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0월 13일 오후 4시 베이징 시내 샤오윈(霄雲)로 펑룬(鵬潤)호텔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북경사무소(소장 이상훈) 주관으로 공동부유 정책 배경과 추진 방향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최근 중국의 가장 핫한 화제인 공동부유를 강연할 연사로 KIEP는 이날 사회과학원 마르크스주의 연구원의 천즈강(陈志刚) 박사를 초청했다. 뉴스핌은 천즈강 박사 강연의 현장 취재 내용과 함께 공동부유에 대한 관련 자료를 모아 지상 중계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공동부유 뭔가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이고 중국 공산당이 지향하는 이상 사회다. 개혁과 발전의 성과를 공유하고 전인민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생활을 공유하는 것이다. 과거 좌경화 운동시대의 평균주의가 아니고 '부자 재산을 빼앗아 빈민을 구제하는 것(殺富濟貧)'은 더더욱이나 아니다.
일시적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과제다. 질적 발전을 통해 공유할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효율과 공정 발전 공유의 변증법적 통일로 볼수 있다. 중국 당정은 2021년 5월 20일 저장성을 공동부유 시범구로 정했고 8월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앙재경위 10차회의에서 공동부유 추진을 강조했다.
수천년 묵은 국가목표, 시대별 공동부유觀
중국에는 오래전부터 대도가 행해지면 천하가 공평해진다(大道之行也 天下为公)는 말이 전해온다. 또 민위본사직차지군위경(民为本 社稷次之 君为轻)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이 정부와 군주보다 중요하다는 사상이다. 이런 사상을 기초로 대동(大同)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중국의 오랜 국가 목표였다.
마르크스는 사회주의가 마땅히 공동부유를 실현해야한다며 자본주의의 양극화를 초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857~1958년 경제학 원고' 에서 미래 사회주의에서 생산력 발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생산 활동은 모든 사람의 공동부유에 조첨을 맞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덩샤오핑 동상이 개혁개방 1번지 선전 롄화산 공원에서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2021.10.14 chk@newspim.com |
마오쩌둥은 일찌기 공동부유 추진은 사회주의 정권 공고화에 유리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마오는 1955년 7월 '농업 합작화의 문제' 에 관한 보고 중에서 처음으로 '공동부유' 개념을 제기했다. 합작화 실현으로 전체 농촌인민이 공동으로 부유해지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먼저 부유해 진 사람들이 이윤과 세금, 기술 양도 등으로 뒤따르는 사람들을 이끌어주며 최종적으로 공동부유를 실현한다. 샤오캉(小康) 실현 이후 공동부유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덩샤오핑은 공동부유가 사회주의의 본질로서 체제 우월성이라고 말한 뒤 공동부유 실현 로드맵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의 목적은 공동부유의 실현이지 양극화가 아니다. 양극화는 정책 실패다. 만일 새로운 자산계급이 생긴다면 잘못된 길로 접어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가 공동부유를 실현하는 것이지만 평균주의가 아니다. 과거 중국은 평균주의 정책으로 공동빈곤에 빠져 큰 대가를 치뤘다고 덩샤오핑은 지적했다.
덩샤오핑을 뒤이은 지도자 장쩌민은 전면적인 샤오캉을 토대로 공동부유를 실현해야한다고 밝혔고 장쩌민의 계승자인 후진타오 주석은 사회주의 공정 보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동부유를 촉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지도부 들어서는 공동부유가 경제및 산업 정책, 대기업 정책으로 직접 반영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21년 8월 17일 중앙재경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공동부유 추진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제기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품질 발전과 공동부유를 촉진하고 효율과 공평의 관계를 정확히 처리해야 한다. 1차 2차 3차 분배가 조화로운 기초 제도를 구축하고, 세수 사회보험 이전지출 등 조절 강도와 정확성을 제고하며, 중소득층의 비중을 늘리고 저소득층 소득 증가와 고소득층 소득 합리적 조절에 힘써야 한다. 불법소득을 금지하고 올리브형(타원형) 분배구조를 형성하여 사회의 공평정의를 촉진하고 공동부유의 목표를 향해 확고히 나가야한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경제성장으로 파이가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분배의 불공정 문제가 뚜렷하고 소득격차 및 도농간 공공서비스(복지) 수준의 차이가 크다며 '결코 부자가 억만금을 축적하고 가난한 자가 쌀겨를 먹는(絕不能出現『富者累巨萬,而貧者食糟糠)' 현상이 초래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3 편에 계속>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