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형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곽상도 전 의원이 해결해줬다는 남욱 변호사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6차 공판을 열고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 피고인 사무실에 저랑 정영학 회계사가 모였을 때 김만배 피고인이 웃으면서 '큰일날 뻔 했다. 김상열(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자기들이랑 컨소시엄 구성하자고 제안을 해서 우리 컨소시엄이 깨질 뻔 했는데 상도형(곽상도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서 그걸 막아주셔서 우리가 당선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당시 호반건설이 하나은행과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화천대유의 컨소시엄이 깨질 뻔한 위기를 곽 전 의원이 막아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 회계사는 "당시 하나은행이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면 1000억에서 1500억 정도의 추가이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하나은행이 더 많은 이익을 쫓아가면 화천대유는 주관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김씨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들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오른쪽). 2021.11.03 hwang@newspim.com |
또한 남 변호사는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줘야한다"며 "이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아준 대가"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을 민간개발로 바꿔달라는 부동산 개발 시행사의 부탁을 받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원지검에 구속기소된 적이 있다.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비롯해 10여 명의 변호인단을 꾸렸으며 남 변호사는 무죄판결을 확정받았다.
이에 남 변호사는 "변호사비는 이미 완납을 했었다"며 "왜 (김만배 피고인이) 수원지검 사건을 막아준 대가로 50억원을 지급한다고 한 것인지 믿기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로부터 곽 전 의원의 아들을 통해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줘야겠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으며 2019년에 "상도형은 아들내미 줬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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