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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北이 정찰위성 시험이라며 '지구 사진' 공개 못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22년03월06일 13:41

최종수정 : 2022년03월06일 13:41

정성장 "28일보다 해상도 높은 사진 찍는 데 실패" 추정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6일 전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로켓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지난달 28일 사진보다 해상도가 높은 사진을 찍는 데까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발표하면서도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하지 못한 이유>라는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은 오늘(6일)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을 통해 어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을 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지난 2월 28일 발표 때와는 다르게 로켓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는 외부세계에서 정찰용으로 보기엔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2월 28일 사진보다 해상도가 높은 사진을 찍는 데까지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추정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전날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공정계획에 따라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22.2.28. [사진=노동신문]

정 센터장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지구 사진 공개 후 한국의 군 관계자는 '이런 수준의 해상도는 군사적 가치가 거의 없다'며 '정찰위성용 카메라는 지상 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해상도가 요구된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지난달 28일 북한은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 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하여 고분해능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고 주장했지만, 오늘은 '위성자료 송수신 및 조종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 위성관제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증했다'고 아주 간단하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의 대선을 의식해 정찰위성용 카메라로 한반도를 촬영하고도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다"며 "북한이 한국 대선을 의식했다면 한국의 20대 대선 사전투표일 오전에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아예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보수 정부보다 진보 정부가 오히려 국방비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왔고,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을 계승한다면 새 정부 임기 내에 한국은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6위에서 5위의 군사강국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므로 일반적인 추측과는 다르게 북한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을 계승할 이재명 후보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대북정책을 계승할 윤석열 후보를 내심 더 선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6일 간격으로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볼 때 오는 4월 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 전까지 정찰위성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인한 첨단 장비 수입 제한와 북한의 낙후된 민간 분야 기술로 인해 비록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는 성공하더라도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정찰 기술을 확보하는 데까지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날 선보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은 3월 5일 정찰위성개발계획에 따라 또다시 중요시험을 진행하였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같은 내용을 전하는 데 그쳤다.

통신은 이어 "시험을 통하여 국가우주개발국은 위성자료송수신 및 조종 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 위성 관제 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증하였다"고 설명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그러나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중요시험 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짤막한 설명 외에는 미사일의 고도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시험발사 때와 동일하게 미사일이라는 언급도 없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에도 '정찰위성 개발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MRBM을 발사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8시 48분께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270km, 고도는 약 560km로 탐지됐다.

군당국은 사거리와 고도 등을 볼 때 지난달 27일 발사한 MRBM 추정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와 군당국, 국방전문가들은 인공위성과 탄도미사일의 발사원리는 기본적으로 같다는 점에서 북한이 위성시험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 발사도 군사적 위협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띄우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장거리 로켓을 쏴야 한다. 우주 발사체용 장거리 로켓에 실린 위성은 대기권 밖 궤도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ICBM은 탄두를 대기권 밖까지 치솟았던 탄두를 다시 대기권 내로 진입시켜 목표물을 타격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 19일 핵실험·ICBM 재개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검토를 시사한 바 있어 '북한이 정찰위성을 빌미로 ICBM 발사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7일 발사 다음날엔 정찰위성 '촬영기'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했으나 이날 지면에선 사진 없이 게재됐다. 이는 북한이 올해 1월에만 7차례 진행한 미사일 발사와 이번 발사의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대명절인 4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제110주년까지 인공위성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 무력시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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