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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중립국 만들자?"...마크롱 '핀란드화' 해법 논란

기사입력 : 2022년02월10일 14:55

최종수정 : 2022년02월10일 14:55

마크롱, 발언 부인에도 외교가 핫이슈
해법될 가능성? 희박 vs 현실적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 해소를 위해 미국과 서방국들이 러시아와 외교적 해법 찾기에 열중인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냉전시대 용어인 '핀란드화'(Finlandization)를 협상 모델로 제시해 논란이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 푸틴과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2022.02.08 007@newspim.com

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가 러시아와 긴장 해소를 위해 협상테이블에 있는 모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피가로(Le Figaro)신문도 마크롱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우크라 '핀란드화'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책의 심오한 변화를 원한다. 나토란 안보 공간 안에서 러시아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우크라의 나토 가입 불가"라며 "다만, 우크라의 동의 없이는 어렵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러 전 프랑스 주간지 '즈루날 뒤 디망슈'(Journal du Dimanche)와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합법적으로 자국의 안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면서 "우크라 전쟁을 피할 합의는 가능하다.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가 아니라 나토와 유럽연합(EU) 규칙의 명확화"라고 말했다. 

'핀란드화'는 냉전시대 핀란드의 중립 표방을 의미한다. 1948년 소련과 서방국 간 냉전이 절정이 달했을 때 핀란드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핀란드는 소련의 침략을 받는 다른 동유럽과 달리 주권과 안전을 보장받았고, 대신 국경을 맞댄 러시아가 자국 내정과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해야 했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22.02.08 007@newspim.com

우크라를 냉전 당시 핀란드처럼 중립국으로 만들자는 얘기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푸틴 대통령과 회담 직후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회담한 그는 자신은 '핀란드화'를 말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라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들어본 적 없고, 아마도 내가 다른 맥락에서 말한 것 같다"며 "특히 핀란드 등 다른 많은 국가들이 (나토 가입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나토의 개방정책은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핀란드화' 해법될 가능성은?...희박 vs 현실적

비록 마크롱 대통령이 문맥상 오해가 있던 것 같다고 말을 정정했지만, 우크라 온라인 매체 '유로메이단 프레스'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은 2시간이었고, 푸틴 대통령과는 5시간이 넘었다"면서 '핀란드화'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크롱식 '핀란드화'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소련의 일부분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이후 서방에 경제와 정치적으로 가까워졌고, 나토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의 나토 가입을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어 '핀란드화'가 안전보장 요구 절충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새로운 가입에 열려있다는 이른바 "개방문(open door) 정책"은 미국과 서방국의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핀란드화'는 우크라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우크라의 국내외 정책에 러시아의 개입이 커질 수 있어 우크라나 나토 모두가 받아들이기 힘든 양보라고 NYT는 진단했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안나 비슬란더 대서양국장은 "이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가 추구해온 것과 반대되는 것"이라며 "'핀란드화'는 나토와 EU가입이란 장기적인 정치적 목표에도 크게 전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국 대표로 중재자를 자처한 마크롱 대통령의 '핀란드화' 발언이 독단적인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인 채텀하우스의 리처드 휘트먼 연구원은 "(핀란드화는) 우크라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핀란드화'가 가장 실행 가능한 해법이라고 평가한다. 러시아는 나토 동진 말고도 우크라 내정에 관여해왔고, 미국과 서방국은 우크라 편에 서서 직접 전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채텀하우스의 제임스 닉시 EU-러시아 관계 국장은 "지금까지도 핀란드는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와 서방 안보 체계에 완전히 화합할 수 있고, 유럽 안보의 통합 개념에서 봐도 매우 같은 편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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