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새해전야'가 코로나로 잠시 잊고 지나간, 새해 분위기와 새 의미를 불어넣는다. 지난 연말 코로나19로 아쉽게 개봉을 미뤘지만, 설연휴 직전인 오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김강우부터 유인나, 이연희, 유연석, 최수영, 유태오, 이동휘, 염혜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한 '새해전야'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결혼전야(2013)'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의 홍지영 감독 신작으로, 새해를 앞두고 되는 일 없는 이들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익숙한 얼굴이 시시해질 때쯤, 조금은 유치하고 빤하지만 뭉클한 위로가 찾아온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21.02.01 jyyang@newspim.com |
◆ 따로 또 같이, 옴니버스풍 스토리의 장·단점이 동시에
영화 '새해전야'가 올 겨울 가장 설레는 일주일을 그린다. 새해를 앞둔 일주일 동안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이야기다. 재활 치료사 효영(유인나)의 신변 보호를 담당한 이혼남 형사 지호(김강우), 번아웃으로 아르헨티나로 떠난 재헌(유연석)과 만난, 6년 사귄 연인과 헤어진 비정규직 진아(이연희), 국제 결혼을 앞둔 용찬(이동휘), 대륙의 예비신부 야오린(천두링), 패럴림픽 국가대표 래환(유태오)과 미래를 약속한 오월(최수영)까지. 각양각색의 연인들이 각자의 속내와 사연을 풀어놓는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짠하다. 지호는 강력계에 목숨 걸지만 민원 처리반에서 남편과 이혼을 앞둔 효영을 만난다. 완벽한 가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효영은 남편을 두려워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한다. 6년 사귄 남자에게 차이고 아르헨티나로 훌쩍 떠는 진아는 회사에서도 불안정한 처지다. 이과수 폭포에서 확 몸을 던지고 싶다는 그를, 재헌은 혼자 내버려두지 못한다. 용찬과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온 야오린은 혼자 외롭지만 예비 시누이 용미(염혜란) 덕에 차츰 마음을 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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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지닌 래환은 오월을 위해 원치 않는 선택을 하지만, 오월은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래환에게 실망한다. 어쩐지 누구도 딱히 잘못하지 않았는데 갈등에 내몰린다.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새해를 앞두고 조금은 기구하고, 짠하고, 외로운 이들의 사정을 들여다본다. 각 커플의 이야기가 연이어, 앞다퉈 나오는 탓에 다소 정신이 없기도 하지만 이들 모두는 작은 연결고리들로 이어져있다. 영화는 각자의 이야기로 옴니버스풍을 유지하다가도,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고 다독여주며 하나의 주제로 만난다.
◆ 빤해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잊었던 '새해 분위기' 만끽하자
'새해전야'는 다소 식상하지만 가장 확실한 위로를 가져다 준다. 각자의 사정으로 외로운 이들은, 서로 만나고 관계 맺으며 속마음을 털어놓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등장인물들은 누군가는 회피하고, 숨기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던 행동들을 잠시 내려놓고 주변을 돌아본다. 결국은 따뜻한 시선과 용기, 스스로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감독의 애정어린 메시지를 느낄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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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얼굴이 지나치게 많이, 연이어 등장해서 헛웃음이 터지는 구간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올해 내내, 코로나19와 지난하게 싸워온 모두를 뭉클하게 만든다. '거리두기'로 잠시 멀어졌던 마음을 모으고, 잠시 식었던 감정들을 데우는 데 안성맞춤인 영화다. 새해가 벌써 한 달이나 지나갔지만, 이제야 잊었던 새해 분위기를 만끽할 시간이다. 다시 한 번, 한국인은 구정부터 새해니까 다 괜찮다. 오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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