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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왜 일해야 하나요"...SW인재 구하기, 비수도권 '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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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이남은 전멸'...비수도권 중소SW기업, 인력난 이중고
"'제2의 판교밸리', 메가시티 안에 구축해야"

[서울·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산업 호조와 디지털 전환(DX) 가속화로 SW업계는 그야말로 황금빛 호황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1년 SW천억클럽'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0억 원 이상 연 매출 기업은 모두 326개사(2019년 284개사)였으며 매출 총액은 86조 9376억 원으로 전년도 74조 5000억 원보다 16.6% 증가했다. 또 기업 종사자 수도 2020년 16만5833명으로 전년보다 24.4% 증가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과 속을 들여다보면 웃을 수만은 없다. 중소·벤처기업들은 인재 구하기가 별 따기다. 특히 지방에 있는 중소·벤처기업 상황은 아예 하늘에 별 붙이기 수준이다. "판교 이남은 곧 전멸"이라는 자조섞인 말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패스틀리의 클라우드 기반 초고속 CDN을 이용하는 개발자 [사진=업체 홈페이지]

◆'판교 이남은 전멸'...비수도권 중소SW기업, 인력난 이중고

대전에서 플랫폼 관련 SW기업을 운영 중인 A대표는 얼마전 대전 본사를 두고 서울 강남에 별도 사무실을 열었다. 원래 대전에서 개발과 실증 모두 진행하려 했지만 관련 인력을 구하지 못해 결국 '강남 입성'을 마음먹게 된 것. 개발은 강남 사무실에서, 실증 등은 대전 본사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A대표는 "구인을 1년 넘게 하고 있지만 대전에서 인재 구하는게 너무 어려워 SW기업이 밀집된 강남에 사무실을 열게 됐다"며 "비싼 임대료 등으로 고민했지만 구인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SW기업들의 인력난 문제가 심각하다. 인력난은 모든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지만 SW산업, 그 중에서도 지역의 SW중소벤처 기업은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처참하다.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T분야 인력 부족 규모는 9453명이었다. 연구소는 올해 1만4514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여성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정보를 살피고 있다. 2021.10.19 kimkim@newspim.com

업계에서는 지방 기업이 느끼는 인력 부족 규모는 그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외 지역에 소재한 기업 51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지역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지방소재 기업은 '인력 확보'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손꼽았다. 반면 수도권은 지방에 비해 인력수급은 용이하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수도권 대학 입학자 비중은 2013년 42.0%에서 2020년 43.5%로 1.5%포인트, 동 기간 대학원은 56.4%에서 57.6%로 1.3%포인트 상승했다. 학사 이상의 질 높은 인재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상황에서 청년층까지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기업 현장의 인력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진 상황.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 간 외국인 근로인력이 6만 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인력난은 더 심화됐다. 가뜩이나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SW업계도 전반적인 산업군의 인력난 폭풍을 거세게 맞고 있다.

경남 창원의 한 물류 관련 SW기업 B대표는 당초 지난해 말로 계획했던 제품 개발이 몇 개월 늦어져 곤욕을 치렀다. 회사 창업부터 함께했던 개발자가 타 기업으로 스카우트되며 '인(in) 판교' 했기 때문이다. B대표는 "높은 연봉과 복지 등을 제시했지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개발자들이 몰려 있는 판교에서 일해보고 싶다며 떠났다"며 "새로운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서울·부산 출장을 몇 번이나 다녀와 부산에서 간신히 사람을 구해 출시 시기를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B대표는 "인재유출이 언제 또 발생할지 몰라 항상 개발자 수소문을 하고 있는데 그게 요즘 제 주요 업무"라고 털어놨다.

강원도 한 도시에서 농업 관련 SW기업을 운영하는 C대표도 본사는 강원도에 그대로 두고 인재 채용을 위해 경기도 한 도시에 새로운 사무실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모 부처 장관상을 받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인력난은 피하지 못했다. C대표는 "솔직히 모셔갈 곳 많은 강남.판교를 두고 지방으로 내려오려는 개발자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하소연하며 "회사 미래 가능성을 어필하며 간신히 능력 있는 개발자를 채용한다고 해도 언제 그만두려 할지 몰라 업무 계속성 측면에서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빠르게 인구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부산 또한 인력난을 피하지 못했다. 전영준 동의대 부산IT융합연구소 실장은 경남 지역 SW중소기업의 개발자 구인 문제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영준 실장은 "개발자 구인 문제로 타 지역 관계자에게 고충을 털어놓으면 '그래도 부산은 여기보다 나은 편'이라는 말을 듣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지역 내에서도 '부산의 판교'라 불리는 해운대구 '센텀지구'에 위치한 기업들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공단 지역이나 경남 외지에 소재한 기업들은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넘어 별 붙이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딩 프로그램 [자료=딥마인드 웹사이트]

◆"'제2의 판교밸리', 메가시티 안에 구축해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SW 중소기업 인력난은 '지방 인구소멸'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0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 유출된 청년 인구는 약 9만 3000여명 수준으로 2010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비수도권의 모든 지역에서 청년층이 감소하고 있는데 특히 도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젊은 층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 청년까지 수도권으로 흡수되고 있다.

지역 기업도 인구감소 위기를 느끼고 있다. 대한상의가 지난 2월 비수도권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68.4%가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를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못 느낀다'는 응답은 31.6%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역대 정부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지방기업이 느끼는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지방기업 불안감과 실질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난으로 기업들도 지방투자를 꺼리고 있다. 투자가 저조하니 기업이 떠나고 그 때문에 다시 인력난을 겪는 악순환 상황이다. 실제로 부산상공회의소 '2020년도 매출액 기준 부산기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투자는 2017년 이후 정체됐지만 그 속에서도 수도권 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투자 비중은 2013년 41.8%에서 2020년 47.6%로 증가했다.

지자체도 SW중소·벤처기업 잡기에 안감힘이다. 인건비뿐만 아니라 사무실 지원, 세제 혜택 등으로 본사 이전을 필사적으로 막는 중이다. 하지만 인재 채용이 기업 생존과 직결된 SW기업의 인재가 몰려 있는 수도권 이전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지자체 지원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C대표는 "인재 채용 시 지원금을 지자체에서 지원해주지만 인재 채용 그 자체를 기업에서 하다보니 지자체 지원으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수도권과 지역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지역에는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김병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 2022.04.27 photo@newspim.com

이 가운데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기회발전특구'에 대한 지역 SW기업의 기대가 높다. 지난달 27일 인수위는 지역발전을 위한 기업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기회발전특구계획을 발표했다. 지역에 창업자에 대한 증여세 감면, 취득·재산·법인소득·상속세 감면, 개발펀드의 각종 세제 지원과 규제 특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대기업 등이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지역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준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인구 소멸 위기의 지역을 기업 유치를 활성화해 일자리 창출과 지방균형 발전을 이끌겠다"며 "당선인의 관련 정책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맞춤형 인력 공급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KIET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의 '퀵 스타트' 프로그램이 그 대안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내 투자가 체결되는 시점에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을 개설하고 참여자를 모집한다. 그리고 투자 완료 시점에 그 사이 양성된 맞춤형 인력을 기업에 공급하는 형태다.

때문에 투자자는 지역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수급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 지역 투자를 높이고 이를 통한 지역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기아자동차와 2018년 SK이노베이션은 퀵 스타트를 통한 맞춤형 인력 공급을 조지아주 투자의 주요한 요인으로 손 꼽기도 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이 27일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2022 DSC 모빌리티 플랫폼데이'를 개최했다. 사진은 허태정 대전시장. [사진=대전시] 2022.01.27 nn0416@newspim.com

인구소멸 위기 및 인력난을 '메가시티'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부산·울산·경남 지역과 대전·세종·충청 지역이 각각 '메가시티' 구축을 목표로 산업경제문화에 대한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메가시티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2의 판교밸리' 구축를 지자체 주도로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영준 동의대 부산IT융합연구소 실장은 "삶의 질과 워라밸에 관심 많은 MZ세대에 맞춰 관련 인프라를 목표로 하는 '제2의 판교밸리'를 구축해서 개발자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n04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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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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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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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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