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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취소되는 콘서트…소송으로 번졌다

기사입력 : 2020년07월29일 17:33

최종수정 : 2020년07월30일 09:48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집함금지 명령으로 인해 공연이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결국 법적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공연 개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다.

◆ 4월에서 8월까지 연기…속 끓는 '미스터트롯' 콘서트

올해 큰 반향을 일으킨 프로그램이 바로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이다. 첫 방송은 12.5%(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으로 시작해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상 역대 시청률 35.7%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기에, '미스터트롯' 측은 시청자들을 위한 감사 콘서트 '내일은 미스터트롯-대국민 감사콘서트'를 준비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미스터트롯' 콘서트 포스터 [사진=(주)쇼플레이] 2020.07.27 alice09@newspim.com

콘서트 소식이 전해지자 반응은 대단했다.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공연은 방송이 끝난 후 4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5월 말로 연기됐다.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자 6월 말로, 그리고 지난 24일로 거듭 연기됐다.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열리는 체조경기장은 1만 500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공연장이지만, 공연 제작사 쇼플레이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당 관객 규모를 5200명으로 축소하고 좌석간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방역 비용으로만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며 안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공연을 3일 앞둔 지난 21일 송파구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갑작스러운 행정명령으로 인해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예정된 리허설을 전면 취소했고, 결국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총 5회로 계획된 공연 역시 잠정 연기됐다.

이와 관련해 송파구는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유지 중이고 최근 들어 5일 내 9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우리 구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내체육시설 특징상 밀집된 관람석으로 된 밀폐된 공간으로 대규모 인원이 동일 공간에 장시간 머무를 경우 감염병 전파 위험성이 크며 무증상자의 경우 통제할 방법이 없어 'n차 감염'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쇼플레이는 지난 23일 서울행정법원에 송파구청을 상대로 집합금지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공연 3일 전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민간중소기업에 대한 피해와 관객들의 손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태사자의 공연이 광진구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인해 취소됐다. [사진=크리에이티브꽃] 2020.07.29 alice09@newspim.com

이어 "가요 콘서트에 대해서는 어떠한 원칙과 잣대 없이 중단만 요구해 가수 및 스태프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호소하며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작사가 송파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은 결국 기각됐고, 오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예정됐던 2주차 공연 역시 잠정 연기되면서 총 10회차 공연이 미뤄졌다. 현재 연기된 서울 공연 1, 2주차 공연을 포함해 다음 주 공연인 8월 7일~9일 일정 역시 공연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이다.

특히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공연 재개 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티켓 판매를 시작했고 전석 매진됐다. 이 과정에서 아무 제재가 없었던 송파구 측이 갑작스레 공연을 3일 앞둔 시점에서 'n차 감염 우려'를 이유로 공연을 막은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피해를 본 것은 '미스터트롯' 콘서트 뿐만이 아니다. 1세대 아이돌 태사자는 1000석 규모를 보유한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준비하던 콘서트가 무려 하루 전날 광진구청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취소됐다.

광진구 역시 송파구과 마찬가지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유지 중인 가운데 해당 공연장이 고위험시설인 스탠딩공연장으로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 또 태사자 노래 특성상 '떼창' 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있다"며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태사자 측은 스탠딩이 아닌 의자를 설치해 공연을 준비했으며, 좌석간 거리두기를 실시해 1층 관객이 300명이 안되도록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콘서트 주최사 크리에이티브꽃과 주관사 비에프케이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며칠 간, 수 차례에 걸친 협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집합 금지 행정 명령'이 권고되어 부득이하게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호중이 송파구의 집합금지 처분으로 인해 장소를 변경했다.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2020.07.29 alice09@newspim.com

이어 "이후 추가 안내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공지를 드리도록 하겠다. 현재 장소로 예매하신 티켓은 자동 취소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태사자 공연 역시 지난 4월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7월로 연기됨과 동시에 장소를 변경했지만 7월 공연까지 무산돼 팬들의 아쉬움은 커져만 가고 있다.

'미스터트롯'으로 사랑을 받은 김호중도 이달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서 팬미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에 따라 장소를 급히 변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소속사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의 팬미팅은 정부지침을 준수해 회당 1500석으로 4회에 걸쳐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호중의 팬미팅을 유치한 KBS아레나 측은 "지난 10일 JTN 라이브콘서트를 통해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얼마든지 안전한 공연을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번 공연도 좌석 간 거리두기부터 모든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서 다시 한 번 안전한 공연을 개최해보이겠다"고 강조했다.

◆ 뮤지컬은 Ok, 콘서트는 No?…"정확한 기준이 필요"

각종 공연과 팬미팅이 줄줄이 연기되고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대중음악 공연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제작사와 주최사들도 좌석 규모를 축소하고 방역에 힘 쓰고 있었으나 공연장 폐쇄 통보로 인해 떠안게 되는 타격도 무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사진=CJ ENM, 샘컴퍼니] 2020.07.29 alice09@newspim.com

코로나19가 최근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각 지자체가 행정명령을 공고하는 것은 타당하나, 대중음악 공연계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과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공연을 즐기는 팬들도,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 모두 애매모호한 기준과 다른 공연 장르에 대한 형평성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일부 대형 뮤지컬은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공연 관람이 가능했다. 송파구의 경우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취소 통보를 했으나 당일에도 1200여석 규모의 대형 뮤지컬이 좌석간 거리두기 없이 진행됐다.

이외에도 3000석 규모의 대형 뮤지컬 역시 현재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뮤지컬 공연은 현재 입장 전 체온 측정 후 관람 내내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다. 이는 대중음악 공연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단지 '떼창'을 이유로 들며 대중음악 공연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세워 문제를 삼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또 공연을 관람하는 대중의 의식과 매너가 이전과 다르게 현저하게 높아졌기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콘서트를 진행할시, 뮤지컬 커튼콜과 마찬가지로 떼창 자제 요청하면 이를 어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집합명령에 뮤지컬 등 전통공연 분야만 제외가 되는 것은 합당한 처사는 아니다.

이에 가요 관계자들은 "가수들의 공연을 준비할 때 규모를 절반정도 축소시키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n차 감염' '떼창'이라는 모호하고 이중적인 기준은 모두의 불만을 키우는 처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포츠 분야와 타 공연들은 성황을 누리고 있는데 대중음악만 계속해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받는 것은 너무나도 불공평하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하다고 생각드는 합리적인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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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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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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