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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화학 분리막 사업 재진출 발표, 반가운 이유

기사입력 : 2021년07월14일 15:55

최종수정 : 2021년07월14일 18:32

배터리 안전 담당 핵심소재 '분리막' 내재화·소재 수직계열화 강화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화학이 14일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소재와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해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업이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을 담당하는 핵심소재인 분리막 사업이다.

이날 LG화학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분리막 사업에 신속하게 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의 관심은 이 대목에 모아졌다. 

 
이윤애 산업1부 기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을때 찬물을 끼얹은 것은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건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와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EV(7만5680대)와 아이오닉EV(5716대), 일렉시티 버스(305대) 등 8만1701대를 전 세계에서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3개 차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리콜로 인한 총 비용은 1조4000억원으로 추정되며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7대 3으로 분담하기로 했다. 

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EV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현재 원인을 규명중이지만 리콜에 수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건 모두 결함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원인이 특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리막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분리막이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과 화재 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이은 화재 사건은 리콜에 소요되는 금전적인 손해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높인다. 이는 배터리 사업 확장성을 제한하는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화재가 글로벌 이슈로 주목받은 이후 자사의 안전성을 재차 과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2억7000여개의 셀을 납품하는 동안 화재가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에 분리막을 공급하는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존하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개발센터장은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1'에서 "전 세계 분리막 시장에서 1위로 거듭나는 동안 지금껏 납품한 분리막이 적용된 배터리에서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분리막 사업은 원단인 분리막 필름 생산하는 기술, 이를 코팅하는 기술 등으로 구분되는데 LG화학은 과거 오창공장에서 분리막 필름(원단)을 직접 생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일본 분리막 업체인 도레이그룹에 이를 매각했다. 이후 도레이그룹이 분리막 필름을 생산해 납품하고 LG화학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LG전자가 분리막을 코팅해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는 현재 방식으로 변경됐다.

LG화학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술력과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배터리 소재의 사업 확대를 위해 분리막(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는 점은 양해해 달라"고 했다. 

신 부회장의 발언과 LG화학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배터리 분리막 필름 생산과 코팅 기술 등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확정해 밝히긴 어렵지만 전반적인 재진출을 검토중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조인트벤처 대상으로 도레이그룹과 국내 분리막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배터리의 안전을 담당하는 핵심소재인 분리막의 내재화와 동시에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의 분리막 사업 재진출이 반가운 이유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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