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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통령의 측근과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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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

수 백년 간 이어진 왕조의 기틀을 세운 군주들의 공통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저마다 다양한 답을 말할 것이다. 누군가는 명석한 두뇌에서 비롯한 지략을 들 것이고 누군가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주변사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들 것이다. 아랫사람을 감화시켜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용인술은 말할 것도 없고 출중한 무예나 든든한 집안 배경도 무시하지 못할 요인이 되겠다.

그러나 역사를 찬찬히 돌아보면 왕조를 반석 위에 세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비정함이다. 건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한 개국공신도 수성(守成)에 걸림돌이 되면 과감하게 숙청하는 비정함이야말로 성공한 군주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일관된 특징이다.

◆ 창업자와 공신

초패왕 항우에 맞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장을 누볐던 한신, 팽월, 영포의 헌신이 없었다면 유방은 절대 천하통일의 대업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항우라는 끝판 대장이 없어진 후 한신, 영포, 팽월은 가마솥에 삶겨진 사냥개 신세를 면치 못했다. 또 역성혁명(易姓革命)의 논리적 체계를 정립하고 조선이라는 국가 운영의 기틀을 세운 정도전은 의심의 여지없이 조선 건국의 최고 공신이었다.

그런 그도 대업이 달성되자 마자 창업동료이자 군주였던 태종의 손에 죽었다. 어디 정도전 뿐이랴. 태종은 권력 장악과 통치에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세력을 정리하기 위해 처남 4형제를 몰살하고 나아가 아들인 세종의 장인조차 죽였다.

기업이든 국가든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사람에 달려있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은 애당초 어려우니 널리 인재를 거두고 가려 쓰는 것이 국가경영의 핵심이다. 하물며 복잡다기하고 국가의 기능이나 크기가 엄청난 현대 국가에서는 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창업기에서 안정과 성장이란 그야말로 지난한 과제이다. 권력 쟁취의 길보다 더욱더 변수가 많아진다. 성공과 성장의 길의 요체는 창업주의 최측근과 개국공신의 발호를 막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작은 기업들의 경영 컨설팅을 하다 보면 하나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창업공신들이 감으로 해나가던 의사결정 과정을 시스템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한 기업들 만이 다음 단계로 뻗어나가는데 성공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작은 기업에 머물게 된다. 내가 사장님과 함께 이 회사가 여기까지 오는데 들인 공이 얼만데 내 의견을 무시하냐며 저항하기 때문이다.

사장님의 최측근 이자 창업공신으로서 누려오던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어하고 하던 대로 하고자 하는 습성이 시스템 정착에 저항하게 만든다. 성공한 창업주는 비정함을 감수해야 한다. 절대적 공로를 세운 측근일지라도 수성에 방해가 된다면 과감하게 배제할 수 있는 결단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수많은 실패한 창업자들은 '인(人)의 장막'에 둘러 쌓여 있는지도 모른 채 서서히 민심과 멀어지고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비참한 마지막에 봉착했다.

◆ 리더의 고뇌와 숙명

내일이면 탄생 할 새로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선거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다 보면 주변에 누구보다 혁혁한 공을 세운 측근, 내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핵심인물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권력자가 신뢰하는 만큼 측근들의 영향력도 강해지고 부지불식 간에 측근은 권력이 되고 세력이 된다. 리더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이는 피할 수 없다. 측근이 리더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면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인재가 일할 공간이 사라진다. 듣기 좋은 말을 앞세워 면종복배하는 간신들과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탐하는 뜨내기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렇게 힘들게 쌓아 올린 성취의 탑은 안에서부터 곪아가고 기세 등등하게 출범한 정권은 민심에서 멀어져 마침내 스러진다. 권력의 속성이 본디 그러하고 역사적 사례가 이를 증명해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귀 거슬리는 간언을 듣기 싫어함은 인지상정이다. 훌륭한 군주라해도 달콤한 세치 혀에 말년이 혼군(昏君)과 암군(暗君)으로 전락한 숱한 사례를 보면 간신을 이기는 군주가 없듯, 스스로 제어하지 않으면 같은 길을 가게 된다.

나보다도 나를 위해 더 헌신하고 충성한 측근과 공신을 내치는 것은 어쩌면 내 팔다리를 자르는 것보다 더한 고통일 수 있다. 인간적으로도 너무나 괴롭고, 나를 위해 기꺼이 궂은 일, 험한 일 해줄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주는 공포도 뒤따른다. 그러나 껍질을 깨야만 알에서 나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처럼 익숙하고 편한 것으로부터 단절해야만 전진할 수 있다.

우리 편에게 가혹한 리더가 되어 역사에 승리자로 남을 것인가, 우리 편에게 관대한 리더가 되어 패배자로 이름을 남길 것인가? 이 무겁고 하기 싫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이 '나' 뿐만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리더의 고독한 숙명이 아닐 수 없다. 환관의 발호와 문고리의 실세화는 우리는 익히 보아온 낯익은 광경이다. 하물며 비밀이라곤 없다는 대명천지의 민주국가에서 인사권으로 대표되는 권력을 어찌 사용하느냐가 사람을 해치는 칼이 될 수도, 유익한 도구 일 수도 있게 된다.  

'윤핵관', '이핵관'에 둘러싸임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결같이 '인(人)의 장막'이란 실패의 요소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런 핵심 관계자 일수록 이룸과 성취에 지족함이 절실하다. 오히려 문정부의 실세라던 '양정철'의 처신을 떠올려 장량(張良)처럼 표표히 떠나감도 괜찮지 않겠는가?

엄숙하고 처연한 역사의 담벼락에 무엇을 기록할 것이냐는 지고한 숙고와 시대의 소명을 일깨울 책임 또한 리더 스스로의 몫이다.

이근면 교수는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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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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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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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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