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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리의 야금야금(金)] 신한금융 지배구조 개선 10년, 무엇이 바꼈나

기사입력 : 2020년09월25일 08:00

최종수정 : 2020년09월25일 09:40

신한금융 CEO 3인방 동반 퇴진 후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CEO 연령 만 67세 제한 '최초',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정

[편집자] '야금(冶金)'은 돌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금융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첫단부터 끝단까지 주목받는 건 몸집이 큰 사안뿐입니다. 야금 기술자가 돌에서 금과 은을 추출하듯 뉴스의 홍수에 휩쓸려 잊혀질 수 있는 의미있는 사건·사고를 되짚어보는 [한국금융의 뒷얘기 야금야금] 코너를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선보였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후 개선된 건 있는지 등 한국금융의 다사다난한 뒷얘기를 격주 금요일 만나보세요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전임 은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비롯한 7명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10년 전 신한은행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금융권이 발칵 뒤집혔다. 식구를 고소하는 일이 예삿일은 아니어서다. 신한은행은 민원이 접수돼 조사해보니 문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신한 사태'는 이렇게 시작됐다.

◆ '라응찬·이백순' vs '신상훈'

'신한 사태'를 주도한 이는 사실 라응찬 회장이다. 라 회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은행장 8년, 부회장 2년, 회장 9년 등 최고경영자(CEO)만 19년 지냈다. 신한 사태가 벌어진 2010년에도 4연임을 확정했다. 당시 라 회장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50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에 재차 휩싸이게 됐다. 금융당국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라 회장이 이백순 행장과 손잡고 2인자였던 신상훈 사장 견제에 나섰다는 게 금융권 해석이다.

이후 사건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신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그로부터 10일 후에 시민단체와 재일교포 주주들이 소송전에 가세했다. 신한금융 CEO 3인방(라 회장·신 사장·이 행장)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3인방은 일본으로 날아가 재일교포 주주를 대상으로 본인의 입장을 피력하는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재일교포들이 25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곳이다. 결국 3인방은 책임을 지고 모두 회사를 떠나야 했다.(신 사장 직무정지→금감원 중징계 사전통보 후 라 회장 사퇴→신 사장 사퇴→이 행장 사퇴 순)

라 회장 사퇴 후 신한금융은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돌입했다. 한국은행 부총재,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낸 그는 당시 신한금융 비상근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류 직대를 비롯해 이사 9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절차의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1차(후보 26명), 2차(4명)에 거쳐 검증을 진행했다. 이후 한동우 씨가 차기 회장 후보자로 확정되면서 신한 사태도 일단락됐다.

◆ 금융지주 지배구조 강화 한몫

신한 사태가 금융권에 던진 파장은 컸다. "고객으로부터 예금 등을 받아 수백조원을 굴리는 금융회사에는 냉정한 인사, 지배구조 시스템이 필요하다. 신한 사태는 CEO들이 금융그룹을 '내 것'이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다."(금융권 관계자) 신한 사태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취약점이 드러났다.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금융권에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해졌다. "신한 사태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신한금융이 최초로 도입한 제도들이 많다."(신한금융 관계자)

먼저 신한금융은 2011년 CEO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CEO 선임 연령을 만 67세로 제한하기로 했다.(연임 시에는 만 70세까지 재임 가능) 나이 제한은 신한금융이 최초였다. 이후 금융지주 대부분이 선임이나 재임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두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은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에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도 신설했다. "CEO 후보군들이 상호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육성되고 현 CEO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차기 CEO 후보를 공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기로 했다."(한동우 회장)

이후 CEO 권한 집중을 막으려는 취지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도 제정됐다.(정부 2012년 제정안 국회 제출, 2016년 시행) 대주주적격성 심사제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과반수, 3인 이상으로 구성하며,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마련해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 게 골자다. 규범에는 임원 유고 때 업무 대행자나 후임자 선출 방법, 임원 후보의 선정 방식과 이사회 구성 및 운영 절차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 셀프연임 금지…현재는?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또 한번의 변혁기를 맞이한 건 2017년쯤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3연임을 앞둔 상황에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회사는 특정한 대주주가 없다보니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연임에까지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게 논란의 중심"이라는 발언을 던졌다. 이후 금융당국은 2018년 1월부터 3개월간 금융지주사 9곳의 지배구조를 점검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CEO가 대부분 참여하고, CEO 후보군 육성프로그램을 갖추지 않았으며, 감사위원회 위원이 평균 2.6개 위원을 겸직하는 등 다수 문제가 지적됐다.

당국이 문제점을 보완해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논란 탓에 통과되진 못했다. 대신 금융지주는 내부규범을 개정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신한, KB금융,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 내부규범을 보면 이들은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들로 구성했다. 감사위원후보 및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도 인원 수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사외이사들로만 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를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했기 때문에 회의에도 금융지주회사 CEO를 포함한 임원이 참석할 수 없는 구조다. '셀프연임' 논란의 여지를 없애고자 한 것이다.

그럼에도 금융지주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과거에 비해선 상당히 지배구조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내부 경영진으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이사회 구성 등에서 CEO 영향력이 과도하지 않도록 이사회 중심 논의 체제 도입,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제도적 보완이 있었지만 금융지주 경영권 분쟁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본다"며 "보다 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금융지주 CEO 임기를 9년으로 제한하는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 KB사태는… ]

KB금융지주에서도 2014년 'KB사태'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다툼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 전 행장이 금융당국에 주전산기시스템 교체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특별감사를 요청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면서, 두 사람도 자리를 내려놔야 했다. 수장을 잃어버린 KB금융도 혼란 속에 후보군을 거듭 추린 후 2014년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다. 윤 회장은 이후 조직을 추스르고, 도약을 이루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3연임에 성공했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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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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