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석·윤성현·김태균도 고발…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등 혐의
유족 "청와대 은폐·조작, 검찰 엄중 수사 통해 진실 밝혀져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이 '해경왕'으로 알려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해양경찰청 관계자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2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해경왕'으로 불리며 해양경찰청에 월북 수사 지침을 내린 의혹을 받는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A씨를 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좌)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우)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일명 '해경왕'으로 불리는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해양경찰청 관계자 등 4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2.06.28 kintakunte87@newspim.com |
유족 측은 전 청와대 행정관 A씨 외에도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이었던 윤성현 남해해양지방경찰청장과 형사과장으로 있었던 김태균 울산해양경찰서장, 서주석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도 같은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해경왕은 해양경찰 수사국장에게 수차례 전화해 고함을 쳤을 뿐만 아니라 수사국장을 찾아가 감당할 수 있냐며 압박을 하고 해경 지휘부에 '자진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며 "월북조작 지침과 관련해 청와대와 해양경찰의 연결고리로 사료돼 고발한다"고 밝혔다.
A씨는 더불어민주당 보좌관 출신이자 지난 2020년 9월22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해양경찰 간부들 사이에 일명 '해경왕'으로 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변호사는 서주석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에 대해 "언론에 따르면 국방부가 고 이대준의 시신 소각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이 당시 서 전 사무처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며 "서 전 사무처장에 의해 국방부 발표가 변경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형사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청장에 대해선 "유족은 지난해 10월22일 오후 1시 인천항에 도착했는데 같은 날 오후 3시경 윤 청장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정신적 공황상태라고 말해 유가족의 자살충돌을 일으키게 한 자"라며 "윤 청장의 신속한 구속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이날 "저는 동생의 희생이 너무도 억울하고 가슴 아프지만 값진 희생이 됐으면 한다"며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는 무엇을 했고 은폐와 조작에 누가 얼마만큼 개입됐는지 진실은 이제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해경의 초동 수사 과정이 투명했는지, 정당한 수사가 이뤄졌는지, 국방부의 정보 분석이 정당하게 이뤄졌는지, 보고와 지시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작동됐는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래진 씨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정호 전 민정수석비서관,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배당됐다.
해수부 어업지도 공무원이었던 이대준 씨는 지난 2020년 9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다. 북한군은 이씨를 사살한 뒤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경은 이씨가 도박 빚 등으로 현실 도피를 위해 의도적으로 월북했다고 판단했지만, 정권이 교체된 후 1년 9개월여 만에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시 전 청와대 관계자들이 해경의 수사를 방해하고 국방부에 '월북 프레임' 지침을 내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이래진 씨와 김 변호사는 최근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이 요구한 기록물은 피살 이후 2020년 9월 23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과 당시 참석자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 해경왕으로 불리며 해경에 월북 수사 지침을 내린 의혹을 받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이름이 포함된 자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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