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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무역, 자전거 사업으로 주력 업종 변경?...아웃도어는 '털썩'

기사입력 : 2020년08월20일 07:16

최종수정 : 2020년08월20일 07:16

2분기 아웃도어 OEM, 전년比 영업익 -55% 뚝
자전거사업이 상쇄..."하반기도 정상화 어려워"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영원무역의 주력 사업이 아웃도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사업에서 자전거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본업인 OE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대폭 감소한 반면 자전거 제조·판매 자회사 '스캇'의 실적은 쑥쑥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가 언택트(비대면) 교통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스캇이 영원무역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육박했다. 영원무역은 OEM사업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스캇에 자금 지원 폭을 확대하고 있다.

◆"OEM 코로나에 맥 못추네"...2분기 실적 더 악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5455억원, 영업이익 51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6%, 42.7% 감소한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8.14 hrgu90@newspim.com

이번 실적 감소 폭은 당초 예상된 것보다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매출 5706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으로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1조746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22.7% 감소했다. 

저조한 실적은 제조 OEM사업의 부진 탓이다. 2분기 기준 OEM부문의 매출은 2601억원,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5%, 55.3% 줄어들었다. 상반기 기준 OEM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반기 대비 33.9% 감소한 69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 특성상 국제적인 악재 발생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영원무역의 미국 및 유럽 국가 매출 노출도는 89%에 달한다. 주요 생산국가인 방글라데시가 지난 4월에 셧다운하면서 고정비 부담도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코로나19는 바이어 뿐만 아니라 생산공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주문취소, 선적연기, 생산중단 등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OEM사업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하반기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 효과는 '톡톡'...스캇 의존도 39%로 확대

비주력 사업인 브랜드 유통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전년 대비 확대됐다. 브랜드 유통부문은 스캇을 전개하는 사업으로 자전거 사업부 매출이 80%에 달한다. 자회사인 스캇은 스위스 자전거 제조·판매 기업이다. 영원무역은 지난 2013년 스캇 지분 20%를 인수하고 2015년 30.1%를 추가로 인수해 과반수 지분을 확보했다. 

지분 인수 효과는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2분기 브랜드 유통부문의 매출은 2855억원,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 5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기준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은 331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19.9% 증가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3, 4월에는 유럽 국가들의 락다운 조치로 제품 판매가 상당히 감소했으나, 격리 해제 이후 특히 유럽에서 자전거가 가장 이상적인 언택트 운동 및 교통수단으로서 각광 받으며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캇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유럽 77%, 미국 14% 등이다. 

브랜드 유통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영원무역 전체 영업이익의 39.1%에 달한다. 영업이익 기여도가 전년 동기(21.9%) 대비 17.2%p(포인트)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기여도는 32.4%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20.9%) 대비 11.5%p 늘었다.

최근 영원무역은 스캇에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1715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951억원가량의 은행대출을 위해 지급보증도 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금규모가 줄어들었으나, 브랜드 사업을 통한 영업익 보완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사업과 달리 자전거 사업은 봄, 가을이 성수기고 겨울이 비수기"라며 "올 3분기까지는 자전거 사업의 이익 기여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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