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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하다…벵뒤굴서 보는 역사

기사입력 : 2022년08월26일 08:09

최종수정 : 2022년08월26일 08:09

[제주=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벵뒤굴이 2022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 공개된다.

오는 10월 1일부터 16일 개최되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 특별탐험대-만 년의 비밀 속으로' 프로그램 중 일환으로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대표 동굴인 벵뒤굴을 체험을 준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주 벵뒤굴 내부 [사진=뉴스핌 이지은 기자] 2022.08.26 alice09@newspim.com

약 1만년 전 인근 거문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으로 형성된 벵뒤굴은 총 길이가 4.5km이다. 만장굴(7.4km)에 비해 짧은 거리이지만, 전 구간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좁은 미로 같은 구조가 특징인 곳이다.

이진석 학예연구사는 "저희 역시 벵뒤굴 전 구간을 파악하지 못했다. 미로처럼 돼 있어 길을 잘못 들면 내부에서 갇히기 때문에 저희 역시 조심스럽게 탐사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로와 같은 구조로 인해 제주 4‧3 사건때 피신처로 쓰인 장소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벵뒤굴은 제주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하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는 3군데이다. 축전 전 벵뒤굴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언론에 공개됐고, 취재진은 1입구로 들어가 2입구로 나왔다. 모든 입구가 좁고 낮아 입장부터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내부는 용암동굴이었던 만큼 70여 개의 용암석주는 물론, 동굴광장, 용암석순, 용암교 등 동굴 내부의 지형지물이 많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벵뒤굴 1입구 앞에 있는 설명서 [사진=뉴스핌 이지은 기자] 2022.08.26 alice09@newspim.com

동굴 구조 역시 나뭇가지처럼 사통팔달형으로 이뤄져 있어 국내 최대의 미로형 동굴로 꼽힌다. 그렇기에 특수 재질로 만든 탐사복, 헬맷, 무릎‧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해야만 비교적 수월하게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상당 구간을 기어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 소모를 요한다.

남다른 체력을 요하지만, 동굴 내부는 1만 년 동안 켜켜이 쌓인 자연의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황금빛을 내는 박테리아 층부터 동굴산호와 박쥐, 용암이 흐른 자국을 볼 수 있는 용암주석과 용암교는 그 위엄을 드러낸다.

렌턴 하나에 의지해 미로와 같은 동굴을 탐험하다 모든 조명을 끄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온다. 바로 눈앞의 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주석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선선하게 부는 바람을 듣고 느낄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벵뒤굴 입장에 앞서 탐사복과 헬맷, 팔꿈치·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는 취재진 [사진=뉴스핌 이지은 기자] 2022.08.26 alice09@newspim.com

벵뒤굴은 제주 4‧3 사건 당시 피난처로 쓰인 장소인 만큼, 동굴 내부에는 당시 인근 주민들이 동굴 입구를 막아놓았던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빛이 세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동굴 입구를 돌로 막아놨던 모습을 볼 수 있다. 더 깊은 내부로 가면 당시 주민들이 불을 피웠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기에 지질학적으로도, 학술 가치가 남아 있으며 향토문화 보존에도 필요성이 인정되는 곳이다. 통제된 구역을 이번 축전으로 인해 개방한 만큼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는 셈이기도 하다.

이에 강경모 총감독은 "동굴 내부가 좁고 협소해 이동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길 중앙에 있는 돌을 짚으며 이동이 가능하지만, 벽면과 위쪽은 최대한 손을 안 대고 이동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주 벵뒤굴 내부 [사진=뉴스핌 이지은 기자] 2022.08.26 alice09@newspim.com

이어 "박테리아층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쳐 생성되는데, 이는 한번 손을 대면 사라질뿐더러 자국이 남아 없어지지 않는다. 안전을 위해 조심히 이동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훼손을 덜 하기 위해 조심히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적으로 가장 복잡한 미로형 동굴에 속하는 벵뒤굴은 내부가 협소하고 이동이 완만하지 않기 때문에 참가대상은 초등학생 6학년 이상으로 정했다. 또 회당 6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며 1일 5회로 진행되고 총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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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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