 논산시청 가축방역상황실과 논산시 관내 거점소독시설, 식용란선별포장업체를 찾아 방역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2025.01.31 plum@newspim.com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 27개 시군을 지정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방역 추진 상황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집중 소독 주간을 지정해 산란계와 오리농장에 대한 소독을 강화한다. 산란계 특별관리 위험 19개 시군을 지정해 해당 지역 내 모든 산란계 농장(418호)에 대해 지자체에서 일제 검사도 시행한다. 이어 오리 특별관리 위험 9개 시군을 지정 해당 지역 내 과거 발생농장(63호)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특별점검을 추진한다. 방역당국은 최근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라 전북도 전체 오리농장과 발생 오리계열사에 대해 일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중수본은 발생 오리계열사와 계약한 전국의 오리농장에 대해 특별 점검도 추진 중이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인한 계란 및 축산물 수급관리도 실시한다. 고병원성 AI 긴급방역 모습. [사진= 뉴스핌 DB]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육용오리와 종오리 누적 살처분 마릿수 비중은 전체 육용오리와 종오리 사육 마릿수의 각각 6.0%, 2.5%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리고기 냉동 재고물량(350만마리)과 소비감소 등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가금 계열사는 계약 사육 농장에 대해 자체 방역 점검을 하고, 농축협과 축산농가는 농장 내외부와 진입로 등을 꼼꼼하게 소독해달라"고 당부했다. plum@newspim.com 2025-02-02 20:50
사진
美 트럼프, 관세전쟁 첫 포문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tarrif war)의 첫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오는 2월4일 0시1분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았다. 4개 당사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이틀 간의 협상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등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 등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묵직한 보복 관세(25%를 넘는 관세율)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월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했던 관세부과를 명령했다 [사진=블룸버그] ◆ 관세부과 대상 7년전의 4배 육박 캐나다산 석유 등 에너지 수입 품목에는 예고한 대로 10% 관세만 부과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블룸버그에 "이는 미국내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2월1일) 자산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불법 이주민, 그리고 펜타닐을 비롯해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주요 위협 때문에 국제경제긴급권한법(IEEPA, 일종의 비상 경제 권한)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산 재화는 418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60억달러어치는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다. 같은 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재화는 4752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까지 보태면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2023년기준) 1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2019년 중국산 수입품에 4차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적용 대상이었던 수입품은 약 3600억달러어치였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금액기준으로 7년전의 4배에 육박한다. ◆ 높은 협상 문턱?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로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허술한 국경 경비 탓에 불법 이민자와 카르텔(범죄조직),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불법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그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다. 비경제적 목적, 즉 정치·사회적 목적으로 두 동맹국에 단행된 이날의 관세조치는 목표한 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다자무역협정,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으로 유입되던 불법적인 펜타닐이 제거됐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의 실제 발효까지는 이틀의 말미가 남았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 인수를 거부했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뒤 9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도 불법 이민자 추방조건을 콜롬비아가 수용하자 관세 등의 제재 조치를 유보하기로 했다. 그런만큼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이번 관세조치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 일종의 '선(先) 관세 선포-후(後) 협상'의 수순인데, 다만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전한 외신들에서는 협상의 문턱이 제법 높아 보인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WSJ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인하의 기준이 높게 설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진전의 최고 척도는 미국인들이 불법 펜타닐로 사망하는 사건이 멈추고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이주와 광범위한 범죄 활동이 '극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맞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이 4일부터 대부분의 캐나다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런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자동차·정유·전자상거래 등 타격 불가피" 트럼프의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그간 면세 혜택을 받던 캐나다산 소액 수입품에도 적용된다. 이는 800달러 미만의 소액 캐나다산 수입품이 통관 과정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WSJ는 이러한 최저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조항이 사실상 제거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구나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소형 소포에 대한 면세 축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쇼핑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조치의 적용 범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러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 조치로 막대한 관세 수입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 및 조립 공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런만큼 이번 관세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겪게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Autos Drive America)의 제니퍼 사파비안 대표는 이메일 성명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장벽을 줄이고, 생산을 방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더 큰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정책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산시장 충격파 예고...스태그플레이션 그늘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캐나다산 천연가스와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품목은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10%) 적용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송유관 설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간 지리적 조건으로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마진 압박을 겪게 된다. 캐나다산 원유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 물가상승률이 꿈틀대게 된다. 예고했던 관세가 단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일 위험, 그리고 이를 선반영해 미국의 시장금리(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덩달아 고도를 높일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을 위험 변수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으로 자산시장이 한바탕 휘청댈 수 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관세를 장착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을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관세 장착한 강달러,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야기한다"   osy75@newspim.com 2025-02-02 12: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