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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택배 기사' 과로사로 죽는 이유 알게됐다

기사입력 : 2020년10월16일 09:49

최종수정 : 2021년04월29일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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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허리 높이까지 오는 거대한 박스를 들었다. 엄청난 무게에 휘청거릴 정도였다. 이런건 누가 시켜서 고생을 시키나 싶었다. 눈 깜짝할 사이 컨베이어 벨트에는 수백·수천개의 박스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짐작했겠지만 '택배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클릭 몇 번만 하면 내 집앞에 뚝딱 오는줄 알았던 택배가 대체 어떻게 오는건지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택배기사 체험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많은 택배 물량이 쌓여있는지 체험해보고 싶었다가, 이번주에서야 성사됐다.

일상 속 가장 설레이는 순간 중 최고의 행복은 단연 '택배'를 받는거다. 설레임을 가득 안고 출발한 정찬관 택배기사 [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그 사이 서울 강북구에서 CJ대한통운 소속으로 일하던 택배기사 김원종(48) 씨가 지난 8일 과로사(過勞死)로 숨을 거뒀다. 故김원종 씨처럼 배송업무를 하다 과로사로 숨을 거둔 택배기사가 올해만 8명이란다. 연령을 살펴보면 30대 초반 3명, 40대가 5명이다. 젊다고 무조건 체력이 좋은건 아니겠지만 30·40대의 체력으로도 버티기 힘들다는거다.

이렇게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업무 가중의 원인으로 꼽히는 택배 분류작업 배분을 두고 택배기사들이 파업에 나섰다. 밥 먹을 시간만이라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는 택배노동자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14년차 택배기사 정찬관(전국택배노조 조직국장) 씨와 함께 했다.

◆ 시작은 '분류 작업' 먼저

컨베이어 벨트에서 순식간에 지나다니는 수백, 수천개의 택배 상자 분류작업을 마친 뒤에야 모든 작업이 시작된다. 그걸 집중해서 보는 전경훈 기자(녹색 옷) 눈이 빠질뻔 했다.[사진=정찬관 기사] 2020.10.16 kh10890@newspim.com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바깥은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상태라 어두웠지만 택배 노동자의 하루 일과는 이미 시작됐다. 14일 오전 7시 광주 광산구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도착하니 분주한 손놀림으로 수 많은 택배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배달을 권장하면서 쏟아지는 택배 물량을 감당할 수 없어 대부분 오전 5시에 출근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날 체험하기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난 것도 힘들었는데 기자와는 달리 다들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있었다.

일찍 도착한 택배 기사들은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온 수 많은 택배상자에서 배달기사의 이름을 찾는 분류작업을 먼저 해야했다. 분류작업은 배송 전 지역별 물류터미널로 실려온 택배물을 담당한 구역별로 구분해 택배차량에 싣는 작업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체험을 도와줄 정찬관 기사의 이름을 찾느라 눈알이 빠질 듯 했다. 클릭 몇 번 하면 도착했던 택배가 뚝딱 오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녔다.

서울 강북구 CJ대한통운 소속으로 일하던 택배노동자 故 김원종 씨의 아버지가 "택배 노동자가 죽는건 우리 아들이 마지막 희생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mironj19@newspim.com

택배 기사들마다 수 많은 택배상자 사이에서 운송장에 찍혀있는 자신들의 이름을 찾는 분류작업을 먼저 해야했고, 그 후에 차량에 실어나르는 작업만 해도 엄청난 업무 강도였다.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도 이 분류작업 때문이란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최근 택배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주당 평균 노동시간 71.3시간 중 43%를 분류작업에 쓰고 있었다.

물론 이 많은 시간이 '공짜 노동'이라는 점이다. 택배사들은 택배기사들이 받는 배송수수료에 분류작업에 대한 대가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찬관 씨는 "공짜 노동이라는 말도 사실은 싫어한다"며 "트럭에 택배상자를 실고 배송하는 것은 우리 일이다. 하지만 분류작업까지 해야하니 힘들어서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우리 일이 아니니까 분류작업 거부 투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 '허리' 한번 펴기 힘들었다

엄청난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는 이런 택배 상자를 몇번 들다보면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하고 도망가고 싶은 욕구가 솟아났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분류 작업보다 더 힘든 건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택배 상자를 옮기는 일이었다. 정씨는 "기자님 힘드실텐데 괜찮으시겠어요?" 14년 내공이 실린 조언이었다. 요즘 운동 열심히 해서 괜찮다고 자신했지만 불과 30분도 못가서 '추노'하고 싶어졌다.

추노의 사전적인 의미는 조선시대에 주인과 따로 사는 노비에게 몸값을 징수하는 일을 말한다. 과거 TV드라마 제목처럼 도망간 노비를 잡아오는 일이란 의미도 있다. 아르바이트생 사이에서 추노는 일이 너무 힘들어 일당을 포기하고 작업장을 이탈하는 것을 말하는 일종의 은어다. 이들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허리 한번 펼 시간도 없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물량을 들고 옮기는 작업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커피 한잔 하고 온 사이 발 디틸 틈도 없이 상자가 가득 쌓였다. 자리를 잠깐 비우기만 해도 쏟아지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 분류작업이 끝난 뒤 에는 배송을 나가기 전 가까운 곳, 멀리 갈 곳을 구분해서 트럭에 실는 작업을 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분류작업을 마친 뒤에는 빠듯한 배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움직이는 동선에 맞게 같은 아파트, 바로 옆 아파트 등으로 구분 지어 트럭에 쌓는 작업을 했다. 정씨는 14년 경력답게 머릿속에는 지도가 들어있었고, 심지어 목소리만 들어도 무슨 아파트에 사는지 아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정씨는 트럭을 한가득 채웠다. 오늘 배송할 물량이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500여개 정도 된다고 했다. 정씨는 "500개라고 하면 니들이 많이 하고 싶어서 하는거 아니냐. 이런 말들을 해요. 근데 구조적으로 적게 하고 싶다고 해서 적게할 수 없는 구조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박스에 붙어있는 택배 운송장 번호를 리더기로 찍으며 화면 속 '1600원'을 보여줬다. 이게 뭐냐고 물으니 "대기업들한테는 택배비를 싸게 받는다"며 "이 1600원으로 서울에서부터 광주에 오기까지 거친 수 많은 물류터미널, 영업점 등에 수수료를 주고, 또 이곳 영업점에 수수료를 떼고 남은 금액을 기사가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분류작업 문제를 제외하고도 생계를 위해 무리를 하다보니 과로사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 "제일 비참한게 뭔지 아세요? 사람 취급도 못받을 때에요"

택배는 많고, 물류터미널 공간은 좁아서 이중주차를 해놓은 상태다. 안에서 물건을 가져와서 밖에 있는 트럭으로 물건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다. 비라도 오면 비를 맞아가면서 고된 작업에 나선다.[사진=정찬관 기사] 2020.10.16 kh10890@newspim.com

오전 5시부터 시작돼 끝이 안보이던 분류작업이 끝난건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사실 끝은 없었다. 중간에 나온거다. 정씨는 계속해서 쏟아지는 물량을 받고 있다가는 새벽까지 배송을 해야한다고 했다. 새벽까지 배송하면 또 다시 다음날 오전 5시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을 볼 시간도, 잠을 잘 시간도 없다고 했다. 그나마 투쟁을 통해 오전 10시 30분에는 배송을 시작하고 있는거였다. 그래야 저녁 8시에는 집에 들어가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라도 할 수 있었다.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르면 주 60시간 이상 3개월 연속으로 근무하다가 사망하면 과로사로 인정하게 돼 있다. 지난 8일 사망한 택배노동자 故김원종 씨의 경우는 주당 90시간 이상 일해 왔다. 이 모든 일이 분류작업 인원만 있어도 어느정도 해결될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14일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후 한달도 지나지 않아 고 김원종씨가 택배 배송 도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숨을 거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14 kh10890@newspim.com

특히 추석 연휴 전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정부와 택배 업계가 지난달 17일부터 10월 16일까지 하루 평균 1만명 투입, 실질적으로 분류인력에는 2067명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400여 명에 그쳤고, 故김원종 씨가 근무하던 CJ대한통운 강북지사에는 단 1명도 투입되지 않았다.

김씨의 아버지는 "택배 노동자가 죽는건 우리 아들이 마지막 희생이어야 하지 않겠냐"며 "떠놓은 물이 아니면 물 마실 시간도 없이 뛰어다니고 있는데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한탄했다.

이날 체험하며 본 정씨를 비롯해 다른 택배 기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정씨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제일 비참한거에요" 

◆ 배송 출발까지 7시간의 사전 작업, 그제야 출발

광주 광산구의 모 아파트는 택배함이 따로 있어서 모든 택배기사들이 이곳에 놓고 간다. CCTV도 있는 덕분에 고객과 택배기사 모두가 만족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고객들을 위해 정씨가 배달하는 지역은 광산구 아파트단지였다. 흡사 산타할아버지처럼 선물 꾸러미를 가득 안고 출발한 정씨는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서도 고객과 전화하느라 분주했다. 집에 있는지, 경비실에 맡겨둬야 하는지 등을 한명 한명 전부 체크해야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을 꺼려해서 집 앞에 두고가라는 고객들도 있었지만 정씨는 절대 집 앞에 택배를 놓고 가지 않는다고 했다.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만일의 경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집 앞에 택배를 두고 가라는 고객의 말만 듣고 택배를 두고 갔지만 분실했다는 고객의 연락에 고가의 제품값을 지불해야 했다. 정씨의 동료도 택배 상자를 집 앞에 두고 갔다가 분실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고객이 물어내라고 신고를 했다. 정씨 동료가 물어낸 값은 150만원이었다. 고객은 분실된 택배 상자에 150만원 상당의 카메라가 있었다고 했다. 이런 일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정씨는 아파트 단지에 택배함 설치를 요구했고,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정씨의 의견을 들어줬다.

이곳에 택배를 놓고 가면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가는 시스템이었다. 문제는 택배함이 없는 아파트가 더 많다는거다. 특히 경비실에 맡겨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와 택배 보관 업무를 거부하는 경비실과의 충돌도 있었고, 심지어 1시간 후에 집 도착하니 기다려 달라는 고객도 있었다. 이 모든게 오전에 있었던 일이다.

◆ 뛰어다니지 않으면 '배송 불가'

복도식 아파트는 달려서 배송해야 한다. 그래도 배송 시간 내에 배송하는 게 빠듯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진짜 배송은 낮 12시에서야 시작됐다. 차곡 차곡 쌓아뒀던 택배 상자를 꺼내 동·라인마다 세분화 분류작업을 해야했다. 이 작업만 해도 꽤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분류를 마친 택배상자는 손수레에 실어서 배송했다. 경사로가 있는 아파트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계단 밖에 없는 아파트에서는 손수레도 소용이 없었다. 무거운 짐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들다보니 허리가 남아나질 않았다(남자의 생명은 허리인 것을). 이미 물류센터에서 체력이 바닥났던 상태라 택배 상자를 들 힘도 없었는데 정씨는 옆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기자도 직접 배송을 했다. 손수레를 끌고 가도 계단이 있는 곳에서는 어차피 다시 손으로 들고 가야했다. 그나마 엘레베이터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원룸 같은 곳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며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들고 가야해서 정말 힘들다고 했다.[사진=정찬관 기사] 2020.10.16 kh10890@newspim.com

배송 중 차에서 나누던 대화 중 답을 찾았다. "6살 딸아이가 있어요. 일에 치여 살다보니 늦게 결혼했는데 삶의 원동력이죠" 이렇게 말하는 옆모습에서 슈퍼맨의 모습이 떠올랐다. 직업 특성상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뛰지 않으면 기약 없이 늦어지기 때문에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힘을 내고 있었다.

◆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빠른 배송을 위해 한번에 최대한 많은 양의 택배를 실어야 했다. 손수레를 이끌고 달려야 했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스로 막아뒀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다면 미안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택배 배송을 제 시간에 절대 할 수 없었다. 집에 고객이 있는 것을 전화로 미리 확인하고 올라갔어도 그 잠깐 사이에 집을 비워 헛걸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집 앞에 두고 갔다가 분실하면 배상해야 된다는 정씨의 말에 택배를 다시 들고 와야 했고, 집에 있으면서도 '띵동' 벨을 3번은 눌러야 인기척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렇게 배송 시간을 지연시키는 고객들이 있다보니 자연스레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 오후 2시가 넘었을 무렵 정씨는 김밥집으로 향했다. "기자님 고생하시니까 식당 가서 밥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갈 시간이 없네요. 죄송하다"며 김밥을 건넸다.

시간이 없어서 점심 식사를 해본건 정말 오랜만이라고 했다. 식사 중에도 고객들의 부재 유무를 확인해야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평소 식사는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기자님 있으니까 김밥이라도 먹는거지. 요즘은 바빠서 김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저녁 8시쯤 집에 도착해서야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택배 노동자들은 밥 먹을 시간도 없으니 당연히 밥 먹고 쉬는 시간 그런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밥을 먹는 시간이 있다면 한손에는 김밥, 한손에는 손수레를 끌고 가면서 먹는 시간 밖에 없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했다. 정씨는 "그렇게 매일 대·소변 참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지금이야 몰라도 노후에는 반드시 몸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토로했다.

◆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가 위로가 됐다

하루에 500개에 가까운 택배 배송을 혼자 배송하면서도 힘을 낼 수 있었던건 고객들의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배송하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칠대로 지쳐있을 무렵 띵동 벨 소리와 함께 "택뱁니다"를 외치자 1~2살쯤으로 보이는 아이를 안은 엄마가 "고생 많으시네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넸다. 이 말 한마디에 힘이 났다. 정씨에게 기억에 남는 고객들이 있었냐고 물으니 "퇴근 후 저녁 늦게 택배를 찾아간 고객들이 '고맙다'는 연락을 꼭 한다"며 "이런 고객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했다.

6살 딸 아이를 둔 정찬관 기사. 그의 뒷 모습에서 아빠라는 이름의 슈퍼맨을 봤다. 하지만 슈퍼맨도 지치기 마련.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어딘가에서 또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다는 뉴스를 보게 될거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0.16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정씨에게 물었다. 이렇게 바쁜데 쉬어본적은 있냐고. 국내에 택배산업이 시작되고서 무려 28년 만에 처음으로 '택배 없는 날'이 시행됐던 지난 8월 14일. 택배 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바닷가도 가봤다고 했다. 그정도로 여유가 없었다.

전국택배노조 조직국장이자 택배기사인 정찬관 씨는 "수십년째 물가는 올라도 택배기사의 수수료는 오르지 않고 있다"며 "비상식적인 시대가 우리도 우리지만 적어도 자식들에게는 물려주지 않기를 하는 바람에 택배노동자들이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택배기사 체험을 마친 다음날에는 온몸이 쑤셨다. 안쓰던 근육들을 쓴 탓도 있겠지만 하루에 수백개의 무거운 택배상자들을 옮기다 보면 몸이 남아나질 않겠다 싶었다. 돈이 필요한 이들이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추노'를 하고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로 죽는지 비로소 알게됐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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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섬 '청년 버스킹'... "분위기 만점 음악 즐겼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와이스 맨 세이, 온리 훌스 러브 인, 밧 아이 캔 헬프, 폴링 인 러브 위드 유." 바람 부는 한강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 '캔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가 울려 퍼졌다. 제3회 싱어송라이터선발대회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마누는 맨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가 환생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무화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2025.10.18  18일 오후 1시, 반포 한강공원 세빛섬에서는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가을비가 그치고 다소 바람이 불어 쌀쌀함이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청년 뮤지션들의 음악을 향한 열정과 가을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오춘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삼삼오오 야외공연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거나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고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청년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겼다. 버스킹 축제의 문을 연 김마누는 "바람이 불었지만 이런 날의 매력이 있다. 오늘은 조금은 추워서 셋 리스트를 따스한 곡으로 바꿨는데 다들 따뜻하게 들어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혼성듀오 섬과 도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김마누의 무대가 끝나자 '히든스테이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밴드 '오춘'이 무대를 이어받았다. '깊을 오(奧), 봄 춘(春)'. 이름처럼 따뜻하고 깊은 감성을 전하는 팀이다. 대학 동기들과 군악대 인연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이 팀으로 경연이 아닌 야외 공연은 처음"이라며 "추운 날씨에 손이 어는 느낌도 들기도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무대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무대는 나린과 수피(루키상), 유구름으로 이어졌다. '히든스테이지' 톱 10에 올랐던 5인조 아카펠라 팀인 나린은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주제가인 '골든'을 아카펠라로 편곡해 불러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용인에서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찾은 10대 여성관객인 B씨는 "아는 분들이랑 한강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축제를 보고 신기해서 구경하게 됐다"며 "오춘이 나올 때부터 봤는데 다들 너무 잘했다. 특히 나린의 '골든'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무대를 찾은 가족 관객이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의정부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A씨도 "드럼 선생님이 경연에서 상을 받으셨다고 해서 공연을 보러 왔다"며 "날씨가 춥긴 하지만 노래를 듣다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면서 미소 지었다. '히든스테이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유정이 선배가수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부르자 관객들은 가을이 무르익은 한강과 너무 잘어울리는 무대라면서 환호했다. 성해빈, 박은희의 혼성 듀오인 '섬과 도시', '히든스테이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무화, 톱 10에 올랐던 널디나, 김지신 등의 무대도 저마다 개성이 넘쳤다. 이날 무대에는 '김루꾸 재즈밴드'도 참여해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로 축제의 밤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각종 재즈 페스티벌과 공연 무대에서 50여 차례 이상 활약한 실력파 밴드답게, 세빛섬의 공기를 따뜻하게 물들였다. 발라드와 R&B, 재즈, 포크는 물론 록과 아카펠라까지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청년 뮤지션들은 바람부는 한강에서 K-팝의 미래를 펼쳐보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널디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이날 공연장 한쪽에는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향수 체험 코너에서는 선유·도산·연희·성수·삼청·후암·도화·낙원 등 서울의 대표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자신이 고른 향에 원하는 향료를 섞어 '나만의 향수'를 완성하며 추억을 남겼다. 또 '한강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도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널디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서울에서 가족과 산책 중 우연히 들렀다는 30대 남성 C씨는 "길을 걷다 들렀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며 "향수 체험도 정말 좋았다. 무대와 체험 둘 다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조금 추워했지만 그 추위마저 분위기 같았다"고 웃어 보였다. 4시간에 걸쳐 진행된 '2025 한강 청년 버스킹'을 주최한 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야외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이 청년 뮤지션들 덕분에 수준 높은 음악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가을 한강을 배경으로 버스킹 공연과 이벤트가 잘 어우러진 축제였다"고 말했다.  oks34@newspim.com   2025-10-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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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현, 감독 데뷔작 CGV 단독 개봉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수와 배우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 온 이정현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CGV는 17일 이정현의 첫 연출작이자 주연작인 단편 영화 '꽃놀이 간다'(Toe-Tapping Tunes)가 오는 10월 22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정현이 주연 및 감독을 맡은 영화 '꽃놀이 간다'. [사진= 필름다빈] 2025.10.17 oks34@newspim.com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던 화제작 '꽃놀이 간다'는 이정현이 감독·각본·주연을 모두 맡아 배우로서 쌓아 온 감정의 깊이를 스크린 뒤의 시선으로 옮겨냈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약자들을 소재로 한 영화다. 말기 암 환자인 엄마와 살고 있는 수미(이정현)는 밀린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진해서 병원에서 쫓겨나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한다. 1억 5000만 원짜리 집에 산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어떠한 정책적 지원도 받지 못하는 두 모녀. 점점 위독해지는 엄마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꽃놀이 관광 포스터를 본 수미는 엄마가 다시 일어나 꽃놀이를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꽃놀이 관광을 약속한다. 영화 '꽃놀이 간다'는 감독 이정현의 자전적인 경험도 녹여냈다. 이정현은 "어머니께서 3년 전 암으로 돌아가셨다"면서 "마지막 항암 치료를 받으실 때 그렇게 꽃놀이를 가고 싶어하셨는데, 저는 이해를 못해 싸운 적도 있다' 두고두고 후회가 남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정현의 안타까움이 반영 되어서인지 딸의 애처로운 희망을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담아낸다. '꽃놀이 간다'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18회 여성인권영화제, 제26회 제주여성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어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이정현 감독은 추석 특집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꽃놀이 간다'의 개봉 소식을 전했다. 이어 KBS '편스토랑',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등 다양한 예능 및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감독으로서의 새로운 도전과 작품에 담긴 진심을 직접 전한다. oks34@newspim.com 2025-10-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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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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