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ANDA칼럼] 여성징병제와 젠더갈등, 그리고 대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진정한 남녀평등'에 대한 공론장을 개설하자

[서울=뉴스핌] 이영태 통일외교선임기자 = "유리천장을 깨는 만큼 유리바닥도 깨져야 한다."

지난 주말 코로나19로 조기 군입대를 고민하고 있는 대학생 A씨가 20대 청년들의 정치 인식을 얘기하는 중 또래 친구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대표한다며 소개한 말이다.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 사회에서 영·호남 지역갈등과 보수·진보 이념갈등에 이어 남·녀 성역할에 대한 젠더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성징병제' 공론화다. 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글에는 17일 현재 약 29만명이 동의를 표시했다.

청원인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의 징집률 또한 9할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여성 또한 징집 대상에 포함하여 더욱 효율적인 병구성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을 추구하고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성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병역의 의무를 남성에게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비하적인 발상"이라며 "여자는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도 여성 군복무를 의무화하자는 병역병 개정 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소관위원회인 국방위원회와 관련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는 지난 14일 '여성 의무 군복무에 관한 병역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 소관상임위 심사 대상 성립 요건인 1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모 씨가 지난달 21일 국회에 등록한 청원은 "인구감소로 인한 군 병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군 병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여성의 군 복무를 선택이 아닌 의무로 법을 개정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 "'부를 때는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지금도 유행어"

여성 군복무 의무화에 대한 20대 청년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A씨는 "여성징병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부모 세대와 달리 지금 젊은 남자들은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보지 않아요. 가부장제 시대에 존재했던 성차별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거든요. 오히려 남녀가 똑같이 경쟁해야 하는데 왜 남자만 군대를 가야하느냐, 이건 역차별 아니냐고 생각하는 거죠. 근데 정부 정책이나 정치인들이 하는 말을 보면 여전히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여기면서도 차별하던 과거의 사고나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과 부조리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죠. '부를 때는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라는 말이 지금도 유행하고 있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의 고위직 승진을 가로막는 장벽을 '유리천장'이라고 하는 것을 빗대서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쓰는 단어가 '유리바닥'이에요. 여성할당제나 여성전용주차장, 여성전용좌석, 여대 등 남자들보다 여자들을 우대하는 많은 제도가 많이 있는데 왜 남자들만 군대를 가야 하느냐, 제도적인 남녀평등이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이런 우대정책도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A씨는 그래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는 자진해서 갈 것이라고 했다.

'유리바닥'(glass floor)은 사회적 약자의 신분상승을 막는 무형의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반대되는 용어로 2016년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용하면서 알려졌다. 상류층은 부의 세습으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기득권에게 유리한 정책과 인프라를 만들어 신분추락 방지장치인 '유리바닥'을 구축해 오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2021.05.17 [이미지=KBS 방송화면 캡처]

20대 남성들이 갖고 있는 젠더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결과가 바로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다. 전통적으로 진보정당 지지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20대 이하 남성(18·19세, 20대) 중 72.5%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지지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 이들은 22.2%에 그쳤다.(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들이 보수화되는 이유에 대해 A씨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민주당에는 표를 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요. 그래서 요즘 20대 남자들 사이에서 뜨는 정치인이 하태경과 이준석이에요. 정치적인 목적을 떠나 그들이 최소한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준다고 생각하는 거죠"라고 귀띔했다.

20대 청년들이 애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재미있는 이슈네요"라는 밈(meme)이 있다. 취임 초인 2017년 9월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 서명을 많이 받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거론하며 "남녀가 국방의무를 함께 해야 된다는 청원도 (인기가) 만만치 않던데요. 하여튼 다 재밌는 이슈 같아요"라고 말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들은 이 문제를 대통령과 함께 웃고 넘겼다.

대통령의 발언은 사관학교 생도 성적 등을 근거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활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나온 것이지만, 20대 남성들에게는 여성 군복무 의무화를 제기한 청원을 우스갯소리로 치부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현상에는 스스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공약했던 문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잠재돼 있다.

당시 '여성징병제'를 처음 거론했던 청원은 12만명 동의를 받은 뒤 마감시한까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채우지 못해 삭제됐다. 반면 4년 후인 2021년 5월 현재 같은 내용의 청원에 동의를 표시한 참여자 수는 답변 기준을 훌쩍 넘어 오는 19일 마감시한에는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젠더갈등이 몇 년 사이에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설문조사…여성 53.7% "여성도 군대 가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병역 담론의 전환을 위한 기초 연구' 설문조사 결과. 2021.05.17 [이미지: 보고서 캡처]

한 가지 특기할만한 사실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병역 담론의 전환을 위한 기초 연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절반 이상이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점이다. 당시 국민 2012명(여성 976명, 남성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국민 62.5%가 동의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이 53.7%, 남성이 70.8%를 차지했다. 병역 대상이 될 수 있는 20대 여성 53.2%도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도 의무복무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즉 여성징병제에 대한 동의율은 51.8%(여성 42.3, 남성 60.8%)였다. 이 설문에 대한 20대 여성의 찬성 비율은 39.2%다.

이 조사에서 모병제 도입에 대한 찬성여론이 80.1%(여성 81.0%, 남성 79.2%)에 달하고, '징병제는 남성차별'이라는 주장에 동의한 응답자가 59.9%(여성 51.8%, 남성 67.5%), '여성도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 사람이 80.0%(여성 53.7%, 남성 70.8%)라는 결과도 한국 사회의 달라진 의식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문제는 '여성징병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남녀갈등이 사라지거나 남녀평등이 달성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전투병과와 비전투병과 배치 등의 문제로 젠더갈등이 증폭될 여지도 다분하다. '나도 싫지만 의무로 가야 하니 너도 가라'는 식의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기 십상이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군대가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하는 기간'에 불과하다고 보는 젊은 남성들의 시각과 생각을 바꿔주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남녀평등 군복무제와 군인 월급 현실화, 사병 보직 부여시 진로 연계, 전역 후 군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제도가 있을 수 있다. 그동안 남북 분단상황 등을 고려해 불가능하다고 터부시해왔던 모병제도 이제는 실현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나아가 지금 당장 여성징병제 등으로 젠더갈등을 빚고 있는 젊은 남성과 여성들의 근원적인 고민과 불만, 바람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요컨대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갈등으로 부상하고 있는 젠더이슈를 계기로 "진정한 남녀평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공론장을 마련해 젊은이들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논의하고 설계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해법일 것이다.

분단도 극복하지 못한 기성세대가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에 이어 젠더갈등까지 젊은이들에게 나쁜 유산으로 물려줘서야 되겠는가.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세대인 10대와 20대 청년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의 근원을 찾아 해결해야 할 책임은 젠더갈등을 방치하고 무시해온 기성세대에 있다.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트는 '이대남(20대 남성)·이대녀(20대 여성)'들이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지지율 35.2% 2주연속 하락…국힘 41% 민주 35%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해 35.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12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내린 35.2%였다. 부정평가는 61.4%로 전주 대비 1.6%p 올랐다. '잘 모름'은 3.4%였다. 리얼미터는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사법부 독립성 논란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에 따른 여야 안보 공방, 수도권 전월세·아파트값 상승세 등 인사·안보·부동산 악재가 국정감사 이슈로 집중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4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0.06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지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각각 3.1%p, 2.1%p 오른 20대(27.3%)와 30대(31.3%)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7%, 국민의힘은 41.3%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7.0%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9%p 오르면서 지지율이 역전됐다. 다만 양당 간 격차는 5.8%p로 여전히 오차범위(±3.1%p) 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충돌 및 탄핵 추진 논란, 수사권 개편을 둘러싼 조국혁신당과의 갈등, 수도권 부동산 전월세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진보층과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이탈해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초반 DMZ 지뢰 폭발 사태 등 안보 이슈와 조 대법원장 증언 채택 및 탄핵 공방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강화한 데다 농지 전수조사·대미투자 등 정부 정책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주보다 1.1%p 오른 6.3%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2.8%, 진보당은 1.2%다. 기타 정당은 1.8%, 무당층은 11.0%로 조사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2.8%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6%였다. 두 조사 모두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cjay@newspim.com 2026-10-12 10:10
사진
정의선 취임 6년, 로봇 상용화 눈앞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온 로봇 사업이 상용화를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자동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상용화 기대에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금 회수와 자동차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이 정 회장 개인과 현대차·기아 등 여러 주체에 나뉘어 있어 로봇 사업의 성장과 현대차 주주가 얻는 경제적 이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포그래픽=챗GPT] 2026.10.12  ◆ 그룹의 로봇 가치, 현대차 주주 몫과는 다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12월 인수를 결정한 뒤 2021년 6월 지배지분 80%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정 회장도 개인 자금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출자 등을 거치며 지분 구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잔여 지분 인수 추진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 56.4%, 정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보도됐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투자법인이다. HMG글로벌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로 구성됐다. 이를 적용하면 당시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보스턴다이내믹스 간접 지분은 약 27.9%다. HMG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56.4%에 현대차의 출자 비율 49.5%를 곱한 수치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기존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하면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 경우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간접 지분은 약 30.9%로 높아진다.  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모두 확보하더라도 로봇 사업의 성과를 현대차가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과 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도 투자한 만큼 성과는 여러 주주에게 나뉜다. 현대차 주주에게 중요한 것은 '그룹의 로봇 기업'이라는 간판보다 현대차가 투입한 돈에 비해 얼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다. ◆ 로봇 팔아 버는 돈과 공장에서 아끼는 돈 현대차가 로봇 사업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외부 판매를 늘려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과 자동차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는 로봇의 기술력을 실제 생산 현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 과제다. 주주 입장에서도 로봇의 성능 못지않게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회수하고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로봇 기업의 성장이다. 외부 고객에게 로봇을 판매하고 유지보수·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면 투자 지분의 가치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 상승이 현대차의 현금 유입이나 배당 재원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이익 귀속과 현금 회수는 지분 구조와 배당,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성장 기대와 실적 사이의 간극도 크다. 로이터는 지난 9월 현대글로비스 공시를 인용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5284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2021~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봇 사업의 성장 기대와 별개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마존의 AI 사업을 이끌었던 로히트 프라사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로봇 상용화와 수익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두 번째는 자동차 생산의 효율 개선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춰 분류·배치하는 서열작업부터 맡길 계획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때 현대차가 얻는 효과는 로봇 판매 이익이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부담을 줄이면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로봇 투입 자체를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도입 가격과 유지보수비, 생산라인 변경 비용을 고려한 뒤에도 작업시간 단축과 품질 개선 효과가 이를 웃돌아야 한다. 현대차 주주 관점에서는 로봇을 몇 대 배치했는지보다 차량 한 대당 생산비와 공정 가동률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소재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3만대 생산능력보다 중요한 '투자 회수'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실제 생산량이나 판매량과 다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룹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의 구매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 회장의 로봇 전략은 자동차 제조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과 제조 데이터,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해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공장은 로봇의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현장이자, 초기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과 현대차의 주주가치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정 회장의 개인 투자 성과, 다른 계열사의 부품·물류 사업 기회, 현대차의 생산성 개선을 한데 묶으면 현대차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불분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임 6년을 맞은 정 회장의 승부수는 로봇 기업 인수와 기술 시연을 넘어, 생산 현장의 검증과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으로는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추가 투자 규모와 차량 한 대당 생산비 절감액, 투자금 회수 기간이 로봇 전략의 주주가치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 2026-10-12 13:4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