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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 원천봉쇄에도 도심 집회 강행…거리두기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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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대문역 사거리 일대서 기습 집회 열어
2만7000명 모인 가운데 비정규직 철폐·노동법 개정 촉구
경찰 뒤늦게 경력 이동시켜…집회 차단 실패해
불편은 시민들 몫으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박성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정부의 거듭된 철회 요청에도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집회를 불가피하다며 집회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대문역 사거리 일대에 집결해 '10.20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으로 2만7000명이 모인 가운데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및 노동법 전면 개정 ▲주택·의료·교육·돌봄 공공성 강화 ▲코로나19 시기 해고 금지 및 일자리 국가 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지난 2월부터 5대 의제, 15대 요구안을 가지고 정부에 줄기차게 얘기했지만 정부는 단 한 번의 대꾸가 없다"며 "여러분의 투쟁은 여러분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의 불평등과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민주노총에 파업을 자제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권의 말로를 보지 않았나. 민주노총의 요구안은 국민의 목소리고 정부는 이에 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20일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의 10.20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10.20 hwang@newspim.com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 집회의 최대 수혜자인 문재인 정권이 반헌법적인 방역 정치를 하고 있다.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체제를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고, 김종민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쿠팡이츠지회 준비위원장은 "사회의 피해자로 남는 게 아니라 주체로 나서겠다"고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직무대행의 진행 하에 "총파업 총투쟁 불평등세상 갈아엎자", "노동법 전면개정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또 넷플렉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진행요원 의상을 입은 청년조합원들이 무대 위에 오르자 함께 파업가를 부르기도 했다.

◆ 서대문 일대에 2만7000명 모여 게릴라 집회 강행

민주노총는 집회 예정시간을 30분 앞둔 오후 1시 30분 서대문역 사거리로 집회 장소를 공지했다. 경찰이 집회 장소로 예상되는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 차벽과 펜스를 세우고, 170여개 부대를 동원 배치하자 민주노총 집행부는 내부 회의를 통해 서대문역 사거리를 집회 장소로 최종 결정했다.

집행부의 공지에 서울역, 광화문역 일대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조합원들은 서대문역 사거리로 빠르게 모여들었다. 이들은 플래카드와 깃발을 들고 서대문역 사거리를 향해 행진했으며 서대문경찰서 앞 차선을 점거하고 곧바로 총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과정에서 서대문역 사거리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대문역 사거리에 모이자 경찰은 광화문·서울역 등에서 급하게 철수하고, 이 일대로 경력을 이동시켰다. 또 이동형 차벽을 설치하고 도로 양쪽으로 경력을 배치하는 등 원천봉쇄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총 171개 부대 약 1만2000명을 동원했다.

집회 시작과 동시에 경찰은 해산명령을 했다. 서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법률를 위반한 사안"이라며 여러차례 해산을 촉구했으나 집회 참가자들의 구호와 노래 소리에 묻혔다.

오후 4시가 넘자 집회 참가자들은 해산하기 시작했다. 서대문역 1번 출구 앞 공공연대노조 조합원부터 빠지기 시작해 모든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 참가자들은 "투쟁을 계속하자"고 외쳤고, 해산 과정에선 한 택시가 집회 현장에 진입해 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20일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의 10.20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10.20 hwang@newspim.com

◆ "민폐노총"...시민 극심한 불편 초래 교통 혼잡도

이날 서대문역 일대를 지나가는 시민들은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면 시민들은 교통 혼잡으로 도로에 갇혔고, 시내버스 역시 혼선을 피해가지 못했다. 경찰이 일대 차량을 우회 안내했지만 도로 위에 차량들은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거북이 걸음을 했다.

서울역에서 701번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는 박모(68)씨는 "집회 때문에 이렇게 막힐 질 몰랐다"며 "버스 기사에게 겨우 부탁해서 방금 내렸다.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버스 타지 말고 걸어가는게 더 빨랐을 듯 하다"고 토로했다.

서대문역 주변 일대도 교통혼잡을 빚었다. 새종대로 서울시청부터 세종대로 사거리, 서대문부터 독립문 전차로 등에서도 교통 통제가 이뤄져 시민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꽉 막힌 도로에서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는 버스기사와 차선을 넘어 도로로 이동하는 승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지하철은 낮 12시 30분부터 경복궁역, 광화문역, 시청역, 종각역, 안국역에서 무정차 통과하다 2시 40분부터 정상적으로 정차했다.

◆ 방역은 뒷전...곳곳 크고 작은 충돌 

민주노총은 당초 방역지침을 지키며 집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이날 거리두기는 사실상 실종 상태였다. 집회 참가자 대부분은 마스크나 페이스쉴드를 쓰고 있지만, 행진을 하고 구호를 외치면서 뒤엉키는 모습을 보였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음식을 나눠 먹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20일 서울 서대문역 네거리에 기습 집결해 도로를 점거한 가운데 이들이 버린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있다. 2021.10.20 filter@newspim.com

집회 장소와 가까운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는 담배를 피우는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이들 사이로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갔다. 서대문경찰서 인근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버린 마스크와 담배꽁초, 전단지들이 나뒹굴었다.

이화여자외고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최모(17)양은 "학교 앞은 금연구역이 아니냐"며 "하교 길에서 이리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 담배를 피니 불쾌하고 불편하다.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래도 되는거냐"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21일 '10.20 총파업 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fil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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