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르포] '수소 경제 대동맥' 일진하이솔루스 튜브트레일러를 마주하다

기사입력 : 2021년07월11일 12:00

최종수정 : 2021년07월12일 10:59

수소 저장 늘리고 안전성 확보
차체 크기 줄여, 도심 진입 용이
수소 경제 마중물 역할 기대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정부가 국가핵심산업기술로 지정하고 특별 관리하는 공장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으리으리한 대공장이 떠올랐다.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지난 8일 오전 9시 서울을 떠났다.

전라북도 완주 봉동산업단지에 도착했다. 공단 구석구석을 지났다.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하이솔루스 공장 입구에 도착했다. 

지난 8일 안홍상 일진복합소재 대표가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일진하이솔루스]

공장으로 들어서자 기대가 한 풀 꺾였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공장이었다.  

안내 직원이 간이 천막이가 설치된 행사장을 가리켰다. 체온 검사를 받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앞쪽에 트레일러 한 대가 있었다. '국내 최초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자리에 놓여 있던 안내문을 살펴봤다. 튜브트레일러로 수소를 옮긴다는 내용이었다.

안홍상 일진복합소재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환영 인사를 시작으로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설명했다.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이해하기 위해선 수소경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기존 화석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흐름이었다. 여러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수소가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도 발걸음을 맞췄다.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미래 산업을 육성하자는 내용이었다. 한국이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나선 배경에는 수소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산업 전반에 수소를 사용하려면 저장과 운반이 동반돼야 한다. 일진하이솔루스의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그 중심에 있다. 타입4라는 저장 용기에 수소를 주입해 튜브트레일러로 운반하는 방식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국가 지정 산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었다. 

안 대표 연설 이후 타입4 제조공장에 들어갔다. 공장 입구 위쪽으로 '청정 수소에너지 시대를 선도하자'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공장에 들어서자 캡슐 모형의 타입4가 기계에 조립돼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비금속재질 위에 탄소섬유 복합재가 감기는 식이었다.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 [제공=일진하이솔루스]

이전 버전의 저장 용기는 금속재질 위에 탄소섬유 복합재로 구성됐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 용기가 폭발할 경우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서다. 타입4는 비금속재질로 폭발 시 그대로 찢어져 피해가 덜하다.

수소취성(금속이 수소를 흡수해 부서지는 현상)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기존 저장 용기는 수소취성에 오래 버티지 못한다. 반면 타입4는 수소취성에서 자유롭다.

외형을 갖춘 타입4는 테스트를 받게 된다. 용기 변형과 내용물 유출 여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후 '경화로'에 들어간다. 경화로는 언뜻 보기에 드럼세탁기와 비슷한 모양이다. 동그란 입구에 저장 용기를 집어넣으면 됐다.

경화로에서는 고압부터 저압까지 내압 테스트가 진행된다. 모니터를 통해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차를 요격하는 철갑탄을 타입4에 발사해 내구도를 확인한다. 수소를 꽉 채워 물속에 던져 놓고 외형 변화를 살피기도 한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저장 압력을 개선했다. 기존 금속제 기반 저장 용기는 저장 압력이 200바(bar)에 불과했다.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700바까지 압축해야 한다. 수소충전소에 도착하더라도 200바에서 450바, 450바에서 700바로 압축을 해야 했다.

타입4는 애초에 저장 압력이 450바다. 700바까지 한 번만 압축하면 수소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다.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타입4 크기는 제각각이다. 11L부터 52L, 103L, 175L, 424L 등 모두 5종류다. 사용처에 따라 다른 크기의 저장 용기를 쓰게 된다.

타입4를 완성하고 내부를 수소로 가득 채웠다면 안전하게 옮기는 과정이 남았다. 공장을 나와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살펴봤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기존 튜브트레일러에 비해 가볍고 짧았다. 기존 튜브트레일러는 중량 40톤에 전장이 16m였다. 한강 교량 통과 기준이 30톤이라 시내 진입이 어려웠다. 차체도 길어 회전반경이 커 도시 진입에 불편함이 있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튜브트레일러 중량을 26톤으로 줄였다. 전장도 10m로 대폭 축소했다. 기존 튜브트레일러에는 수소 저장 용기가 가로로 실렸지만, 일진하이솔루스는 세로로 저장해 크기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저장과 운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 안전한 저장 용기에 더 많은 수소를 주입하고, 더 간단한 방법으로 수소를 공급할 수 있게 돼서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에 대한 국내외 인증을 모두 획득해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연료탱크 생산은 일진하이솔루스와 일본의 토요타자동차에서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진하이솔루스가 세계 유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일본의 기술력을 추월한 지 오래다.

freshwa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홈플 사태에...국민연금, 1조 손실 위험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하면서,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졌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국민연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가운데,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2025.03.04 yym58@newspim.com 문제는 홈플러스가 지난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채권 변제 우선순위에서 RCPS 투자자들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법원은 향후 채권자 조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변제 순서는 ▲담보채권자 ▲무담보채권자 ▲SPC(특수목적법인) 발행 RCPS 투자자 ▲SPC 출자자로 정해질 전망이다. 추후 홈플러스가 정상화 되면 RCPS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도 거론되지만 이때도 1조원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자까지 더하면 해당 규모는 현재 국민연금이 받지 못한 투자금은 1조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투자 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가도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CPS 등과 마찬가지로 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단채를 사들인 개인들도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홈플러스 측은 4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메리츠 3사 금융부채 상환에 1조4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남는 금액으로 나머지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하고 기업 회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에 의하면 이날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고 이달 한 달 동안 영업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홈플러스 측은 금융채무 상환이 유예되는 동안 납품 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의 회생 개시 결정으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작업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풍·MBK는 최윤범 회장 측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여왔다. 당초 MBK 측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이 고려아연 인수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처럼 미정산 사태가 터지기 전에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 정상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0:03
사진
40개 의대 총장, 내년 의대증원 '0' 합의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당초 5058명에서 2000명 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이동하는 모습. 2025.03.04 yym58@newspim.com 이는 의대 학장들이 최근 정부에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건의한 것에 대학 총장들도 뜻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8개 의료계 단체는 전날 정부와 정치권에 보낸 공문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동결을 요구한 바 있다. 공문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2024학년도 정원(3058명)으로 재설정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총 정원은 의료계와 합의해 구성한 추계위원회에서 결정 ▲의학교육 질 유지 및 향상을 위한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책 구체화 등 세 가지 요구 사항이 담겼다. dosong@newspim.com 2025-03-05 19: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