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건설

"非아파트 규제 푼다지만"...공급효과보다 투기유발·난개발 '우려'

기사입력 : 2021년09월24일 07:01

최종수정 : 2021년09월24일 07:01

정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규제 완화해 주택공급 확대
전용면적과 주차장, 커뮤니티 등에서 질적 차이 커 아파트 대체 한계
규제완화 기대감에 분양가 상승, 투기수요 확대, 난개발 우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도생)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규제를 풀어 주택공급 확대에 나서기로 했지만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택 수요자 대부분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비아파트가 대체재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들 건축물은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요가 유입될지도 미지수다. 공급효과는 크지 않은 채 규제 완화로 난개발 및 투기 바람만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전용면적·바닥난방 완화에도 4인 가족 생활공간 '팍팍'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규제 완화로 공급확대의 길이 열렸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나타난 주택난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에 대한 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택난 해소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건축물이 택지개발이나 정비사업보다 공급 속도가 빠른 점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원룸형 아파트'로 불리는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시지역에 건설하는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주택이다. 전용 50㎡ 이하에 방도 하나여서 사실상 1인 가구만 이용이 가능했다. 정부는 연내에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면적을 전용 60㎡ 이하로 늘리고 방도 3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오피스텔도 건축기준을 개정해 현재 전용면적 85㎡ 이내까지만 허용되던 바닥 난방을 전용면적 12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도생과 오피스텔이 구조적으로 중소형 면적의 아파트와 비슷해지는 셈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찾던 수요가 비아파트로 전화되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전용면적과 바닥 난방의 허용 기준 완화에도 여전히 3~4인 가족 기준으로 비아파트 거주가 만만치 않다. 도시형생활주택 전용 60㎡에 방을 최대 3개까지 짓는다면 공용면적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개인이 누울 수 있는 공간 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피스텔은 최대 120㎡까지 허용돼 도생보다 공간에 장점이 있지만 아파트와 비교하면 열악한 측면이 있다. 전용면적 비율이 통상 전체 공급면적의 50%가 적용돼 아파트의 80%보다 낮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달리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는 발코니가 없고 지하층, 관리사무소 등도 면적에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전용 59㎡와 오피스텔 84㎡의 주거 면적이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넓은 주거 공간을 찾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금액은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단지 규모가 작고 도심 상업시설 이외에는 외곽에 지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주차장 여유 공간이 부족하고 최근 건설사와 시행사가 경쟁적으로 강화하는 커뮤니티 시설도 빈약하다. 3~4인 일반 가족을 수용하기엔 한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전용면적이나 주차,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아파트와 차이가 커 대체재 상품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며 "이들 건축물이 대거 확대될 경우 향후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져 도심 슬럼화가 나타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 규제완화 기대감에 분양가상승·난개발 가속화

주택공급 효과는 떨어지고 투기 바람과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도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자 부동산 유동자금이 비아파트 상품에 몰려들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분양가가 웬만한 아파트를 웃돌지만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오피스로 사용할 경우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요가 몰리자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이 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달 공급한 '대구역 자이 더 스타'은 총 5만598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691.1대 1을 기록했다. 경기 광명시에 짓는 오피스텔 '광명 퍼스트 스위첸'은 평균 36.7대 1을 나타냈고 지난달 청약한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라센트 스위첸'은 82.4대 1로 마감됐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어 가점이 낮은 2030세대의 유입이 일부 있지만 대체로 투자수요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에는 분양가 9억원 이하에도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지 않는 단지가 생기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아파트 규제 완화로 투기 바람과 도심 내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서울 영등포 일대 모습=이동훈기자>

여기에 규제 완화도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비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건설사나 시행사가 분양가를 높여도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자투리땅'을 이용한 비아파트 건축물이 대거 신축될 경우 난개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형건설사 한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보니 도생과 오피스텔을 찾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게 현실"이라며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높아져 시장에서는 분양가가 상승하고 100가구 미만의 소형 건물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사진
"주담대 6억 이상은 안됩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 약 한 달 만에 초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가계 대출 총량을 절반으로 확 조이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일괄 제한하는 방향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7일 관계기관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총액 한도가 없는 주담대를 수도권과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한해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다. 고가 주택 구입에 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 뉴스핌DB]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해 전면 금지하며 1주택자 갈아타기 주담대 규제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보유 주택을 2년 이내 처분하기로 약정하면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6개월로 처분 기간이 줄었다. 위반 시에는 대출금 즉시 회수되고 향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의 LTV도 기존 80%에서 70%로 줄어든다. LTV는 자산 담보가치에 대한 대출 비율을 뜻한다. 7월부터는 금융권 자체 대출과 정책대출의 총량 목표를 당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하며 정책 대출은 연간 공급 계획 대비 25% 줄인다. 은행의 대출 가능 총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총부채상환비율) 3단계 조치에 이어 이번 초강도 대출규제가 중첩되면서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문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예컨대 스트레스 DSR 3단계만 적용 시 연봉 1억원 직장인이 만기 30년, 원리금균등상환, 대출금리 4%의 조건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의 변동 주택대출을 받을 때 대출한도는 5억8700만원으로 기존 2단계 대비 2000만원가량 줄어든다. 또 수도권 가산금리 1.5%P가 더해져 금리는 5.5%가 적용된다. 여기에 7월부터 시행하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정책인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이 더해지면서 대출한도는 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기존 대비 50%가량 줄면 은행들은 대출한도를 추가로 10~30% 감액할 것으로 예상된다. LTV도 기존 80%에서 70%로 줄기 때문에 집값에 따른 대출금도 축소된다. 또 총량 소진 시 대출 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 연봉 1억원 이상 고소득자들의 주택구매도 어려워진다. 수도권 주담대 대출의 최대한도가 6억원으로 일괄 제한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제 대출금액은 6억원 한도 내에서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비율 등에 따라 조정된다. 이번 규제는 토요일인 지난 28일부터 시행이 본격화됐다. 발표 당일인 27일까지 금융회사가 전산상 등록을 통해 대출 신청접수를 완료하거나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 계약금을 이미 납부한 경우 종전규정이 적용된다. 정부가 초고강도 규제에 나선 이유는 과열된 부동산 열풍 및 가계대출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4조 원 늘어난 752조 7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일당 3328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8월 영업일당 평균 4584억원이 늘어난 이후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정부는 이번 규제로 올해 하반기 10조원, 연간으로는 20조원 가량의 가계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과열된 부동산 열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인해 청년들의 주택 구매 여력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30세대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romeok@newspim.com 2025-06-29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