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내년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하는 것이 우리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권 기회 박탈이라는 비판에 "IOC와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재협상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 선수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문체부는 스포츠를 통한 남북 간 화합을 위해 '남북체육교류 예산'을 편성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한과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3자간 회의를 통해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4개 종목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4종목은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유도(혼성단체전), 조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10.07 leehs@newspim.com |
올해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은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내년 7월23일부터 8월8일까지 열리는 것으로 미뤄졌다. 우리 여자농구팀은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여자 하키는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유도 종목은 내년 6월 30일까지 예선 대회를 치를 예정이며 조정 경기 예선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박양우 장관에 "IOC가 남북 체육 당국을 대상으로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출전 자격 원칙을 정했는데 4개 종목 중 다수가 예선에서 탈락해 단일팀을 만들 가능성이 없는데 이를 알고도 문체부는 올해 5월 내년 예산에 남북 단일팀 관련 예산을 올렸고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1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IOC 위원장을 만나 남북 단일팀 결성의 협조를 구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정부가 IOC와 협정을 무시하고 북한 관련 스포츠 퍼포먼스를 위해 다른 종목을 북한과 단일팀으로 구성하려는 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양우 장관은 "저희 단일팀 중 2종목의 예선전이 남아있다"면서 유도와 조정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조정은 코로나 사태로 예선전이 연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배 의원은 "하키와 조정은 예선 탈락했다. 유도는 각자 출전권을 확보해야하기에 단일팀에서 제외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북한 관련 스포츠 퍼포먼스로 어린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박탈하면 되겠나"라고 재차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07 leehs@newspim.com |
배 의원은 또 "현실적으로 단일팀 구성이 불가능한데 예산 확보해놓은 것 아니냐. 다른 종목 협상의 가능성 열어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배 의원과 박 장관은 단일 종목 예선 결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양우 장관은 "(남북 단일팀 구성은)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존에 협상한 네 종목 외 다른 종목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IOC와는 이전부터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논의해왔고 재협상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 선수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단일팀 구성은 선수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우리 선수의 피해 없이 진행하는 것이 기관의 원칙이기에 유념해 추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박 장관은 "내년 예산에 남북체육 교류 예산이 편성된 것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단일팀을 이루기 위한 예선전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9월 문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 도쿄 올림픽 등 국제 대회 공동진출'과 관련한 예산은 15억3000만원으로 편성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당시 "현재 편성된 합동 훈련비는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종목을 제외한 다른 종목의 상호 경기력 향상 도모를 위한 지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측과 협의를 통해 국제경기대회 남북 공동진출 등 남북체육교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남북 동일농구 대회 등 남북 스포츠 교류 등에 관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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