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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맨오브라만차', 친근하면서도 비범한 조승우 할배의 매력

기사입력 : 2021년02월22일 17:03

최종수정 : 2021년02월22일 17:03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깊은 울림과 감동의 메시지로 가장 어두운 시대를 밝힌다. 미치광이 기사 '돈키호테'의 모든 말과 행동은 꿈과 사랑, 정의 같은 본연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현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해 12월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개막이 한달 반이나 밀렸지만, 덕분에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 중이다. 매일 공연에 오르는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 윤공주, 최수진, 김지현 등 최고의 배우들이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오디컴퍼니(주)]2021.02.22 jyyang@newspim.com

◆ 안방과 무대를 장악한 조승우의 에너지…'티켓 전쟁' 이유 증명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신성모독 혐의로 지하 감옥에 갇힌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이 원고의 내용을 감옥의 죄수들과 직접 연기하며 보여주는 액자식 구성을 취한다. 소설을 뮤지컬로 각색한 데일 와써맨의 놀라운 발상 덕에 독특한 형식의 극이 완성됐다. 작가 세르반테스로서 주제의식을 드러내기에도 그만이다. 조승우, 최수진, 정원영을 비롯한 배우들은 무대를 누비며 한계없는 능력치를 펼쳐낸다.

조승우는 현재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시지프스'와 함께, '맨오브라만차'에서도 활약 중이다. 드라마 속 인물과 무대 위 캐릭터, 또 배우 조승우는 각각 다른 인물로 존재하며 안방과 무대를 모두 쥐고 흔든다. 조승우의 알론조는 아주 긍정적이면서도 장난기가 가득한 노인이다. 능청스러운 말투와 계속해서 말꼬리를 붙잡고 애드리브를 생각해내는 연기에 객석은 절로 그에게 동화된다. 십수년째 톱스타로 활약 중인 조승우의 친근한 매력과 함께 놀라운 에너지, 때때로는 카리스마마저 고스란히 눈 앞에서 느낄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오디컴퍼니(주)]2021.02.22 jyyang@newspim.com

최수진의 알돈자는 현실에서 끊임없이 좌절을 겪지만 자꾸만 희망을 품게 되는 여자다. 누군가는 미쳤다고, 순진하다고 손가락질하는 돈키호테와 함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최수진은 녹록지 않은 감정연기와 몸연기를 능숙하게 해낸다. 동시에 객석의 동정심과 연민을 자극하기도 한다. 정원영의 산초는 때때로 옳은 말을 골라하는 영민한 면을 지녔지만, 또 한없이 바보같은 '주인 바라기'다. 조승우와 찰떡같이 주고받는 대사는 여지없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 당연하고 순진한 메시지의 강력한 힘…희망을 잃은 세상을 비추다 

신성모독이란 죄목으로종교재판에 무고한 사람이 회부되고, 죽어나가던 때를 살았던 작가 세르반테스. 극중에서 그는 "미친 세상이라면 이성적으로 똑바로 사는 게 더 이상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사랑과 정의, 꿈, 희망같은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노새끌이들과 알돈자, 까라스코, 안토니아처럼 눈 앞의 현실, 이익만 좇는 세상은 그의 말처럼 미친세상이다. 바로 지금, 현실의 부조리를 꼬집는 듯 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오디컴퍼니(주)]2021.02.22 jyyang@newspim.com

돈키호테는 "꿈을 이룰 수 없어도, 나의 길을 따르겠다"는 단순하고 순진한 메시지를 부르짖는다. 그리고 죽음이 덮쳐와도,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겠단 그로 인해 세상은 밝게 빛날 수 있단 가능성을 품는다. 알돈자는 마지막에 "내 이름은 둘시네아예요"라고 말한다. 앞으로 어떤 가치를 따라,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비춰줬던 돈키호테를 따르겠단 고백이다. 비록 끝에는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희망을 부르짖는 돈키호테의 메시지는 더없이 강력하고 강렬하다.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조승우의 무대를 직접 본다는 것 외에도, '라만차'에서는 원작의 메시지가 무대와 넘버를 통해 더 강렬하게 가슴으로 전해져 오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닥쳐오는 현실과 눈 앞에 이익만을 좇게 되는, 안주할 용기밖에 남지 않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공연이다. 오는 3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3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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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10시 계엄 전 국무회의 개최 [세종=뉴스핌] 정성훈 최영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밤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국무총리 보고 절차를 패싱한거 아닌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4일 총리실,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령 발표 직전인 밤 10시경 용산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소식이 전해진 4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4.12.04 yooksa@newspim.com 다만 해수부, 환경부, 공정위 등 일부 부처 장관은 세종이나 지방, 해외 일정 등으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 국무회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 국무조정실 및 총리비서실 등에 확인 중이지만, 아직 공식 답변은 받지 못했다. 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지금은 전화를 받지 못한다"고 문자로 짧게 답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장관이 계엄령 선포 전과 후 열린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 중 반대나 이견을 표시한 장관은 없었다"고 전했다. 윤대통령 주재의 일방적인 회의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에 반대의견을 표시하지 않고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은 향후 큰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대통령실 수석보좌관이 일괄 사퇴의사를 표명했고, 내각도 총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헌법 제88조에 따르면 국무회의는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 보통 각 부처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활동하며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인사혁신처장, 법제처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금융위원회위원장,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통상교섭본부장, 서울특별시장 등이 배석할 수 있다. 국무회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구성원이 동영상 및 음성이 동시에 송수신되는 장치가 갖춰진 서로 다른 장소에 출석해 진행하는 원격영상회의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풀지 못한 의문은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했는지 여부다.  계엄이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해 행정·사법권을 군으로 이관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계엄 선포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며,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소집해 총리가 참석했을 수는 있지만, 계엄 선포 절차 과정에서 총리에게 보고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간부들과 비상회의를 한 뒤 오전 2시 30분께 퇴청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바로 국무회의 통해 국회 요구 수용해 계엄 해제할 것. 다만 즉시 국무회의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 오는 대로 바로 계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2024.12.04 leehs@newspim.com 한편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10시 23분경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바 있다. 비상계엄 해제는 윤 대통령 담화문 발표 이후 6시간여 만이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함께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발령되면서 전날 오후 11시부로 대한민국은 비상계엄 체계에 들어갔다. 이에 국회에 계엄군이 출동해 장악을 시도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시경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을 본회의에 상정시켜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 출동했던 계엄군도 철수했다. 비상계엄은 1979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10·26사건을 계기로 마지막 선포된 뒤 45년 만이다. jsh@newspim.com 2024-12-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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