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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금융사 CEO 처벌 감경해야...법 조항 만들 것"

기사입력 : 2022년08월17일 06:10

최종수정 : 2022년10월26일 10:46

"경제법령 83%가 CEO처벌 조항, 감경 조항 만들 것"
금융위원장과 디지털자산 독립 행정기구 설립 논의
실명계좌 발급 절차 불투명, 전문은행제도 도입해야
코인 발행업자 사업 정리 위기, 실태 파악 촉구할 것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규제혁신의 중요 아젠다는 최고경영자(CEO) 처벌 감경이다. CEO에 대한 처벌은 줄이고, 사고자와 사고 관련자 책임을 명확하게 가려내 징계해야 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금융시장이 생존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윤석열 정부에서 내세운 금융정책을 요약하는 키워드는 '규제혁신'이다. 새 정부의 금융정책 책사로 불리는 윤창현(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규제혁신을 위한 첫 단추로 금융사 'CEO 처벌 감경'을 꼽았다. 윤 의원은 디지털자산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가상자산 기본법 제정에 앞장서고 있다. 'CEO 처벌 감경'이 묵은 규제혁신의 쟁점이라면, 가상자산 시장 재정비는 신산업 창출을 위한 핫이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8.12 kilroy023@newspim.com

◆ "착하게 살자式 내부통제는 지양해야"

윤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만나 "내가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하려고 하는 중요한 꼭지가 CEO 처벌 감경 조항"이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회장, 은행장부터 징계하려고 하는 관행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진행 중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 취소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1·2심과 하나은행 1심 등 DLF 관련 재판부 판결이 엇갈리자,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에 관한 법리 확립을 위해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아보자는 취지다. 사실상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도 출입기자 간사단 간담회에서 "금융사 내부통제와 관련해 CEO 제재는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당정이 의견 일치를 이룬 셈이다.

법적 쟁점은 금융사 내부통제제도 마련 의무를 넘어선 '실효성'과 CEO의 책임 여부다. 이 두 가지를 명확히 해야 내부통제제도 위반에 대한 모호성을 해소할 수 있다. 윤 의원은 "본질적으로 CEO 책임 여부가 뒤에 숨어있는데, 우리나라엔 잘못된 상황을 방지 하려면 CEO를 처벌해야한다는 '법 감정'이 있다"며 "CEO에 대한 처벌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법령 상 형벌규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19년 10월 말 기준 285개 경제법령상 형사처벌 항목은 2657개에 이르며, 이중 83%에 해당하는 2205개가 CEO까지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다. 이로 인해 대표 이사가 현실적으로 파악하거나 통제하기 불가능한 피고용주의 범죄 행위에 의해서도 처벌을 받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왔고, 이번 금융당국과 손 회장의 소송은 이 문제의 정당성을 도마 위에 올려놨다.

윤 의원은 "(윤석헌) 전임 금감원장이 금융사에 문제가 생기면 CEO 책임으로 규정하고 징계하는 관행을 만들면서, 금융회사들이 징계 수위에 대해 반발해 법원까지 가게 된 것"이라며 "손태승 회장 한명의 옳고 그름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CEO 처벌은 반발만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석헌 전 금감원장 재임기간 중 중징계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총 169명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20년에만 전체의 57%에 해당하는 96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윤 의원은 "내부통제는 심하게 말하면 '착하게 살자'란 말처럼 모호하다"며 "이번에 700억원 가까이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은 금융위원회 파견 공문까지 위조하는 사기 고수였다. 그 정도로 악의적으로 작정한 경우 내부통제시스템으로 포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감원이 3심에서 정확한 판례를 받아서 프로토콜을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케이스로 감독규정이나 법 개정을 잘해서 내부통제라는 어려운 과제를 잘 정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디지털자산 독립 행정기구 설립, 금융위와도 논의"

윤 의원은 디지털혁신의 선봉장이기도 하다. 수많은 금융 공약과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인 '디지털패권 국가로의 도약'은 윤 의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중 핵심 공약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지난 11일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디지털자산특위는 여당 내 설립된 가상자산특별위원회를 확대·개편한 것으로, 윤 의원은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투자자보호 및 기본법 마련을 위한 민·당·정의 의견 합치를 이뤄내고 있다.

윤 의원은 "특위는 투자자보호·제정안 마련 촉구, 기본법 뼈대 형성 등을 위해 민·당·정 관계자들을 모셔 대화의 장을 만드는 일종의 효소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했거나 상장에 어려움을 겪는 코인마켓 등 소외된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종적으론 기본법 제정을 목표로 하는 만큼, 정부와 당국이 나서줘야 한다"며 "2020년 설치된 '개인정보보보호위원회'와 비슷한 독립적·범부처 성격의 전담기구를 설립해 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겨야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디지털자산 이슈가 금융위,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검찰청 등 전 방위에 걸쳐있는 만큼, 모든 기관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커미션(위원회)을 설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의원은 "합의 행정기구를 통해 민간단체 연합회를 만들어 자율 조정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고, 협조체제가 잘 구축되면 진흥과 규율정책을 균형적으로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도 이와 관련해 논의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해 합의 행정기구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민·당·정 정책간담회와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윤창현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11 photo@newspim.com

◆ "가상자산 전문은행 지정해 원화거래소 늘려야"

윤 의원은 현재 5대 거래소 외에도 실명계좌 발급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상자산 전문은행 지정제도 도입도 거론했다. 윤 의원은 "원화 거래 허가를 위한 행정 행위를 설계할 때 중간 단계에서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보기 힘든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도록 한 것이 문제"라며 "지난 정부에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주는 과정에서 발표를 금요일 저녁에 하는 올빼미 공시를 하는 등 독립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 미리 접촉해서 조율한 듯 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 행위의 투명성·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상자산전문 은행제도를 만들어 일부 은행에게 전문은행 타이틀을 주고, 심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며 "의무를 부과하는 대신 가상자산 업무를 주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기본법에 관련 내용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수리 가상자산거래소 26개 중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가상자산거래소는 5개로 19.23%에 불과하다.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는 최근 3차 민·당·정 간담회에서 코인마켓거래소를 대변하며 "금융당국과 은행이 공동으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거래소들이 은행과 협의를 위해 뭘 준비해야하는지도 모른다"며 "은행들도 협의과정에서 '금융당국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또 "증권형 토큰 중 명백한 증권성이 있는 경우만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아야하고, 애매한 것들은 기본법으로 규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금융위에서 증권성을 폭넓게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금감원과 협치를 이뤄야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러 재단에서 중소 거래소나 해외거래소를 통해 코인을 전량 매도하고 사업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뉴스핌 보도([단독] 200억대 코인 재단들 '대량 매도' 모색...제2의 루나 사태 우려/7월19일자)와 관련해선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처럼 백서를 게재해 놓고 실행 안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중간 심사가 필요하다"며 "5대 거래소가 발족한 닥사(DAXA)에서 준비하는 것으로 아는데, 코인런이 생기지 않도록 비밀리에 심사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불의의 사고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선 투자자보호 기금을 마련해 커버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코인마켓도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출했으니, 빨리 실태 파악을 해서 상황 알려달라고 주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출신이자 한국금융연구원장·공적자금관리위원장 등을 거친 윤 의원은 경제·금융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 감각을 모두 갖춘 드문 인물이다. 그가 디지털특위 위원장 임명 소감에서 밝힌 것처럼 규율과 진흥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좋은 법'을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byh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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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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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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