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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끝내나했는데…CJ대한통운 택배노조·대리점 협상 결렬, 갈등 더 커지나

기사입력 : 2022년02월27일 06:00

최종수정 : 2022년02월27일 06:00

대리점, 고소고발 취하·부속합의서 재논의 수용
논의 기간 파업 자제하자는 제안, 노조는 '반대'
사측에 과도한 불신…연합회 "대화 중단 노조 책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가 파업 장기화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당분간 파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의 핵심 원인이었던 부속합의서를 재논의하는 데 양측이 합의한 반면 노조는 논의 기간 동안 일체의 쟁의행위를 하지 않는 등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화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정작 한발도 양보하지 않는 노조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 전국택배노동조합 파업 농성장에서 김종철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회 회장과 대화에 앞서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2.23 hwang@newspim.com

◆ '파업 원인' 부속합의서 재논의 합의, 표준계약서만 우선작성하자는데…노조는 '반대'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25일 오전 10시30분에 이어 오후 1시 두 차례 대화를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 23일부터 대화를 재개하고 사흘째 협상을 이어왔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게 된 직접적인 원인인 부속합의서를 재논의하는 것에는 양측이 동의했다. 부속합의서를 삭제하자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다시 얘기해보자는 수준에서 연합회가 수용한 것이다. 문제는 논의하는 동안 쟁의행위를 하지 않고 대체배송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항이었다. 이 조항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합의가 결렬됐다.

노조는 해당 조항을 받지 않은 이유로 회사와 연합회가 부속합의서 논의를 계속 미루면서 파업을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을 꼽는다. 하지만 노조의 판단은 사측에 대해 과도한 불신이 여전히 팽배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속합의서에 대한 대화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의도를 미리 짐작해 걱정하는 셈이다.

더욱이 연합회의 최종 제시안은 부속합의서 없는 표준계약서를 우선 작성하도록 돼 있다. 부속합의서를 삭제하자는 노조 주장을 우선 수용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노조는 파업이라는 수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노조는 불법을 저지르더라도 계약해지를 할 수 없는 조건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연합회는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는 생활물류법상 6년의 계약이 보장되지만 이보다 더욱 강력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불법파업에 따른 계약해지 금지 요구, 연합회 "수용 불가"…노조도 파업 위축 우려, 양보 안해

만약 파업이 재개될 경우 노조가 대체배송에 대해 방해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 역시 쟁점이 됐다. 연합회 측은 "쟁의행위를 빙자한 태업으로 서비스 차질이 발생해 국민 불편과 소상공인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합법적 대체배송을 방해해선 안 된다"며 "합법적인 내용을 요구했음에도 조합원들의 소득이 줄어들어 싫어한다는 이유로 거부하면 대화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연합회 차원에서 진행 중인 계약해지와 고발 등에 대해 중단한다는 내용도 합의 조건에 포함돼 있었다. 이 역시 노조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연합회와 다른 노조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파업이 6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3일부터 재개됐던 대화 마저 결렬되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점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연합회는 "택배노조의 불법행위와 폭력에 대해 법적 대응을 취하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는 압박이 상당했지만 노조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원청을 끌어들이는 데 목적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외부 압박에 굴하지 않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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