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초대형 제철사 '바오우강철'로 재탄생
공격적 M&A 추진, 조강 생산량 세계 1위 기대
공급과잉·가격하락 불황 속 마이너스 성장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지난 2016년부터 중국 당국은 심각한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수급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왔다.
그간 전세계 철강시장 공급과잉 사태를 유발한 주범으로 지목될 정도로 많은 양의 값싼 철강을 찍어냈던 중국은 지난 2016년 향후 5년간 조강 생산능력을 1억~1억5000만톤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철강업계를 향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핵심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을 통합해 효율적인 생산에 나서겠다는 목적이 깔려있다. 이 같은 구조조정 움직임의 중심에 선 기업은 중국 최대 규모의 제철기업인 바오산강철주식유한공사(寶山鋼鐵股份有限公司∙BaoSteel∙이하 바오스틸)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9.24 pxx17@newspim.com |
◆ 끊임없는 몸집키우기, 조강 생산량 세계 1위 기대
지난 2016년 12월 1일 초대형 중국 제철기업의 탄생 소식에 시장이 들썩였다. 그 주인공은 중국바오우강철그룹유한공사(中國寶武鋼鐵集團有限公司∙ CHINA BAOWU STEEL GROUP∙이하 바오우강철)로 바오스틸과 또 다른 중국 제철 중앙기업인 우한강철그룹공사(武漢鋼鐵集團公司∙Wuhan Iron and Steel Group Company∙이하 우한강철)이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해 재탄생했다.
바오스틸과 우한강철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의 관리를 받는 중앙기업(央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철강업계 구조조정 흐름 속에 두 기업의 합병이 이뤄졌다. 중앙기업과 국유기업(國企)은 모두 중국 당국의 통제 하에 있지만, 중앙기업은 국자위의 관리를 받고 있고, 국유기업은 중국 재정부나 지방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오스틸은 1978년 상하이(上海)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 1985년 정식 가동에 돌입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이후 최초의 특대형 철강기업으로 평가받는 우한강철은 1955년 우한(武漢)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 1958년에 가동에 들어갔다. 바오스틸과 우한강철은 각각 2000년 12월 12일과 1999년 8월 3일 바오강구펀(寶鋼股份 600019.SH)과 우강구펀(武鋼股份 600005.SH)이라는 종목명으로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현재 바오스틸은 바오우강철의 자회사로 등록돼 있다. 올해 6월 30일 기준 바오우강철은 바오스틸 지분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13.39%를 보유한 우한강철, 4.05%를 보유한 홍콩예탁결제기관(HKSCC), 3.59%를 보유한 시노펙(中國石化天然氣有限責任公司∙SINOPEC)의 순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 모두를 관리하는 실질적 지배 주주이자 최종 수익자는 국무원 직속기관인 국자위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의 또 다른 철강업체 마강그룹(馬鋼集團)과의 합병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기준 바오우강철(6743만톤)과 마강그룹(1964만톤)의 생산량을 합치면 8707만톤으로, 이는 2008~2017년 미국 연평균 철강생산량인 8190만톤보다 많은 규모다.
올해 8월 바오우강철은 중견 철강업체 타이위안강철(太原鋼鐵)의 지분 51%를 무상으로 인계 받으며 경영 통합 절차에 들어갔다. 국자위의 승인을 거쳐 타이위안강철과 정식으로 합병하게 되면 바오우강철은 타이강부슈(太鋼不銹 000825.SZ)의 지분 62.7%를 간접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바오우강철의 조강 생산량은 9547만톤, 타이위안강철의 조강 생산량은 1086만톤으로 이들 두 기업이 정식으로 합병하게 되면 바오우강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1억600만톤까지 확대되며 20년 가까이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해온 아르셀로미탈(9700만톤)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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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강판 기술 강점, 철강업 불황 속 마이너스 성장 지속
바오스틸의 주요 생산 제품은 판재류(자동차∙조선∙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강판)다. 특히 자동차 강판 생산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국내 자동차용 냉간압연(냉연) 강판 시장 점유율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강판은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바오스틸의 또 다른 경쟁력 중 하나는 네 곳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의 상하이바오산(上海寶山), 잔장둥산(湛江東山), 난징메이산(南京梅山) 외에 우한강철과의 합병 이후 우한칭산(武漢青山) 기지까지 관할하게 되면서 현재의 4대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4대 생산기지의 연간 강재 생산량은 4675만톤이며, 생산기지 별로 상하이(1620만톤), 우한(1520만톤), 잔장(815만톤), 난징 (720만톤)의 순이다.
중국 철강업계의 공급과잉과 철강 가격 하락세 속에 지난해 바오스틸이 거둬들인 영업수익은 2915억94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4.33% 줄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4억23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42.39% 급감했다.
지난해 바오스틸이 생산한 판재와 반제품의 톤(t) 당 영업수익은 각각 4159.1위안과 4174.6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7%와 5.3%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업계평균가인 4012.4위안(-7.5%), 4063.7위안(-5.5%)와 비교해서는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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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철강가격이 크게 하락, 중국 철강업계의 경기불황은 지속됐다. 실제로 중국강철공업협회가 매기는 종합가격지수는 100.98로 전년동기대비 6.8%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1297억72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7.88% 줄었고, 순이익은 40억2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36.87% 급감했다.
영업수익이 하락한 것과 관련해 바오스틸 측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다운스트림 철강 수요가 예상을 밑돌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동시에, 철강재 판매가격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순이익 하락률은 비교적 높았지만, 이는 업계 평균 하락폭과 비교해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최근 바오스틸은 9월부터 후판, 열간압연(열연) 강판, 산세강판(PO)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톤당 200위안 이상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소재로 쓰이는 냉간압연(냉연) 강판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가격 상향조정의 핵심 배경이 됐다. 이는 바오스틸처럼 냉연 강판 생산 비중이 비교적 높은 기업들에게 수혜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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