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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격 카드 할리우드판 '한한령', 문화계 '신냉전' 격랑 속으로

기사입력 : 2020년09월15일 17:51

최종수정 : 2020년09월16일 07:02

미국 영화산업 중국 의존도 높아
헐리우드 중국 자본 잠식, 영화계 자기검열 확산
미국적 가치관 훼손에 대한 미국내 비판 고조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화웨이 제재, 틱톡 퇴출,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클린 네트워크 등 미국의 '맹공'으로 수세에 몰린 중국이 '문화산업'을 무기로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미 양국 갈등의 여파가 각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정치적 리스크에 자유로웠던 문화계도 국제 정세 변화의 '격랑'에 휩쓸릴 가능성이 커졌다. 사드 배치로 한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중국이 '한한령'을 내세워 한국을 압박했듯,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미국 문화 산업을 보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문화계는 중미 신냉전의 구도 속에서 문화계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아니면 강대강 대치의 새로운 전장이 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개봉된 디즈니 영화 '뮬란'이 중미 관계 악화 속 향후 문화계의 '명운'을 가를 '테스트 보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 가장 미국적인 디즈니, 중국이 유일한 희망 

홍콩경찰을 지지하고 민주화 시위대를 비판한 류이페이를 조롱하는 뮬란 패러디 포스터

최근 중국 등 아시아 극장가에서 상영을 시작한 뮬란은 1998년 애니메이션 작품을 실사판으로 제작한 것이다. 미국 문화의 상징적 존재인 디즈니가 '중국의 스토리'를 이용해 만든 콘텐츠라는 점에서 최근 이 영화를 둘러싼 논쟁에 화제성이 더해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주인공 뮬란 역을 맡은 중국 출신 배우 류이페이(劉亦菲·유역비)의 발언이다. 류이페이는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하고, 홍콩 민주시위를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영화 개봉 후엔 엔딩 크레디트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의 핵심 지역인 신장 자치구 공안국과 중국 공산당 선전부에 대한 감사 표현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커졌다.배우 개인의 발언과 달리 신장 위구르 이슈는 디즈니를 정치적으로도 매우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했다. 

뮬란 상영과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으로 홍콩을 중심으로 대만·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선 뮬란 보이콧 운동이 확산됐고, 미국 의회도 디즈니가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정당화했다고 비판했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뮬란을 만든 디즈니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올해 3분기 디즈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나 줄었고, 47억1800만 달러의 손실을기록했다. 게다가 뮬란의 순제작비는 3억 달러로 올해 할리우드 제자가 영화 가운데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입된 작품이다. 디즈니의 경영상황, 뮬란의 제작비용 모두에서 중국 시장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에 부딪히게 됐다.

중국인의 소비력에 매료된 디즈니는 줄곧 중국 시장에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 뮬란 역시 중국 시장 흥행을 가장 큰 목적으로 제작한 영화다.

디즈니는 뮬란의 배급 전략으로 두 가지 방식을 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영화관 상영이 힘들어지자 미국 내에선 자사 온라인 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뮬란을 유료 서비스한다. 뮬란이라는 대작을 통해 디즈니 플러스는 신규 유료 회원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등 영화 상영이 가능한 지역에선 극장에서 개봉했다.

BBC중문망에 따르면,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 뮬란 제작비용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선 670만 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현재 디즈니 플러스 유료 회원 전체의 11%에 해당한다.

제작 원가에 전 세계 배급 비용 5000만 달러를 더하면 디즈니가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유료 가입자 수는 840만 명으로 늘어난다. 디즈니는 당초 뮬란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서 3억 75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만약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실적을 거두기 위해선 1250만 명의 유료 시청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디즈니 유료 회원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 시장의 성공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뮬란의 '정치적 이슈'가 확산되고, 이를 의식한 중국 정부가 뮬란에 관한 국내 보도를 금지하면서 중국 시장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 시장의 반응을 읽을 수 있는 중국 인터넷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에 올라온 뮬란에 대한 평가를 볼 때 뮬란의 중국 흥행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BBC중문망은 보도했다. 

그러나 뮬란 보이콧 움직임이 활발한 해외 시장에서는 오히려 뮬란이 예상 밖 성과를 내고 있다.  디즈니는 뮬란의 영화관 상영이 시작된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체코, 중동 등 9개 국가에서 개봉 첫 주에만 59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대만을 제외한 이들 시장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관람객 수를 제한한 상황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낸 것이다. 

뮬란 보이콧 열기가 뜨거운 대만에서도 상영 첫 주 113만 달러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상영된 또 다른 할리우드의 대작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SF첩보영화 테넷(Tenet)도 제쳤다. 

모바일 시장조사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뮬란의 온라인 서비스가 시작된 9월 4~6일 디즈니플러스의 다운로드 횟수는 한 주 전보다 68%가 늘었다. 디즈니플러스 회원의 결제금액도 193%(약 1200만 달러)나 급증했다. 뮬란이 중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보이콧 악재'를 극복하고 흥행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는 향후 몇 주간 실적을 관찰해야 파악할 수 있다. 

◆ '홍색자본' 점령 할리우드, 중국 정부의 반격 도구로 부상 

 

뮬란 사태를 할리우드 영화계, 문화 산업계,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할리우드가 이미 사실상 중국 자본에 잠식당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선 "중국 자본 없이 헐리우드는 생존하기 힘들다"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와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9 10대 우수 영화 절반 이상에 중국 자본이 투자됐다. 미국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진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결과다. 중국 부동산 개발 대기업 완다는 2012년 26억 달러에 미국 2대 영화관 체인 AMC를, 2016년에 다시 카마이크 시네마스를 인수했다. 같은 해 완다는 35억 달러에 미국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사도 인수했고, 소니 픽처스와 전략적 협력 관계 수립을 통해 할리우드 영화 제작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알리바바가 2014년 영화제작 및 투자사 알리픽처스를 설립한 후 대규모 중국 자본이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됐다. 최근 10년 동안 막대한 중국 자본이 헐리우드로 유입됐고, 사실상 미국 상업 영화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의 엄청난 영화 시장 역시 할리우드가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영국계 다국적 회계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20년 중국이 전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영화시장 규모는 15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 중국의 영향력 커지면서 표현의 자유 실현과 미국적 가치관 전파의 매개체였던 미국 영화의 '자기 검열'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중국이 '금지'하는 표현과 화면을 스스로 삭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 제작된 리메이크 전쟁영화 레드던(Red Dawn) 제작사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는 중국 정부의 항의를 받아들여 중국인 침입자가 등장하는 화면을 삭제하고, 1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해당 장면을 재촬영했다. 재활영된 화면에서는 중국인이었던 침입자가 북한 사람들로 변경됐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사이언스 픽션 스릴러 루퍼(Looper·2012)는 중국 투자금을 유치한 후 스토리의 주요 배경을 파리에서 중국 상하이로 변경했다. 현재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톰크루즈 주연의 탑건(Top Gun)2에선 주인공 매버릭의 트레이드 마크인 항공재킷의 대만-일본 국기 문양 패치가 삭제됐다. 

최근 미국 영화에서 중국을 배경으로 한 화면이 늘어난 것도 '자기검열'의 결과다. 중국 정부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화면'이 없는 외국 영화의 중국 국내 상영 허가를 보류한다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같은 규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국 시장을 노리는 영화 제작사들이 '자발적'으로 중국 요소를 영화에 가미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문화계에선 할리우드의 이러한 '자기검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미국적인 가치관을 드러내는 할리우드가 중국의 정치적 '탄압'에 굴복하고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는 영화에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영화배우와 연예인들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민감한 주제'를 회피하거나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입장을 표하게 만든다. 

중국의 눈 밖에 나면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도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실제로 티베트 최고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친분이 깊은 유명 미국 배우 리차드 기어는 "영화계에서 나와 일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중국 영화 관계자들이 나와 엮이면 영화 인생이 끝장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라고 밝혔다. 리차드 기어는 중국 입국이 금지됐다.  

미국 영화 산업이 중국 시장과 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 영화의 중국내 상영 금지 혹은 중국 자본의 미국 영화 투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면 미국 영화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중매체 에포크타임스는 미국산 자동차를 시작으로 중국의 대미 반격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가 새로운 목표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 선전물로 전락하나...'미국 영화'의 위기감

할리우드의 중국 의존에 대해 미국내에서도 우려와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영화'가 중국 공산당의 '선전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뮬란 문제의 본질은 신장공안에 감사를 표한 엔딩자막이 아니다. 중국 민간 전설을 현대 중국의 '신화'로 포장한 이 영화의 배경을 신장 지역으로 설정한 의도에 있다. 뮬란이 부친과 황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스토리를 통해 (독립을 원하는 신장 위구르 민족의 바람과 달리) 신장이 중국과 떨어질 수 없는 일부분 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라며 영화가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됐다고 지적했다. 

뉴욕포스트도 '실사판 뮬란은 할리우드가 중국 선전물의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가장 최신의 증거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계에서도 중국 자본의 미국 문화계에 대한 잠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내세우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실체가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샤프 파워(sharp power)'라는 경고도 나온다. 

문화계를 둘러싼 '중국 이슈'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 하기 위해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가 중국 영화감독관리 당국의 사전검열과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종 논란에 휩싸인 뮬란 역시 이 문제에서 지적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사판 뮬란 제작 과정에서 디즈니가 중국 영화감독기관과 긴밀히 소통한 결과 순조롭게 중국 시장 진출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고, 영화 창작의 자유를 정치적으로 간섭하는 중국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7월 16일 중미 관계에 대한 연설에서 "미국의 IT 기업과 할리우드가 중국 시장의 막대한 수익에 눈이 멀어 중국 정부에 머리를 조아리고, 미국의 가치관을 팔아먹었다"라과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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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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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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