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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고요의 바다' 배두나 "최선을 다해 만들었단 만족감 있죠"

기사입력 : 2021년12월31일 15:58

최종수정 : 2021년12월31일 15:58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안 좋은 평도 있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저희가 가지고 있던 시간과 한정된 조건 속에서 다들 피땀 흘려 최선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만족감은 있죠."

넷플릭스에서 한국형 SF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를 선보였다.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를 정우성이 장편으로 제작에 나섰다. 이 작품에서 배두나는 우주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송지안으로 열연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2021.12.31 alice09@newspim.com

"감독님께서 굉장히 영리한 방법으로 SF 장르를 풀어냈다고 생각했어요. SF지만 기술이나 과학적인 부분보다 사람의 심리를 따라가며 몰입시키는 것에 반했거든요(웃음). 제가 외국에서 SF를 찍으면서 '한국 예산으로 가능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의 단편을 보니 '이 사람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 24일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에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두나가 연기한 송지안은 5년 전 극 중 발해기지 연구원이던 친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고자 특수 임무에 참여한 우주생물학자이다.

"지안이는 공부만 하고 사회성도, 서교성도 없는 은둔형 외톨이 같은 스타일이었어요. 이 작품이 SF라서 선택한 건 아니에요. 이 작품 속 긴장감과 등장인물의 심리,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 인한 공포가 한 번에 펼쳐지는 힘 때문에 택했거든요.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최 감독님의 모습을 많이 참고했어요. 하하. 굉장히 말이 없으시고, 한 번도 자외선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처럼 얼굴이 하얗거든요. 감독님의 모습을 보면서 지안이라는 인물을 많이 잡아갔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2021.12.31 alice09@newspim.com

이 작품은 물이 부족한 미래를 배경으로 특수임무를 받고 달로 간 우주대원들의 이야기이다. 한국형 SF이기에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공개 직후 호불호는 크게 갈렸다. 느린 전개속도에 서서히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는 지루함으로 다가가기도 했다.

"'고요의 바다'는 외부에서 치는 파도를 보는 작품이 아니라 내부에서 소용돌이치는 파도를 보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1회부터 자극적인 요소를 쏟아내면서 시청자를 사로잡는 드라마는 아니죠. 그런 공식을 따르지도 않고요. 다른 관점으로 자극적인 걸 원하시는 분들은 안 맞을 수 있을 거예요.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지만, 배우의 눈에 집중하면 더 좋은 작품이죠. 그래도 저희가 갖고 있는 조건 속에서 피땀 흘려 최선을 다한 작품이라 만족해요(웃음). 제 주변에서는 그래도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긴장감이 커서 다음 편을 안 볼수가 없다고 해주더라고요. 제가 이 작품을 택한 이유기도 해서, 그런 말이 가장 기분 좋았어요. 하하."

속도감 있는 전개와 큰 자극 요소는 없지만 기후변화, 부족한 자원으로 인한 경쟁, 계급신분에서 오는 갈등, 연구윤리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담아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배두나 역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가 많은 화두를 던져준다고 생각해요. 환경부터 연구사의 윤리의식, 인간의 존엄성까지. 여러 부분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한 작품이었어요. 인류 구원보단 제 개인이 더 중요했던 저로선 이 작품 덕에 생각을 바꾸게 된 지점도 많았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2021.12.31 alice09@newspim.com

초반엔 여러 평들이 많았지만, '고요의 바다'는 후반으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공개 된지 이틀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4위로 상승한 후, 다음 날 27일엔 3위까지 올라왔다. '센스8'와 '킹덤', 그리고 '페르소나'까지 넷플릭스와 많은 연이 있는 배두나지만, 순위에는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창작의 자유로움을 보장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라 같이 일하면 정말 좋아요. 다만 약간 바뀐 게 있다면 이제는 순위를 매기더라고요(웃음). '킹덤'때만 해도 순위가 없었고, 시청시간도 없어서 배우 입장에서는 훨씬 자유로웠는데 순위도 생기고 시청시간도 집계하기 시작해서 부담스럽긴 하죠. 그래도 순위가 잘 나오니 기쁘긴 하더라고요. 하하."

1999년에 데뷔해 23년차 연기파 배우가 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작품에도 참여하며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완성시켰다. 이번 작품을 성공적으로 선보인 배두나는 영화 '브로커'와 '바이러스'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몸을 사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많이 부딪히고 더 많이 도전하는 게 제 전투력이 될 것 같았어요.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일하고 다양한 영화도 하니 재밌어요(웃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경험치를 쌓으려고 해요. 하고 싶은 건 다 해야죠. 하하."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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