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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와 몬드리안에 가린 추상회화 선구자 말레비치, '러시아 아방가르드전'

기사입력 : 2022년01월07일 07:20

최종수정 : 2022년01월07일 10:53

절대주의 창시한 말레비치 기념비적 작품 서울에
현대 디자인에 절대적 영향 미친 러시아 아방가르드
4월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추상회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와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이다. 그러나 사실은 추상회화의 태동기에 이들보다 더 혁신적이며 혁명적인, 추상회화를 가장 극단으로 몰고간 사람이 더 있었다. 바로 카지미르 세베리노비치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1935)다.

말레비치는 절대주의 운동의 창안자로 추상회화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까지 끌고 감으로써 순수추상화가 발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예술이 향유로서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서 인지하게 했으며, 후대 미술가들은 구상 미술을 벗어난 그의 작품으로부터 풍부한 예술적 영감을 제공받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말레비치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인> 2022.01.06 digibobos@newspim.com

그럼에도 우리는 미술사에서 왜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의 이름만을 들었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말레비치가 러시아(키에프) 출신으로 주 활동 무대가 러시아였기 때문에, 서유럽 중심의 미술사에서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칸딘스키도 러시아(모스크바) 출신이지만, 그는 1911년 뮌헨에서 아방가르드 모임인 '청기사파'를 결성해 독일 표현주의 미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1933년에는 파리로 망명함으로써 서유럽 주류미술에 편입됐다. 그러나 말레비치는 그러지 못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레비치가 조국 러시아에서도 배척되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을 때 레닌의 이념에 동조했고,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탈린이 집권하면서 선전 선동의 도구로서의 예술만을 원했던 스탈린은 철학적 사유가 깃들인 말레비치의 그림을 배척했고, 타락한 예술인으로 몰고 갔다. 결국 그는 두 번이나 간첩 혐의로 투옥생활을 해야 했다. 그의 절대주의 경향에 동참한 다른 화가들 작품 역시 모두 불태워졌다. 바로 이처럼 러시아에서도 멀리함으로써 미술사에 한동안 그의 족적이 배제되었던 탓이다.

1915년 미술에서 추상의 우월성을 힘주어 단언한 말레비치는 39점으로 구성된 비구상작품들을 '러시아의 마지막 입체미래주의 전시 0.10'전에 선보였다. <검은 사각형>(1915)은 이 작품들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작품으로, 전시실의 동편에 이콘화처럼 걸려 마치 러시아 정교회의 가정에 걸리는 종교적인 성상을 연상시켰다. 단순한 하얀색 바탕에 검은 사각형 하나가 있을 뿐인 이 작품은 이렇게 근대의 새로운 미술사조인 절대주의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의 등장은 뒤샹의 변기에 버금가는 충격이었다.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최초의 완전한 추상으로서 세계미술사에서 혁명적 전복을 시도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말레비치는 이후 '무'에 대한 인식을 발전시켜 1919년에는 색을 완전히 제외시킨 <흰 바탕 위의 흰 정사각형>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절대주의의 논리적 종결점이고, 말레비치의 철학적 종결점이었다.

트리치아코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말레비치의 대표작 <검은 사각형>은 경매시장에 나온 적이 없어 그 가격을 가늠할 수 없으나, 절대주의 최초의 작품으로 그 가치만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비치의 1916년 작 〈절대주의 구성 회화〉는 2008년 뉴욕 소더비에서 6000만 달러(현재 환율 706억2,294만2,500원)에 팔려 러시아 미술 작품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고, 2018년 다시 크리스티 경매장에 나와 8,580만 달러(현재 환율 1,015억140만원)에 판매되어 그 기록을 경신했다. 〈절대주의 구성 회화〉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순위 30위 안에 들어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관람객이 말레비치의 작품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2022.01.06 digibobos@newspim.com

지난 12월 31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서 이념 대립과 냉전에 의해 60년 이상 빛을 보지 못했던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 49인의 작품 75점을 소개한다. 추상미술의 선구자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부터 미하일 라리오노프, 나탈리아 곤차로바, 알렉산드르 로드첸코 등 20세기 현대미술과 건축,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러시아 거장의 작품들이다.

전시된 작품은 러시아 국립 미술관인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을 중심으로 크라스노야르스크 미술관, 니즈니 노브고로드 미술관, 연해주 미술관 등에서 왔다. 모두 러시아 연방 문화부에서 문화재로 등록·관리하고 있는 국보급 작품들이다.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한때 퇴폐 미술로 찍혀 종식을 고했지만 이내 구미 중심 미술사의 지평을 넓히는 예술 사조로 부각됐다. 국내 추상미술과 단색화 탄생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5일 열린 개막식에서 "서유럽 중심으로 짜여 왔던 근대 미술의 지평을 러시아를 포함한 비서구권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전시 의의를 밝히면서 "동시에 전쟁과 혁명의 격변기를 살았던 러시아 혁명가들의 삶에서 동시대성을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쟁과 혁명의 격변기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예술활동은 오늘날 4차산업혁명 시기, 즉 문명사적 전환기에 변화하는 시대상 앞에서 어떤 태도로 현실을 바라보고 겪어야 하는지 시사점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격려사에서 "러시아 아방가르드라는 산맥을 통과하지 않고는 현대미술에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중요한 20세기 전반의 역사"라며 "유럽이나 미국 미술에 비해 이상하게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접할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오랜만에 수준급 전시를 볼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러시아 아방가르드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 2022.01.06 digibobos@newspim.com

이데올로기에 막혔던 예술의 보고를 열어젖힌 이번 전시는 때마침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과 맞물리면서 가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상대적으로 짧은 양국의 외교 역사에도 문화 교류는 가장 성공적인 분야"라며 "특히 문화 행사는 양국 역사의 일부로서 양 국민을 연결시키는 정서적 토대를 강화한다"며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P.S : 절대주의와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현대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는 이들의 영향이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장소이자 사조였다. 이번 전시의 6번째 섹션은 바로 러시아 아방가르드가 현대 디자인에 어떻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영상을 통해 알려준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봐야할 영상이다. 전시는 4월 17일까지.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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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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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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