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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어린 딸 생각나 눈물이 핑"...코로나 검사결과 대기의 공포

기사입력 : 2020년11월09일 17:25

최종수정 : 2020년11월09일 17:25

"기다리는 동안 만감 교차...가족과 직장 동료들에 민폐 걱정 가장 커"
검사자 270만명 육박...내국인 20명 중 1명 검사 경험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생각이 다 들더라. 매일같이 사무실에서 편하게 얘기 나누던 동료들이 문득 떠올랐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집에 있는 아내와 어린 딸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얘기가 아니다. 열이나 증상은 없었지만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등의 이유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심정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검사를 받은 사람이 국내 확진자수의 100배인 270만명에 달한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9일 0시 기준으로 270만 9199건이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윤창빈 사진기자]

이 가운데 중복된 검사건수가 있지만 대략 내국인 20명 중 1명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셈이다.

사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산발 감염이 발생, 우리 주변에서 코로나19 검사 경험이 있는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더라도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등 위험요인은 언제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 8월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아침 일찍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는데 앞에 2명 대기자가 있어 30분 정도 기다린 뒤 검사를 받았다. 검사 자체는 1분도 걸리지 않는다. 다만 대기 시간은 꽤 길었다. 이유는 환기 때문.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검사 후 환기를 몇 분 간 한 뒤 다시 검사를 진행한다.

그가 선별진료소를 찾은 이유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기 때문이다.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은 따로 없었지만 가족과 직장동료 등을 감안해 확실히 해두자는 생각에서 자진해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가 끝난뒤 진료소에선 결과를 다음날 알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가 "검사 결과가 너무 늦게 나오는 게  아니냐. 나와 접촉한 사람들도 있으니 조금 더 빨리 알 수 없겠느냐"고 문의하자 당일 밤 결과를 보내줬다. 음성 판정 문자 메시지다.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건강하니 괜찮겠거니 했지만 직장이 폐쇄되고 접촉한 사람들에게 연락이 가면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사무실에서 편하게 얘기 나눴던 동료들이 떠오르니 상당히 미안했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들었던 A씨 생각이다. 

인천에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B씨도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사를 받은 경우다. B씨는 지난 8월 회사 점심시간을 활용해 나사렛국제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는 15분만에 끝났다.

B씨가 검사를 받은 이유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는데 문제는 열이 났고 불안했다고 한다. B씨는 "확진될까 걱정이 됐고 전파력이 높다고 하니 주변에 옮겼을까 두려웠다.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옮길까 걱정도 됐다"고 기억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24일 오전 광주 서구청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08.24 yb2580@newspim.com

금융회사에서 임원으로 있는 C씨는 최근 집 근처 대형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C씨는 골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확진자의 바로 뒷팀이었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건 아니었지만 직업 특성상 고객을 많이 만나다보니 불안감이 들어 자진해 검사를 받으러 갔다. C씨는 "병원에 가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사를 받으러 왔다 하니 바로 옆 대기하던 사람들이 이를 듣고 다들 서너발자국씩 물러섰다. 간호사도 더 경계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까지 3시간여. 그에겐 이 시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고 한다. "최근 누구를 만났는지, 양성이 나오면 뭐라고 이야길해야 하나, 이번 연말 인사 때 영향은 없을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아 다행이었지만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고 한다.

직업의 특성상 2회 이상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D씨는 지난 주 서울에 올라와 있었지만 정부에서 요양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정을 앞당겨 서둘러 광주로 향했다. 집안에 환자가 있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던 D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는 요양병원이 위치한 지역의 보건소에서 나와 진행했다. 요양병원 전수검사의 경우, 주말에 시행할 때 양성에 대해선 바로 검사 결과를 통지해 격리조치에 들어가고, 음성인 경우 월요일에 통지하곤 한다.

D씨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언니가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동안 보호자로 있었는데 당시 보호자들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도 받았다. 당시 검사 결과는 6시간만에 나왔다.

한편 방역당국과 학계에서는 코로나19의 확진자수가 두 자릿수와 세 자릿수를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증상이 있을 경우 망설이지 말고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연말 모임이나 각종 행사 참석 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2미터 거리두기 및 환기와 표면 소독 등 방역수칙을 충실히 지켜달라"며 "또한 발열·기침 등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독감 등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다"며 "고령이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은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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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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