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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세상]① '집콕' 전성시대…택배·항공업계 고통은 '진행형'

기사입력 : 2020년12월28일 11:25

최종수정 : 2020년12월30일 14:07

강제 집콕에 형성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멈춘 사회를 위해 멈추지 못하는 택배 노동자
집콕 직격탄 맞은 항공산업 "생계걱정"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홈트레이닝', '홈캉스', '홈시네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집에 콕 박혀있다'는 뜻의 일명 '집콕' 문화가 빠르게 형성됐다. 하지만 집콕의 이면에는 택배 노동자들의 희생과 항공업계 노동자들의 고통이 있었다. 멈춰버린 세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용 및 생계 불안에 떠는 관련 업계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집이 영화관도 되고, 헬스장도 되고…연말연시 온라인 회식까지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물동량은 21억6000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했다. 특히 6월 택배 물동량은 2억9300만개로 2016년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 2억1500만개과 비교하면 36.3% 증가했다.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집콕의 일상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감염병 사태에 따른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민들이 많아졌고, 이것이 배달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초창기 답답함과 우울함을 호소하던 시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배달로 모든 것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집콕을 즐기고 있다.

연말을 맞아 직장에서는 온라인 송년회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김모(38) 씨는 최근 회사 동료 10명과 함께 온라인 송년회 자리를 가졌다. 회사에서 1명당 10만원씩 지원해주기로 결정하면서 피자와 치킨, 회 등 배달음식을 주문해 책상 위에 올려두고 한쪽 손에는 와인잔을 든 채 노트북 화면으로 보이는 동료들과 축배를 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살이 급격하게 찐 사람을 비유하는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남는 방을 헬스장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른바 '홈트레이닝'이다. 시민 박모(28) 씨는 "평소에는 운동에 관심이 없다가 외출까지 줄어들면서 확찐자가 됐다"며 "불특정 다수가 한정된 시설 내에서 같은 기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홈트레이닝을 안전하게 하고 싶어서 집에 작은 헬스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극장에 가기 어려워지자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는 '홈시네마족', '홈시어터족'도 등장했다. 영화 팬들은 집에 대형 스크린과 빔프로젝트를 설치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영화관 분위기를 내고 있다. 결국 코로나 19는 언택트 유료 콘서트 시대까지 열었다. 지난 10월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는 전 세계 191개 국가에서 총 99만3000명이 관람했으며, 벌어들인 수익만 약 541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도 가기 어려워지면서 '홈캉스'도 집콕 트렌드로 부상했다. 거실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앉아 그릴에 구워 먹으며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는 것이다. 시민 최모(43) 씨는 "매년 휴가로 해외 여행을 떠났는데 올해는 국내 여행도 불안해 집에서 맛있는 요리해 먹으면서 텐트 안에서 가족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 택배 물량 폭증…업무량 과중에 과로사까지

그러나 집콕의 확산은 반대로 택배 노동자들의 업무 폭증 및 과로사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택배 현장에서는 폭증한 물량을 택배기사 수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3년간 택배기사는 연평균 5.6%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photo@newspim.com

위험에 노출된 채 과로에 시달리다가 안전사고도 빈번히 발생했다. 로젠택배와 CJ대한통운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됐으며, 부산 롯데택배에서 택배 노동자가 배달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긴급 후송됐다. 한진택배 노동자는 뇌출혈로 쓰러져 긴급수술을 받고 현재도 병상에 있다.

결국 올해만 16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10월 8일 과로로 사망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모(48) 씨의 아버지는 "밥 먹을 시간은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택배기사들 먹을 시간도 없는데 (사측은) 먹을 시간이 있냐"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국회는 뒤늦게 택배 노동자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 제정에 속도를 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생활물류법은 택배 사업자와 종사자 간 안정적 계약을 위해 택배 종사자에게 운송 위탁계약 갱신 청구권을 6년간 보장하고, 표준계약서를 통해 택배 노동자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유발하는 '분류업무' 책임소재를 명확히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4일 생활물류법을 의결하면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지 1년4개월여 만에 본회의 통과를 앞두게 됐다.

◆ 항공업계도 직격탄…'보릿고개' 장기화에 한숨만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철회 및 운항재개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11.17 kilroy023@newspim.com

여행 및 항공산업 역시 어느 업종보다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해외에서 입국한 승객에 대해 2주 격리 조치를 실시하면서 국제선 승객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난 11월 강제 휴직 상태였던 대형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항공사 직원인 딸과 어머니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딸은평소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예정된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희망퇴직을 신청한 91명을 포함해 600여명에 대한 대량해고가 발생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노조위원장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그저 회사를 위해 헌신해온 죄밖에 없다"며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바라는 건 소박하다. 내가 일하던 책상, 내가 일하던 조종석에 돌아가고 체불된 임금을 돌려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항공산업의 보릿고개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의 침체 및 고용과 생계 불안에 떨어야 하는 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아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161개국의 달하는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해소와 항공 여객 수 반등의 선행 조건이 백신 접종임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회복세는 2021년 하반기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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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5-02-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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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들 "공정" 49.3% "불공정" 44.9%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다' 49.3%, '공정하지 않다' 44.9%로 팽팽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ARS(자동응답 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9.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44.9%로 오차범위 내였다. 5.8%는 '잘모름'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50대는 '공정'이 우세했고, 만18세~29세·60대·70대 이상은 '불공정' 응답이 많았다. 만18세~29세는 공정하다 44.7%, 불공정하다 47.8%, 잘모름은 7.5%였다. 30대는 공정하다 52.2%, 불공정하다 40.4%, 잘모름 7.3%였다. 4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4.8%, 잘모름 3.9%였다. 5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5.2%, 잘모름 3.6%였다. 60대는 공정하다 40.7%, 불공정하다 53.8%, 잘모름 5.5%였다. 70대 이상은 공정하다 31.6%, 불공정하다 60.4%, 잘모름은 8.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남·전북은 '공정'으로 기울었다.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불공정'하다고 봤다. 서울은 공정하다 52.9%, 불공정하다 41.5%, 잘모름 5.6%였다. 경기·인천은 공정하다 50.8%, 불공정하다 44.0%, 잘모름 5.1%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공정하다 41.8%, 불공정하다 50.7%, 잘모름은 7.4%였다. 강원·제주는 공정하다 44.6%, 불공정하다 48.6%, 잘모름 6.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공정하다 43.8%, 불공정하다 49.3%, 잘모름 6.9%였다. 대구·경북은 공정하다 37.7%, 불공정하다 56.4%, 잘모름은 5.9%였다. 광주·전남·전북은 공정하다 28.2%, 불공정하다 67.6%, 잘모름 4.2%였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8.7%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84.4%가 공정하다고 봤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공정하다 48.0%, 불공정하다 46.9%로 팽팽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59.5%가 공정하다, 잘모름 27.0%, 불공정하다는 13.5%였다. 무당층은 51.8%가 공정하다, 32.9%는 불공정하다. 잘모름은 15.3%였다. 성별로는 남성 53.6%는 공정하다, 42.1%는 불공정하다였다. 여성은 45.1%가 공정하다, 47.7%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헌법재판관의 양심까지도 공격하는 시대"라며 "대통령 탄핵 인용 또는 기각 이후 다음 정권에도 이러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지지층에 따라 서로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중 어떠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를 활용한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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