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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9월부터 전관에 걸쳐 특별 프로젝트 개막

기사입력 : 2022년08월26일 10:57

최종수정 : 2022년08월26일 11:03

△기획전시 <구름산책자>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리움미술관은 9월 2일(금)부터 △기획전시 <구름산책자>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를 개막한다.

이번 6개의 전시와 특별 프로젝트는 아시아 예술과 사회를 조망하여 지속가능하고 상생하는 미래를 그려보고, 현대 도예와 공예, 사운드 작업 및 증강 현실(AR) 작품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장르적 시도와 결합을 통해 다양성을 드러낸다.

상설전시로 꾸려왔던 공간인 M1에는 현대 공예, M2에는 도예를 다룬 상설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미술관 로비의 미디어 월과 강당 라운지를 전시 공간으로 확장하여 동시대의 이슈를 바라보는 미술의 다채로운 측면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 기획전시 <구름산책자>

<구름산책자>는 리움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첫 아시아 전시로, 미술·건축·디자인·음악·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24명/팀과 작품 45점을 23년 1월 8일(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문명 전환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기,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영향력이 확대된 아시아 사회와 예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확장된 시각과 새로운 문화적 연대의 필요성을 자각하며, 기존의 지정학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난 보다 사려 깊고 자유롭고 지속가능한 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전시 제목의 '구름/클라우드'는 기후적, 공상적, 하이퍼링크적 의미를 두루 함의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환경에 대한 은유이자, 지정학적 경계를 횡단하는 가상의 플랫폼이다. 전시는 이러한 클라우드 세계를 자유로이 활보하며 동시대와 미래사회 문제를 새롭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산책자, 실천가, 공상가들을 조명한다.

전시 주제는 △사려깊은 물질 △이상한 서프 모프 워프 △공감각적 몰입으로 나뉘고, 전시장에서 작품들은 서로 교차하고 뒤섞이며 미래적 상상을 제시한다.  

■ '사려깊은 물질'은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한 다양한 재료를 발견하고 연구하며 이를 삶에 적용하기 위해 실천하는 건축가, 디자이너, 작가의 작업을 다룬다.

신소재 오염 흡수 천을 사용하는 쿠마 켄고의 부드럽고 지속가능한 조각 설치 <SU:M>, 베트남 남부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돈 탄 하의 수상가옥 <물 위의 대나무집>, 특유의 흡음성과 질감을 지닌 펠트를 벽돌처럼 쌓아 올린 에스티피엠제이 건축사사무소의 <고요의 틈>, 유연한 물성의 종이 모듈로 구성된 카타기리 카즈야의 <종이 사구> 등이 소개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켄고 쿠마 어소시에이츠, SU;M(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카타기리 카즈야, 종이사구(2022)_ 히말리 싱 소인, 스테틱 레인지(2020)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돈탄하, 물 위의 대나무집(2022)_루양, 도쿠-헬로우 월드(2021)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이들은 콘크리트나 철강처럼 크고 단단하고 무거운 재료 대신 대나무, 종이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재료를 사용하고, 과학 및 공학과의 융합을 통해 재료의 구조적, 기능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한다.

■ '이상한 서프 모프 워프'는 구름산책자들의 자유롭고 비선형적인 미끄러짐과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와 형식에 주목한다. 웹서핑과 하이퍼링크에 익숙한 이들은 막대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재편집하며 하이브리드를 창조하고, 다른 시공간에 걸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여 낯설고 이상한 세계를 펼쳐낸다.

인간 외에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행성의 이야기를 다룬 SF작가 김초엽의 신작소설 <사모나 연작>, 중국 도교식 장례 풍습과 데이터 클라우드의 세계를 결합한 모토구오의 <당신은 거주하는가 떠나는가?> 등의 작품들은 불가능을 상상하는 예술의 힘으로 다양한 미래를 추측하고 직면한 문제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 '공감각적 몰입'은 현실과 가상, 물질과 비물질, 피지컬과 디지털이 경계없이 혼합되는 세계에서 변화하는 우리의 인지와 감각에 대해 다룬다.

일본의 전통 정원 양식을 디지털 버전으로 치환한 아지아오의 <카레산스이>, 인도네시아의 킬리만탄 지형을 네온 빛 그래픽 풍경으로 펼쳐 보이는 트로마라마의 <솔라리스>, 은은한 지구의 향을 머금은 안개고리를 뿜어내는 A.A. 무라카미의 <영원의 집 문턱에서>, 리움미술관의 건축 공간을 신비로운 미래의 가상 복지공간인 '네펜테'로 시뮬레이션 한 로렌스 렉의 <네펜테 존(Leeum)> 등이 어우러져 초현실적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LawrenceLek, Nepenthe Zone, 2022(Leeum)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인간과 기계, 인공과 자연, 물질과 데이터가 뒤섞인 이 풍경은 오감과 뉴런을 동시에 자극하는 특별한 공감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전시를 담당한 곽준영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세 개의 주제는 전시장 내에서 함께 교차하고 함께 뒤섞여 미래적인 상상이 다채롭게 증식하는 풍경으로 제시된다"며, 특히 "각각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작품이자 또 다른 작품을 품은 공간, 전시장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흥미롭고 예기치 못한 경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고미술 상설전(M1)과 현대미술 상설전(M2) 공간에서 각각 현대 공예와 도예 작품을 다루는 기획전시를 개최하여 공예와 백자의 창의적인 확장에 주목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전은 조선시대 실용기였던 '달항아리'를 통해 현대 도예와 예술 매체로서 백자의 가능성을 탐색한 박영숙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박영숙의 달항아리 작품 약 29여점을 현대미술 상설전(M2) 2층에서 11월 20일 까지 소개한다.

전시 제목 여월지항(如月之缸)은 『시경(詩經)』 소아편(小雅編) 중 「천보(天保)」 시의 한 구절을 따와 변형한 것으로, 원래는 '상현달이 보름달로 차오르듯'  나라와 임금의 안위가 풍요롭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전시는 기존의 상현달을 뜻하는 '항(恒)'을 항아리 '항(缸)'으로 바꾸어 차오르는 달처럼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온 달항아리의 세계를 살핀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박영숙 백자 달항아리 [사진=리움미술관]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작가의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17세기 후반부터 만들어진 백자항아리 전통에서 출발하지만, 티 없이 맑은 백색과 70센티미터에 달하는 장대한 크기의 백자를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동시대적 특성을 갖는다. 또한 작가는 달항아리를 캔버스 삼은 회화작업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매체로 백자의 역할을 새롭게 부여한다.

■ <공예 지금>전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공예 작가의 작품, 디자이너와 전통 장인이 협업한 작품을 고미술 상설전 공간(M1)의 각 층별로  내년 1월 29일(일)까지 소개한다. 전시는 전통 계승의 측면에서 다루어져 왔던 공예의 예술성과 가능성에 집중하여 새로운 재료와 매체, 진화된 소통과 작업 방식을 조명한다.

M1 4층에는 디자이너 김백선과 소목장 조석진이 생전에 함께 제작한 <심재 心齋 4>를 선보인다. 자연의 나뭇결과 선을 구현한 서랍장 작품은 또 다른 자연의 소재인 흙으로 빚은 청자와 함께 배치되며 잔잔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김백선 조석진, 심재 心齋 4(2008)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3층은 조성호의 특유의 질감을 살린 그릇 모양 금속기 표면을 투박한 문양들로 촘촘히 메워서 채운 작품 <눈으로 만지기>를 선보인다. 금속 재질의 이 작품은 백자, 분청사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조성호, 눈으로 만지기(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2층 정해조의 옻칠 연작 <색광률 시리즈>는 한국 전통의 오방색을 옻칠 방식으로 표현하여 빛의 광택과 율동감을 결합시킨 색채의 향연을 선사한다. 같은 공간을 수놓은 수묵화와 채색화들과 더불어 고유의 색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정해조, 오색광율 2204(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마지막 1층은 디자이너 정구호와 금속 장석 장인들이 협업한 <백골동 2022>을 배치하였다. 아크릴로 만든 새로운 외형에 전통의 색채가 강한 평양 반닫이 장석 장식을 덧붙여 현대적 재료와 오래된 전통이 결합한 오늘날 공예의 진화된 면모와 작업 방식을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정구호, 백골동(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미술관 곳곳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해석이 돋보이는 3개의 특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가상현실(AR) 기술,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 미디어 월, 사운드와 건축의 협업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뜻밖의 장소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영국 어큐트 아트(Acute Art)의 예술감독 다니엘 번바움(Daniel Birnbaum)과 협력하여 이불, 구정아, 차오 페이(Cao Fei),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등 16명의 작가의 증강현실 작품 38점을 리움미술관  로비와 야외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 등 실내외 공간에서 11월 27일(일)까지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니나 샤넬 애브니,상상 친구(2020)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대런 베이더, 사랑(2019)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전시 제목인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가 눈 앞의 세계를 넘어선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듯, 전시는 가상세계로 작업을 확장한 무한한  창작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또한 전통적인 예술관념을 초월한 작품들로 예술을 경험하고 공유하는 방식의 전환을 도모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이불의 증강현실 신작인 <취약할 의향 – 메탈라이즈드 벌룬 Ver.AR22>을 최초로 공개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불, 취약할 의향-메탈라이즈드 벌룬 Ver. AR22(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리움미술관 로비에서는 대형 스크린인 미디어 월을 활용해 역량있는 영상 작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는 월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첫 전시로  <전소정: 그린 스크린>을 내년 1월 29일(일)까지 개최한다. 

전소정은 서로 다른 것들이 넘나들고 파고드는 경계에 관한 감각을 다루는 4점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은 전시장을 연결하고 관객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로비 공간의 미디어 월의 공간과 어우러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전소정, 그린 스크린(2021)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이클립스Ⅰ,Ⅱ'는 작곡가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모티브로 하여 분단과 경계를 둘러싼 시선을 교차시킨다. '먼저 온 미래'는 남북 연주자가 대화를 통해 공동의 곡을 완성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린 스크린'은 DMZ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으로 이 기념비적인 공연들을 둘러싼다.

■ 강당 라운지에서 펼쳐지는 사운드 전시인 <장영규: 추종자>는 미술관 휴게공간에서도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작품은 장영규가 제작한 판소리 전수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음원과 푸하하하프렌즈 건축사무소가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의자와 테이블로 이루어져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영규, 추종자, 2022_가구디자인 푸하하하 프렌즈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음원은 여러 명창들이 판소리 다섯마당의 일부와 판소리를 시작하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인 단가를 가르치는 수업 내용을 녹음한 것이다. 음원은 스승과 제자로 세대를 넘어 소리가 전수되는 과정을 통해 성장의 대화를 따라가도록 한다. 음원마다 하나씩 헤드폰 플러그를 꽂아서 감상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수되는 판소리의 사사 방식과 닮아있다.

사운드 작업을 담고 있는 푸하하하 프렌즈의 가구 또한 아날로그적 방식과 소리의 물리적 특성을 반영한다. 테이블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앉았을 때 스프링처럼 조금씩 출렁이는 의자는 소리의 청각적 떨림을 몸 전체로 확장한다. 작품은 전통과 현대가 조우하는 미술관의 공간 안에서 끊이지 않는 대화의 한 축을 구현한다.

◆ 전시 연계 프로그램

기획전시 <구름산책자>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기획 의도와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큐레이터 강연 △전시의 세 섹션별 패널로 정재승(뇌과학자), 쿠마 켄고(건축가), 옥용식(환경과학자)이 참여하는 강연과 토크 프로그램 △SF 소설가 김초엽의 전시에 출품된 단편소설을 낭독극으로 공연하는 낭독극장 △전시 작품의 이미지를 시각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대체 텍스트(Alt-text)로 작성해보는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다.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전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기술을 통한 현대미술 및 미술관의 확장 가능성을 주제로 하여 패널들의 심도있는 강연과 대담을 9월 3일(토)에 진행한다. 강연에는 다니엘 번바움(어큐트 아트 예술감독), 김성은(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로렌 코넬(바드 컬리지 학예연구 센터장 겸 교수)이 참여하며, 강연 후 서현석(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대담이 이어진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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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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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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