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기자수첩] 불쾌한 '사이버렉카'의 잔상, 진짜 화살이 향할 곳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영화 '나이트 크롤러'에서는 끔찍한 교통사고 현장의 특종이 될 만한 사건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TV 매체에 고가에 팔아 넘기는 이들이 나온다. 경찰이 도착하기도 전에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을 스케치하고 전화를 통해 가격을 흥정한다. 자극적이고 유혈이 난무한 끔찍한 사고 현장을 적나라하게 촬영해 몸값을 높인 주인공은 결국 완벽한 특종을 위해 사건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목숨이 오가는 사건의 본질은 잊혀지고 자극적인 장면과 돈만을 좇는, 촌각을 다투는 경쟁과 비극만이 남는다. 국내에선 온라인 이슈 유튜버 '사이버렉카'들이 비슷한 예다.

최근 여러 인터넷 방송 BJ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이버렉카'의 행태를 비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연예인, 또는 유명인의 부정적인 이슈를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횟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의 돈벌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누구든 이름만 봐도 알 만한 유명인들의 이름을 팔아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내용조차도 자극적으로 왜곡, 포장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일으킨다.

양진영 문화부 기자

'사이버렉카'의 폐해가 주목받으면서 일명 '어그로' 자체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곱지 않다. 심각한 문제의 주범인 이슈 유튜버들은 조횟수 올리기와 수익내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의도치않게 이같은 행태에 물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조금이라도 더 주목받기 위해 애쓰고 튀는 제목, 썸네일 제작에 골몰한다. 그러다보니 굳이 나쁜 의도가 없었어도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 갑작스런 비보를 전한 강수연을 제목에 넣었다가 비판받은 의학 전문 방송인 홍혜걸이 비슷한 케이스다. 그는 8일 '강수연은 왜 숨졌나'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 비온뒤에 뇌출혈의 위험성과 전조 증상 등의 내용을 다룬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된 뒤 일부 시청자들이 고인을 이용한다는 비판을 쏟아내자 홍혜걸은 제목을 수정하고 SNS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대중을 상대하는 미디어 종사자들은 예민하게 정서를 살펴야 했는데 제가 부족했다"며 "마음 상한 분들에게 사과드린다. 팬들에겐 다소 무례하게 보일 수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의 '강수연은 왜 숨졌나'에서 '강수연 별세의 원인과 대책'으로 해당 영상의 제목은 수정된 상태다. 홍혜걸은 전문의는 아니지만 서울대학교 의학 박사로 의사 출신 1호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인사다. 문제가 된 영상 댓글에는 "내용이 유익하다"면서 홍혜걸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홍혜걸 입장에선 조금은 억울할 법하다. 굳이 제목에 강수연을 넣을 필요가 있었나 하는 지적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그가 순간적으로 약간의 판단미스를 했을지언정 시청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감도 없지않다는 얘기다. 우호적인 댓글 반응으로 미루어보아 기자 출신인 홍혜걸이 이왕이면 필요한 시점에 시의적절하게 뇌출혈 관련 이슈를 다뤄준 적임자라는 것을 해당 채널의 구독자들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강수연의 이름을 보고 불편함을 느낀 것도, 홍혜걸이 의도치않게 실수 아닌 실수를 한 것도 이미 숱하게 여러 사람을 잡은, 불쾌한 '사이버렉카'의 잔상 탓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그의 콘텐츠는 사이버렉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오해가 이어졌다. 의사의 본분을 따랐던 홍혜걸에게도, 강수연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도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진짜 비난의 화살은 지금도 유명세만 쫓으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자극과 돈만을 좇는 사이버렉카를 향할 때다.

jyyang@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