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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눈물의 정인이 학대 증언…"사망 전 모든 걸 포기한 모습"

기사입력 : 2021년02월17일 16:47

최종수정 : 2021년02월17일 16:47

어린이집 원장·사회복지사, 증인 신문에서 오열
"정인이, 등원 당시 이쁘고 밝고 쾌활했던 아이"
"2020년 5월쯤 멍·흉터 발견...양모는 즉답 회피"
"양모,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전화"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만에 숨진 정인 양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이 생전 정인양을 회상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어린이집 원장은 정인양이 사망하기 하루 전날을 기억하며 "정인이가 모든 걸 다 포기한 모습이었다"고 증언했다. 정인양 입양을 담당했던 사회복지사는 "양모가 정인양을 두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해 너무 속상했다"고 진술했다.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정인양 양모 장모 씨의 살인 혐의, 양부 안모 씨의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 2차 재판에는 정인양이 등원했던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 "가죽만 남은 정인이...사망 하루 전 모든 걸 포기한 모습"

A씨는 "정인양은 얼굴이 예쁘고 쾌활하고 항상 밝은 아이였다"며 "2020년 3월 어린이집 입학 당시에는 또래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었고, 건강상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정인양 신체에서 멍과 상처를 발견했다. A씨는 "지속적, 반복적으로 상처가 나서 어린이집에 등원했다"며 "얼굴, 귀, 목, 팔 등 상체 부분만 상처가 나서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쪽 머리의 상처 등 대부분 멍이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살인죄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2.17 mironj19@newspim.com

A씨는 양모 장씨에게 전화해 상처가 나게 된 이유 등을 물어봤으나 장씨는 즉답을 회피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장씨가) 때로는 잘 모르겠다고 했고, 대부분 부딪히고 떨어져서 상처가 났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5월 25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당시 정인양 다리와 배 부분에 멍과 상처를 발견한 뒤 장씨에게 연락했으나 장씨는 "아빠가 베이비마사지를 해서 멍이 들었나 보다"라고 답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울먹이며 "다른 아이들과는 너무 다른 상처여서 고민할 시간이 없었고, 이건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정인양은 신고 이후에도 7월 16일까지 얼굴과 이마 등에 지속적인 멍과 상처를 입은 채 등원했다. A씨는 계속해서 상처에 대해 물어봤으나 장씨는 대답을 피했고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이후 장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핑계로 7월 21일부터 약 2개월 동안 정인양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았다.

9월 23일 정인양이 다시 등원했으나 몸이 야위어 있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너무나 많이 야위었고, 안았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겨드랑이 팔을 만져봤는데 가죽이 늘어나듯 겨드랑이 살이 늘어났다. 살이 있었던 부분이 모두 없어지고 가죽만 남았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정인이를 세웠을 때 다리, 허벅지 부분이 바들바들 떨려 걷지를 못했다"며 "이렇게 심각하고 안 좋은데 왜 어린이집에 데리고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너무 불쌍했다"며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인양이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보여주며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나갔다.

A씨는 "정인이가 등원할 때부터 힘이 없었고 그날은 더 심각했다. 맨발이었고 손과 발이 너무 차가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정인이의 그날 모습은 다 포기한 모습이었다. 좋아하는 과자를 입에 줘도 먹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정인이가 굉장히 말랐었는데 배만 볼록하게 나왔고, 머리에 빨갛게 멍이 든 상처도 있었다"며 "스스로 움직여 이동할 수 없었고, 이유식을 먹여봤는데 다 뱉고 물도 안 먹었다"고 했다.

◆ "양모,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화내"

A씨에 이어 정인양 입양을 담당했던 홀트아동복지회 사회복지사 B씨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서울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실을 전달 받고 지난해 5월 26일 정인양 허벅지 안쪽과 배 주위에 멍 자국 여러 개와 귀 안쪽에 상처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양부모 측은 상처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B씨는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긁는 버릇이 있고, 허벅지 안쪽은 마사지를 해주다가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잘 넘어지기도 하고 상처가 잘 생겨서 언제 (멍이) 발생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살인죄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2.17 mironj19@newspim.com

정인양이 어린이집 등원을 중단했던 9월 18일 장씨는 B씨에게 전화를 해 "정인이가 말을 잘 듣지 않고, 일주일 째 거의 먹지 않는다"며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소리치고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B씨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엄마가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담당자 입장에서 매우 속상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장씨 측 변호인은 B씨가 발견한 상처에 대해 "학대라고 생각했냐"고 물었고, B씨는 "목욕 후에 마사지를 해줬다고 (양부모가) 말했고, 당시에는 그 말을 믿었다"고 답했다.

B씨는 눈물을 쏟으며 "7월 2일 2차 방문 당시 양모가 아이에 대한 마음은 변함없다고 진술했다"며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뽀뽀하는 모습이 보였고 진술 자체도 이상은 없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장씨 측 변호인이 "수사기관에서 정인양 다리와 팔 등에 몽고반점이 많다고 얘기했는데, 실제로 그랬냐"고 물어보자 B씨는 "실제로 몽고반점이 많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에 검찰 측은 "멍하고 몽고반점이 구분 안 되는 정도냐"고 되묻자 B씨는 "멍처럼 보였다"고 답변했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부 안씨는 정인양이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당해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사실을 알고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검찰은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적용했으나 지난달 13일 첫 재판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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