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검찰, '이재용 불기소' 수사심의위 권고 결국 불복…제도 손질 불가피

기사입력 : 2020년09월01일 16:19

최종수정 : 2020년09월01일 16:19

'불기소' 권고 이후 외부 전문가들과 고심 거듭…결국 기소
심의위 무력화 비판 이어질 듯…제도적 한계 손질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됐다. 기소 판단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권고에 불복한 첫 사례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 수사심의위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이 부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결과를 대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20.06.08 alwaysame@newspim.com

◆ 심의위 권고 숙고했다는 검찰 "이재용 기소 결정에 최대한 반영"

검찰은 이날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그동안의 수사 과정과 함께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수사팀장인 이복현 경제범죄형사부장은 "수사심의위는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해 수사팀에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지만 그 이유와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후 심의위의 권고 취지를 존중하고 숙고해 현재까지 수사 내용과 관련 법리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며 수사 상황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위 제도의 취지는 사회 각 분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수사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라며 "금융·회계 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전문가 의견을 추가 청취한 다음 심의위 권고를 종합해 사건을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또 "상법·자본시장법 및 경영·회계학 전공 교수들의 의견에 따라 미전실 및 삼성물산 경영진들이 합병 과정에서 주주 이익 보호 의무를 위배한 점을 배임 행위로 의율했다"며 "합리적 의사 결정을 위해 금융 수사 등 풍부한 수사 경험을 가진 부장검사 회의를 거쳐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검찰 내·외부 의견을 청취한 결과 △기업집단의 조직적인 자본시장 질서 교란으로 사안이 중대한 점 △객관적 증거로 입증되는 실체가 명확한 점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는 점 △총수 이익을 위해 투자자 보호 의무를 무시한 배임 행위의 처벌 필요성이 높은 점 등을 종합해 이 부회장의 기소에 이르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 부장검사는 "최종적인 수사 결과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일부 기소 범위를 조정하는 등 심의위의 권고 취지를 최대한 반영해 사건을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 현안위원회에 한 심의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2020.06.26 pangbin@newspim.com

◆ 심의위 '기소 여부' 권고 불복 첫 사례…제도적 한계 고개 내밀듯

하지만 검찰은 이번 결정으로 삼성그룹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위 판단을 뒤집으면서 스스로 만든 제도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수사심의위는 기소독점권을 갖는 검찰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수사팀이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이행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검찰은 제도의 취지를 존중해 그간 진행된 수사심의위 결정을 모두 따라왔다.

실제 검찰은 통상 수사심의위 의결 이후 일주일 안팎으로 최종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해 왔다. 안태근(54) 전 검찰국장의 직권남용 사건 수사 당시인 지난 2018년 4월 13일 수사심의위의 '구속기소' 권고 이후 사흘 만인 같은 달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22일 재판에 넘긴 바 있다.

다만 이번 수사팀은 심의 결과를 받아들고도 외부 접촉을 끊은 채 이 부회장의 최종 기소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앞서 수사심의위는 지난 6월 26일 10대 3의 압도적인 의견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함께 불기소 의견을 권고했다.

이 기간 검찰은 주말 동안 부장검사 회의를 진행하며 의견을 나누고,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은 경영학·회계학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들로부터 수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기소 대상과 범위들을 검토해 왔다.

이에 검찰 안팎에선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권고에 불복하고 이 부회장의 기소를 강행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들이 뒤따랐다.

검찰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킨 채널A 강요미수 사건에서도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47·27기) 검사장에 대한 수사심의위의 '수사 중단'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 수사심의위는 7월 24일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냈지만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 역시 심의위 권고를 따르지 않은 검찰 처분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공정한 의사결정 절차를 믿고 그 과정에서 권리를 지키려 했던 피고인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승복할 수 없다"며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스스로의 제도 무력화라는 비판과 함께 복잡한 사건을 짧은 시간 내에 판단하는 절차적 한계, 오·남용 사례에 대한 지적 등 수사심의위 제도 자체를 두고 재검토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필우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수사심의위는 권고만 하는 기능만 있어 한계가 있다"며 "아예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미국의 심의제와 달리 우리나라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기엔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재용 사건의 경우 한동훈 검사장 사건과 달리 증거 기록이 모두 확보된 상태에서 수사심의위가 열렸다"며 "일반 국민들이 기록을 놓고 불기소 의견을 낸 데 대해 검사가 기소를 강행했다면 검찰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intakunte8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