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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당국 3인방이 받은 '론스타 3천억' 혈세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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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사건은 우리 정부 '관치금융'의 실패
금융위원장·금감원장·한국은행 총재 책임론
관치·왕치에서 독립한 성숙한 정책자로 임해야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10년 분쟁이 2855억원 배상으로 일단락됐다. ICSID 중재판정부가 당초 론스타가 요구한 배상액(6조1000억원)의 4.6%만 배상토록 판결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배상 판결에 당시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정부 역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상액에 대한 10년치 이자까지 지급해야 해서 3000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지불하고 교훈을 얻는 셈이다. 

20년간의 론스타 사건일지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교훈은 '관치(官治)금융'의 폐해다.

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중재판정부는 "(한국) 금융당국이 매각 가격이 인하될 때까지 승인을 지연한 행위는 (한국의) 권한 내 행위가 아니므로,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지난 2012년 11월 21일 론스타가 "정당한 사유 없이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했고 매각 가격 인하를 압박해 손해를 입었다"며 ICSID에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협상할 당시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등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형사재판을 받고 있어 인수 승인을 지연한 것"이란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로 주가조작 재판 유죄판결로 론스타의 책임이 인정되면서 배상 요구액의 절반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중재판정부가 한국 금융당국의 과실을 인정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재판정부가 지적한 부분은 지난 2010년~2012년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수차례 승인을 연기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당시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말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4조6888억원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 자격 적격성 심사를 수차례 연기했고, 하나금융은 2011년 7월 인수계약을 연장했다. 이때 인수가격은 4조4059억원으로 낮아졌다. 금융위의 매각 승인은 2012년 1월에 이뤄졌다. 최종 인수가격은 3조9157억원이었다.

우리 정부는 론스타의 유죄판결에 따른 외환은행 주가 하락을 매각 가격 인하 요인으로 꼽았지만, 외한은행 '헐값 매각'·론스타의 '먹튀' 논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대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자본 경쟁시대에 금융당국이 인수합병(M&A)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국제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관치금융' 논란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론스타 사건 당시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들이 현재 주요 금융기관 수장으로서 대한민국 경제·금융을 이끌고 있다.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은 10년 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실무를 총괄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론스타 수사를 담당했으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08년 3월~2009년 11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정부는 31일 중재판정부 판결에 대해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정당한 법적 판결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책에서 교훈을 얻는 자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28일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론스타 관련 책임을 져야할 것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관치(官治)와 더불어 왕치(王治)에서도 독립한 한층 더 성숙해진 정책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byh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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