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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정영학, 첫 재판절차서 혐의 인정…나머지는 '보류'

기사입력 : 2021년12월06일 16:35

최종수정 : 2021년12월06일 16:35

정영학 측, 6일 1차 공판준비기일서 "공소사실 인정한다"
김만배·남욱·유동규는 입장 보류…"아직 증거기록 다 못 봐"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해 수사 단초를 제공했던 정영학 회계사가 첫 재판절차에서 혐의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증거기록을 아직 다 검토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 의견 표명을 보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정 씨를 비롯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이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유 전 본부장은 피고인 중 유일하게 법정에 출석했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본사의 모습. 2021.09.29 pangbin@newspim.com

이날 정 회계사 측은 "다른 피고인들과 입장이 다르다보니 준비기일이지만 나와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어떠한 낙인이 될까 두려움은 있지만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녹취록의 신빙성에 대해 우리도 어려움이 있는데 실체관계가 드러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의 피고인 신문조서나 공소장에 나타난 부분은 진술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있어 차후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는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의 수익 분배 등 내용이 담겨있다. 정 회계사는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검찰은 상당 부분 이에 기반해 수사를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씨 등 나머지 인물들이 녹취록의 신빙성을 모두 부인하면서 향후 재판에서도 녹취록 관련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아직 증거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했다며 차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김 씨 측은 "수사가 장기간에 걸쳐 방대하게 이뤄졌는데, 증거기록이 43권이고 진술증거만 50명"이라며 "방어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실 것을 재판부에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 측은 "2015년 이후 남욱 피고인이 어떤 관여가 있었는지가 기재돼 있지 않았다"며 "단순히 정민용 변호사를 추천 내지 고용했다는 사정 하나로 전체적인 공모 관계를 연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자체만 보더라도 그렇고 기소가 예정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언론 보도를 통해 언급이 되고 있는데, 최소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서라도 기록 열람복사가 최대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오전 한 차례 더 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김 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도록 서로 결탁해서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도록 불공정하게 배점을 조정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1176억원 상당의 시행이익을 몰아줘 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편의를 봐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 지급을 약속하고, 5억원을 건넨 혐의도 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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