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다채로운 리뷰, 흥미진진해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다 큰 어른들의, 미묘한, 감정의 시간차를 둔 짙고 깊은 로맨스를 그려냈다.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파고를 불러오는 이 영화는 올해 칸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칸 영화제 수상과 박해일, 탕웨이와 영화를 작업한 소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칸 수상이 기쁠 법도 하지만 "상을 못받아서 슬프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유로 그리 좋지도 않다"면서 담담한 반응을 내놨다.

"칸에 가서 수상 못한 적도 있지만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근데 주변 사람들이 섭섭해하니까 죄 지은 것 같고.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지는 않았어요. 상투적인 얘기라 하나마나지만 영화로 경쟁해서 상을 받아도 그리 좋지는 않아요. 작품을 경쟁을 붙여서 상을 주고 안받고 하는게 가치있는 일인가 싶죠. 심사위원 구성에 따라 취향이 많이 갈리기도 하고요. '헤어질 결심'이 제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는 다른 작품이랑 같겠죠. 배우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박해일 탕웨이가 함께 한 영화라는 의미로 제게 남겠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 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CJ ENM] 2022.06.29 jyyang@newspim.com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 '헤어질 결심'을 기획한 이유로 전작인 '리틀 드러머 걸'을 들었다. 영국 BBC 드라마로 선보였던 이 작품은 유럽 로케이션 촬영에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한국어 영화를 만들고 싶었음을 고백했다.

"'리틀 드러머 걸'은 영국에서 만들고 촬영도 그리스, 체코 같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했죠. 다음 작품은 무조건 한국에서 한국어로 하는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극장용으로요. 최선을 다해서 찍었고 자부심도 있는데 극장에서 보여드릴 수 없어 서글펐거든요. 그래서 최고 수준의 후반 작업의 결과를 해내고 싶었고 극장에서 선보이고 싶었죠. '리틀 드러머 걸'은 팔레스테인 분쟁을 소재로 해요.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다음 작품은 사회, 정치적 메시지가 없는 영화 그 자체, 최소한의 형식으로 짜인 가장 순수한 형태의 영화를 바랐어요. 런던에서 정서경 작가가 여행 왔을 때 붙들어 앉혀놓고 '헤어질 결심'을 구상했죠."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 시사 이후 쏟아진 제각각의 반응들을 언급하며 "재밌다"고 말했다. 평소 리뷰를 잘 읽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이들의 리뷰들을 읽으며 흥미진진한 한 때를 보냈다고도 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평도 소개했다.

"이 영화의 리뷰 자체가 다 재밌어요. 여러 비평가와 기자분들이 시적인 문체로 적어 내려간 걸 읽는 게 좋아요. '이 기자분 CJ에서 밥 한번 사드려야겠다' 얘기하기도 하고요. 각자 다르게 영화를 보신 것도 재밌고 각자의 성격이 드러나는 문체로 쓴 글을 읽을 때 흥미진진하죠. 그 중에서도 '히치콕 영화를 보지 않고 만든 히치콕키안 필름 같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굉장히 사적인 영화가 될 것 같다. 관객 한명 한명에게 개인적인 감상을 일으키는 영화요. 그래서 뭘 읽어도 재밌고 전문 리뷰어가 아니어도 일반 관객들이 올린 댓글 하나만 봐도 흥미로운 표현들이 많아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 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CJ ENM] 2022.06.29 jyyang@newspim.com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란 점도, 박해일, 탕웨이의 조합도 주목받았지만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도 무언가 의미심장하다. 제목을 고른 이유와 더불어 그 제목을 통해 보여주려고 한 영화의 톤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감독에게 직접 들었다.

"'아가씨' 때와 비슷한데 정서경 작가와 함께 각본을 쓰면서 말 하는 중에 딱 걸린 단어였어요. '여기서 해준이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는 거겠지'. 그 말을 하다가 꽂혔죠. 결심이라는 말을 쓰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결심대로 잘 될까? 관객이 그래도 생각하게 만드는 제목이고 궁금하게 만드는 말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의 메시지나 주제는 딱히 없어요. 개인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죠. 다만 이들의 감정은 감춰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아요. 관객은 그걸 유심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고 그런 집중을 통해서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을 때 느끼는 감정을 하나씩 알아가는 거죠. 그게 이 영화를 보는 의미예요. 답답할 때도 있고 웃길 때도 있고 어쩔 수 없는 모습도 있어요. 그게 우리 모습이고 사랑할 때의 모습이죠. 개인적인 영화가 아닌가 해요."

인터뷰 도중 박 감독은 처음으로 함께한 박해일과 탕웨이에게 애정을 넘어서 존경에 가까운 감정들을 종종 드러냈다. 박해일이 연기한 신 중 많이 웃었던 장면을 언급하거나, 탕웨이가 한국어 대사의 의미를 다 파악하고 연기하고 싶어했던 일화들을 떠올리며 작업 과정 자체가 한 편의 영화같은 순간들을 얘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 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CJ ENM] 2022.06.29 jyyang@newspim.com

"해준이 '내 심장을 왜 갖고 싶었냐'고 묻고 서래가 '심장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하니까 '아아아아'하고 길게 대사를 치는 장면이 웃기고 좋았어요. 딱딱하고 고상한 외면 안에, 처음으로 장난기를 드러내고 친밀해졌다고 생각하는 속내가 드러나서요. 순간 눈이 장난기로 반짝반짝할 때 '이게 박해일의 해준이구나' 실감했죠. 탕웨이씨는 언어 감각이 굉장히 좋다는 걸 사전 조사를 통해 알고는 있었어요. 한국어를 기초부터 문법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갔고, 대사를 소리나는 대로 발음만 해서 연기하는 건 자기 능력 밖이라고 하더군요. 선생 두 명을 붙여서 문법, 발음을 다 공부했고 공책에 한글과 중국어를 빼곡히 적어놨어요. 후시녹음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는데 그때도 정말 그 프로페셔널함에 감탄했죠."

모든 신과 대사가 박 감독이 뽑은 인상깊은 순간들이겠지만, 그는 이포 경찰서에서 재회한 해준과 서래의 심문신을 가장 좋아하는 신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품위있는' 형사가 '붕괴'를 맞는 이 영화의 매력을 천천히 곱씹게 할만한, 그만의 생각과 설명을 곁들였다.

"개인적으로 이포경찰서에서 심문 장면이 제일 좋아요. 대사를 고르라면, 탕웨이씨의 중국어 대사를 꼽을까요. 유일하게 해준이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어 대사죠. '한국말로 해줘요' 라고 답답해하는데 그 통화에서 해준은 그간의 침착성과 품위를 다 잃고 다급하죠. 나중에 부하 형사한테 전화할 땐 거의 어린애 같아요. 서래 입장에서나 관객이 듣기에도 결정적인 대사가 되겠죠. 지금은 너무 이기적이고 세속적이고 경박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시대예요. 어떤 멸종 동물처럼 보기드문 기품을 가진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렇다고 그걸 뿜뿜 자랑하면서 끝나면 재미 없잖아요. 그 사람이 어떻게 붕괴되고 품위를 어떻게 잃어버리느냐. 또 그 과정을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느냐. 그걸 인지하는 사람만이 고통스러워할 수 있는 거라 영화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jyyang@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