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은행의 적립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유보하고 있는 적립금이 17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말 수치로, 올해 이 금액이 20조원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경제 위기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0조1890억원의 이익을 올려 법인세 2조8231억원을 납부했다. 한국은행이 납부한 법인세 규모는 국내 법인 1위인 삼성전자(9조9000억원)보다는 작지만 상장법인 중 두 번째로 법인세가 많았던 SK하이닉스(1조4000억원)보다 2배가량 많다.
현재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에 따라 세후 당기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매년 적립하고 있다. 이렇게 쌓인 누적 적립금이 17조원에 달한다.
(사진=고용진 의원실) |
한국은행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췄기 때문에 통화안정증권 이자 비용은 줄어들었고, 보유하고 있던 해외채권과 주식 등 유가증권 가격이 상승해 얻은 매매차익으로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코로나19로 국민의 피해가 크고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는데, 한국은행은 오히려 사상 최대 이익을 남긴 만큼 과도한 법정적립금 규모를 축소해 세입을 확보함으로써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고용진 의원은 "한국은행의 이익금은 발권력과 외환보유액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나 기능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며 "수조원의 적립금을 한국은행에 쌓아만 놓을 것이 아니라, 가능한 세입으로 납부하도록 해 국민의 조세 부담을 덜어주고 경기 활성화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 의원은 지난 4월 한국은행의 순이익금의 의무 적립 비율을 현행 30%에서 10%로 2년 동안 낮추는 '한국은행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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