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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적자는 성장주 명예 배지? '제2 테슬라' 기대감 뒤의 숙제

기사입력 : 2021년11월23일 16:26

최종수정 : 2021년11월24일 07:07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전기차 관련주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리비안 주가가 이달 10일 상장한 지 6일 만에 공모가의 2.2배인 170.01달러로 치솟았고 루시드는 같은 날 16일 55.52달러로 폭등해 한 달 새 2.3배가 됐다. 적자였던 테슬라가 고수익 회사로 거듭나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으로 탈바꿈하자 '제2의 테슬라'를 기대한 투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리비안과 루시드의 올해 3분기 차량 매출액은 '제로(0)'에 가깝다. 하지만 시총은 벌써 세계 자동차 대기업과 어깨를 견준다. 리비안 시총은 현재 1043억3000만달러로 제너럴모터스(930억달러)와 포드(81억8400만달러)보다 앞선 6위고 루시드는 841억6000만달러로 8위다. 리비안이 세계 4위 폭스바겐(1335억4000만달러)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리비안과 루시드의 주가 폭등은 작년 니콜라와 올해 로즈타운 주가 급락을 상기한다. 당시 니콜라에는 기술 사기, 로즈타운에는 수주량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의혹이 부상하고 니콜라와 로즈타운의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해 작년 고점 대비 현재까지 각각 모두 83% 폭락했다. 현재 사법당국 수사를 받는 워크호스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85% 떨어졌다. 워크호스는 월가 '금손'으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한때 유망성을 점친 기업이다.

다시 불고 있는 전기차 투자 열풍이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콜라와 로즈타운은 차량 생산조차 하지 않았던 데 비해 리비안과 루시드는 4분기부터 차량을 판매한다 점에서 '이번에는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회의론자 사이에서는 향후 성장성을 고려해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가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는 등 전기차 주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회의론 진영이 제기하는 대표적인 주장의 예가 폭스바겐 등 전통 회사와의 비교다. 자동차 시총 4위인 폭스바겐은 작년 약 930만대를 판매해 약 97억유로(약 109억달러) 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반해 리비안은 2009년 설립 이후 매출을 올리지 못했고 2007년 설립된 루시드는 3분기 5억2400만달러 적자를 봤다. 아직 제대로 된 실적조차 없는 업체들이 설립 80년이 지난 폭스바겐 시총과 비교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일부 회의론자는 리비안과 루시드 주가가 '이미 달나라로 갔다'는 조롱을 하기도 한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강세론자들의 '루시드 시총 1000억달러' 주장과 관련해 이를 정당화하려면 2030년 올해 회사 예상 생산량 577대의 1213배인 70만대(루시드 목표 50만대)가 연간 팔려야 하고 판매차 1대당 8만달러 이익을 내야 한다고 추산했다. 판매량은 메르세데스와 BMW의 미국 연간 수치를 합친 것과 같고 이익은 이는 현재 미국 판매차에서 통상 발생하는 수준의 두 배에 해당한다.

양사의 롤모델로 불리는 테슬라와 비교해도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주가가 향후 1년 동안의 시장 예상 주당매출액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주가매출액배율(PSR)은 루시드가 48배다. 2010년 테슬라의 상장 직후 PSR이 가장 높았을 때조차 22배에 불과했다. 리비안은 아직 시장 예상치가 없기 때문에 PSR 산출이 불가능하다. 테슬라가 상장 11년 만인 올해가 돼서야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9년 안에 1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리비안 목표를 두고 의구심이 나온다.

리비안과 루시드의 주가가 합리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30년 세계 전기차 판매액이 5조달러(전기차 판매 비중 30% 상정, 웨드부시 추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0%를 테슬라가 차지하고 루시드가 3%만이라도 가져가면 시총 1000억달러의 무난한 달성은 물론 1500억달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리비안의 지난 12개월 설비투자액이 약 14억달러로 순수 전기차 업체 중 테슬라(74억달러)와 BYD(24억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상당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생산량 목표치가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셜명이다. 테슬라의 2010년 상장 당시 연간 설비투자액은 4000만달러로 현 리비안과 맞먹는 수준으로 늘어난 때는 2014~2015년이다. 상장 시점 기준으로 리비아가 테슬라보다 4~5년 앞서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전기차 주가를 둘러싼 과열 논란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성장 산업인 만큼 미래의 매출이나 이익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투자자가 생각하는 적정 주가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신흥 성장 기업에 전통 밸류에이션 지표를 들이대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하거나 회사의 성장 전망이 공상적이 수준에 가깝다고 본다면 과열 논란은 더욱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신흥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데 공감을 하면서도 관련 기업의 적자를 일종의 '명예 배지'처럼 여기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테슬라가 과열 논란에도 주가가 급등할 수 있었던 것은 비약적인 실적 개선세로 가치를 증명한 게 큰 이유지 유망성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수년 전만 해도 자금난을 겪던 테슬라는 현재 영업이익률(3분기 기준)이 14.6%로 ▲포드 5.5% ▲GM 8.6% ▲폭스바겐 6.9%를 대폭 앞선다.

루시드의 피터 르왈린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에는 한계가 없다"며 주가 급등은 투자자들이 루시드를 전통 자동차 화사라기보다 테슬라처럼 본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계속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이들이 테슬라 행보를 따라갈지 니콜라나 로즈타운의 전철을 밟을지는 앞으로의 실적 추이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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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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