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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밀월 끝났다...오세훈 서울시, 정부-여권과 대결 국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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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연 1급 인사 이후 정부여당-오세훈 갈등 심화
복지정책·주택정책 두고 여권-오세훈 논리싸움 일듯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취임 50일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부, 여권의 대결 국면이 본격 시작되는 모양새다.

취임 직후 청와대에 초청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눈 후 정부-여권과 큰 불협화음을 보이지 않던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와 여권의 힘겨루기가 본격화 됐다는 진단이다.

2011년 무상급식을 둘러싼 복지정책에서 패배를 자인하며 서울시장을 스스로 떠났던 오세훈 시장이 복지정책을 필두로 정부와 차별화된 주택정책을 내놓자 이에 대한 여권의 비판 그리고 오 시장의 대응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 정권과 야권의 서울시가 대결국면에 접어들 것은 이미 예측됐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작된 여-야, 좌-우의 대립국면은 대권 열기를 부채질하며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30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그리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문재인 정권과의 대결이 최근 본격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일한 야권 공직자'인 오세훈 시장은 치열한 보궐선거를 거쳐 서울시장에 당선됐지만 취임 이후 시정을 돌보는 과정에서 정부정책이나 정치권 관점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등 이른바 '어그로'를 끄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야당 시장'시절 내내 정부와 사소한 입장 차이도 숨기지 않았던 박원순 전 시장이나 경기지사 당선 이후 활발하게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와 배치되는 모습이다.

◆ 청와대 서울시 1급인사 임명제청 거부로 여 '선공'

'선공'은 여권이 먼저다. 지난 26일 청와대가 서울시가 제출한 황보연 기획조정실장 임명제청안에 대해 재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이유는 황보연 기조실장 직무대리가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낸 후 9일 만에 주택을 구입한 '이해충돌' 행위때문이다.

최근 여권 수뇌부가 정부, 공기업 공직자들의 부동산 소유 문제를 엄격히 지적하는 상황인 만큼 황보연 직무대리의 낙마 이유는 타당하다는 지적이 다수다. 더욱이 정부는 장·차관 인사를 검증할 때도 다주택자에 대해 감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서울시 인사검증에서 1급 인사를 낙마시킨 적은 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여권의 '노림수'가 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황 직무대리 인사에 앞서 검증에서 황 직무대리의 한남동 재개발 주택 매입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 제청 거부로 오 시장의 서울시의 검증 능력에 낙제점을 주고 도덕성에 일격을 가한 셈이 됐다.

서울시 한 인사는 "한남3구역 주택구입건에 대해 황 직무대리는 박원순 시장시절에도 결격사유로 지적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LH사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직무대리는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교통실장을 맡아 2차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을 비롯해 시 대중교통 정책을 이끌었다.

◆ 반격 나선 오세훈, 정부 주택정책 발표 1시간 전 시 공급대책 발표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모습 mironj19@newspim.com

'한방'을 맞은 오세훈 시장도 대응에 나섰다. 정부 주택공급대책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먼저 서울시는 정부의 2.4대책 후속 조치인 주택공급방안을 발표하기 1시간 전인 지난 26일 오전 10시 서울시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서 서울시는 향후 5년간 24만가구 공급계획을 발표하며 국토교통부의 23만가구 공급계획에 맞불을 놨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주택공급계획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앞서 언급한 내용과 큰 폭의 차이가 없는 '기본계획' 수준이다. 재개발 구역 신규지정 방침과 재개발 선정기준 가운데 주거정비지수 폐지 방침 등도 이미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었다. 또한 발표에 임박해서 부랴부랴 기자들에게 공지한 것을 비롯해 여러모로 봤을 때 급조한 발표란 분위기가 강했다. 이날 서울시 발표가 같은 날 발표한 정부 주택정책에 '어그로'를 끌기 위한 선공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오세훈 시장은 이날 저녁에는 국민의 힘 부동산특별위원회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정부정책 비판에 나섰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상생주택과 장기전세주택과 같은 서울시 주택정책을 소개하면서 "정부는 부동산정책을 과신하는데 시장은 불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은 작심한 듯 정부 정책에 비판했다. 그는 "집이 있는 사람은 그분들대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다. 그분들 표현에 의하면 '징벌적인 세금'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다. 집이 없는 분들은 내집 마련의 꿈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많은 시민들이 이래저래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오 시장은 취임 50일 동안 이처럼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비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이명박, 박원순 전 시장처럼 본격적인 야당 서울시장 행보가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 우파 성향 안심소득 정책 발표...좌 성향 기본소득과 맞불

같은 27일 발표한 서울시의 안심소득 방안은 오세훈표 우파 성향 복지 정책의 집대성이라 꼽힌다. 지난해 정부의 재난지원금 살포 이후 '보편적 복지'와 '나랏 돈으로 퍼주기' 정책이란 상반된 시각이 있는 정부의 기본소득과 배치되는 정책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11년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 정책에 반발해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다 서울시장을 사퇴한 바 있는 오 시장으로선 '권토중래'를 위한 일격으로 꼽힌다.

이는 대권에 도전하며 전국민에게 무차별적인 기본소득을 줘야한다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이론에 대한 정면 반박의 성격을 갖는다. 당연하게도 이재명 지사가 앞장서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 지사는 오 시장의 안심소득 발표 직후 서울시의 안심소득 실시 계획을 '차별급식 시즌2'라고 비판했다. "국민을 '세금만 내는 희생 집단'과 '수혜만 받는 집단'으로 나눠 갈등·대립시키고 낙인을 찍는 낡은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도 반격에 나섰다. 28일 자신의 SNS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은 기본 원칙도 전혀 지키지 못한 선심성 현금살포의 포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지사는 29일 역시 SNS에 "오세훈 시장님, 17조원이나 되는 안심소득의 재원은 뭔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17조원으로 추정되는 안심소득 재원은 대체 어떻게 마련하지 밝혀주면 좋겠다며 안심소득이 시민을 속이는 헛공약이라는 의심이 해소해달라는 게 이 지사의 주장이다.

오 시장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SNS에 글을 올려 "이 지사님이 서울시의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관심을 보여 주는 것은 감사하다"면서도 "전 세계 복지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될 새로운 모델의 복지 실험인 만큼 시범사업 결과를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대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모습 [사진=경기도] jungwoo@newspim.com

◆ 여권-오세훈 갈등에 서울시의회 '반 오세훈' 단결 예상

이같은 정부여당과 오세훈 시장의 대립에 따라 전체 109석 의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01석을 차지한 서울시 의회와의 갈등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시 의회는 지난 26일 상임위를 열고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의회 코로나 발생을 이유로 보류한 바 있다.

시 의회는 내달 7일 상임위를 열 예정이지만 조직개편안 심의 통과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황보연 직무대리 이후 정부와 서울시의 대립국면이 시작된 만큼 시 의회가 '반 오세훈' 기치 아래 단합할 가능성이 높다. 주택공급을 위한 주택정책실 창설이야 큰 문제가 없다해도 여권의 전위 성격인 서울시 민주주의위원회에 대한 사살성 해체 성격을 담고 있는 만큼 이 상황에서 시 의회가 용인할 수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시 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얻기 위해서라도 중앙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후보 개인의 지명도가 낮은 광역자치단체의회 의원 성향상 유력 정당 공천 없이 재선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 의회는 26일 상임위를 열지 않은 채 판문점을 방문하며 오 시장에게 적극적인 남북 교류 사업을 요청했다. 이는 박원순 전 시장이 제기했던 서울-평양간 올림픽 동시 개최와 같은 명맥으로 당시에도 야권이 반발했고 논란이 있었던 박 시장의 대북 정책을 오 시장에게 계승하라고 요구한 것이 된다.

이같은 정부-여권과 서울시-오 시장의 대립국면은 순식간에 과열될 것이란 분위기가 높다. 내년 봄 대선과 여름 지방선거를 동시에 앞두고 있어서다. 한 야권 인사는 "최근 범여권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나오는 것처럼 대형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에 어필하려는 각 당은 선명성을 강조될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여당과 서울시 오 시장의 대립으로 시민들의 민생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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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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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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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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