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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반려동물]① 매 맞고, 버려지고…중범죄에도 반복되는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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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 및 유기 매년 늘어나는데, 처벌은 '솜방망이'
학대 범죄 관련 양형기준·매뉴얼 마련 '시급'

 [편집자]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았다. '펫티켓', '펫테크' 등 반려동물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고 '애견미용사', '동물보건사' 등 반려동물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동물 학대 및 유기 사건이 발생하고, 반려동물을 둘러싼 이웃갈등까지 벌어지는 등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반려동물 관련 법과 제도는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뉴스핌은 반려동물 관련 논란을 심층 분석하고, 반려동물과 상생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고자 기획 보도물을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60) 씨는 두 딸이 모두 결혼해 출가했지만 그리 외롭지 않다. 강아지 4마리, 고양이 1마리 등 총 5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어서다. 이들 5마리는 모두 유기됐던 동물들로 김 씨가 하나 둘 데려와 보듬었다. 김 씨는 "15년 전 강아지 '보리'를 데려온 이후 꾸준히 유기동물을 데려와 보살피다 보니 현재 5마리까지 늘어났다"면서 "처음에는 밥도 못 먹어 갈비뼈가 드러나 있는 아이도 있었고, 학대를 많이 받아 손을 내밀기만 해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들이 있었다면 더 많은 아이들을 데려와 보살필 수 있을텐데, 지금은 같이 사는 아이들 보살피는 것만 해도 정신이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반려동물이 급증하면서 동물 학대 및 유기라는 부작용도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데다, 학대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매년 유기 동물 13만마리…10년간 구속은 5명뿐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유기동물 수는 총 13만401마리로 집계됐다. 종류별로 개 9만5261마리, 고양이 3만3572마리, 토끼 등 기타 1568마리다. 2016년 8만9732마리, 2017년 10만2593마리, 2018년 12만1077마리, 2019년 13만5791마리 등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면 올해 역시 10만~13만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얼굴에 화상 입은 백구. [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갈무리]2021.10.26 min72@newspim.com

동물학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동물학대 관련 112신고는 지난 8월까지 총 3677건 접수됐다. 7월이 10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8월 490건 ▲6월 468건 ▲4월 404건 ▲5월 399건 ▲3월 345건 ▲1월 303건 ▲2월 254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신고가 급증한 7월의 경우 틱톡에 고양이 학대 의심 영상이 올라오면서 사회적 이슈가 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도 반려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한 뒤 유기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달 강원도 속초에서는 반려견이 날카로운 흉기에 테러를 당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한 애견가게 앞에서 상자에 담겨 유기된 2마리의 강아지가 발견됐다.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는 전모(34) 씨는 "얼마 전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가 고양이들이 귀엽다고 하더니 며칠 뒤 새끼 고양이를 한 마리 들여왔다고 하더라"라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돈도 많이 들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 동물센터에 보냈다는 말을 듣고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유기동물이 많아지는 거다'라고 핀잔을 주려다가 마음속으로 삼켰다"고 토로했다.

최모(38) 씨는 "3년 전쯤 친구가 키우던 토이푸들을 데려왔는데, 몸집이 엄청나게 커졌다"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토이푸들이 아니라 강아지 몸집이 커지는 게 싫어서 밥도 잘 안 먹이고, 주먹만한 컵에 넣어놓고 길렀다고 해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대 아니냐고 따지고 신고하려 했다가 그냥 그 친구를 손절했다"고 덧붙였다.

강아지를 키우는 김모(29) 씨는 "동물을 학대하거나 버리는 사람들이 벌금만 조금 내고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열 받더라"며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원해서 자신이 스스로 데려왔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대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동물판 n번방'까지 나오는데…잇따른 온정적 판결

지난 2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학대 범죄는 기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동물을 유기한 경우에도 3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전과기록이 남게 됐다. 소유주가 있는 반려동물의 경우 민법상 재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재물손괴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갈무리]2021.10.26 min72@newspim.com

그럼에도 동물 학대 및 유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정작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1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총 4039건 발생해 4358명이 검거됐다. 그러나 이들 중 절반도 안 되는 인원만이 기소의견으로 송치됐고, 구속된 인원은 5명에 불과했다.

지난 6월 길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유한 온라인 단체 채팅방 '고어전문방' 운영자는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운영자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지난달 9일 이를 취하함에 따라 약식기소에 따른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고어전문방'은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신체를 자르는 방법과 학대 영상·사진 등을 공유해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동물판 n번방'이라고 불린다.

김영환 동물권 비영리단체 케어 대표는 "실제로 동물학대로 인해 기소되는 것도 굉장히 낮고, 기소된다 하더라도 실형을 받는 사례가 극히 적다"며 "법 자체는 외국과 비교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동물학대를 중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탓에 막상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양형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양형기준을 마련한다면 법 집행 종사자들이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인식을 하게 돼 재판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단속 기관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학대 및 유기가 근절되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동물학대 업무는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담당한다. 학대가 발생할 경우 양 기관에 신고가 들어가고 현장에 출동하지만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격리 조치 등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2~3명의 인력으로 반려동물 정책 전반을 처리하고 있어 동물학대만 오롯이 집중하기는 힘들다"면서 "아동학대의 경우 체계적인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반려동물은 아직까지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전문성을 갖추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경찰과 공무원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에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다양한 상황을 예시로 열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의 경우 1~2년 있다가 부서를 이동하고, 동물학대뿐 아니라 민원 관련해서도 업무를 병행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을 뽑을 때 동물 관련 직열을 따로 만드는 방법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역시 "경찰이 평소에 동물학대 수사 매뉴얼이나 경험이 없다보니 실제로 현장에 출동해도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있다"며 "증거 확보의 방법이나, 어떤 조치를 취하고 어디에 조언을 구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동물학대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만큼 합리적이고 강력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면서 "동물학대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좀 더 제대로 수사하도록 매뉴얼이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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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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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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