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현빈이 '공조2: 인터네셔날'에서 전편보다 한층 여유를 장착한 북한형사로, 보다 인간적인 매력으로 돌아왔다.
현빈은 1일 진행한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공조'에 이어 후속편인 '공조2'에 참여하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말했다. 그는 최근 결혼해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쏟아지는 질문에 쑥스러운듯 하면서도 아내 손예진에게 은근하게 애정을 표했다.
"전편에 비해 제가 재밌어졌단 얘길 유해진 선배가 하셨더라고요. 재밌다기보다 역시 저도 나이를 먹기도 하고 스스로도 여유있게 주변을 좀 둘러보고 살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싶어요. 그걸 캐치하셔서 그렇게 말씀하신 게 아닐까요. 아무래도 여유가 생기니 리액션이나 이런 데서도 더 재미가 느껴졌던 모양이에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공조2: 인터네셔날'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VAST엔터테인먼트] 2022.09.01 jyyang@newspim.com |
유해진, 현빈이 각각 남한과 북한의 형사로 남북 수사공조를 펼친다는 설정의 '공조'는 781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후속편을 제작하고 또 배우로서 출연한다는 점은 쉬운 일만은 아니기에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을 물었다.
"공조2에 대한 얘기가 '공조' 무대인사 다닐 때 버스 안에서 나왔었죠. 당연히 그땐 시리즈물로 생각지 않아서 2편이 나오면 철령이는 진태처럼 말만하자. 진태는 철령이처럼 액션만 하자. 이런 농담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제작된다 했을 때 놀랍고 반가웠어요. 1편에서 나왔던 분들이 다 같이 하시는지도 궁금했고요. 당연히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무 재밌겠다 싶었죠. 1편을 워낙 사랑해주셨고 저도 이 영화로 액션이나 북한말, 캐릭터를 작업하면서 사랑받아서 좋은 기억만 갖고 있었죠. 그렇다보니 공조2가 제작된다 했을 땐 당연히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유해진이 언급한 것처럼 '공조2'의 현빈은 한층 성깔이 누그러진, 인간미를 장착한 캐릭터로 철령을 그려냈다. 철령을 짝사랑하는 민영(임윤아)와도 묘한 긴장감과 케미가 전편보다 살아난다. 일명 '휴지 액션'으로 사랑받았던 실생활 액션신은 이번 편에서 '짬뽕 파리채' 장면으로 구체화됐다. 그가 더 재밌어졌다는 유해진의 말은 거짓이 아닌 셈이다.
"약간의 착각을 했던 게 철령을 제가 알던 대로 쉽게 접근하려는 생각이 있었나봐요. 새로이 빌드업하면서 어떤 지점부터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찾아나섰죠. 다행히 시나리오에 진태 가족과의 관계, 민영이와 케미, 대사에 1편에선 절대 나올 수 없었던 철령의 변화가 잘 그려져 있었어요. '조선소년단' 같이 농담같은 대사도 대본에 있던 부분이고 집에 대해 얘기할 때도 나름 진솔하게 진심으로 얘기하지만 뭔가 코믹한 포인트로 느낄 수 있는 거죠. 짬뽕국물을 머금은 파리채로 액션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번엔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열심히 고민해서 만들었지만 좀 더 CG로 짬뽕의 건더기가 좀 날아다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웃음)"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공조2: 인터네셔날'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VAST엔터테인먼트] 2022.09.01 jyyang@newspim.com |
특히 미국 FBI의 잭 역으로 출연한 다니엘 헤니와는 데뷔 초인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함께 연기한 인연이 있었다. 다시 만나서도 비슷하게 앙숙, 혹은 라이벌 구도를 이루게 된 그는 "옛날 생각나고 재밌었다"면서 그와 재회를 반겼다.
"너무 재밌었죠. 2005년에 다니엘 헤니씨와 작업하고 조금 교류가 있다가 모든 배우들이 그렇듯 서로 작품하고 처한 상황들을 지나다보면 연락이 끊기기도 해요. 또 작품하면 다시 만나기도 하고요 . 헤니씨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촬영을 하는 배우다보니 장시간 연락이 안된적도 있었어요. 촬영 때문에 다시 만났는데 정말 반가웠고 다시 2005년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기도 했죠. 다른 캐릭터로 만나서 다른 작품을 하고 있지만 그때의 기억을 갖고 촬영한 느낌이라 편하고 기분좋게 찍었어요. 민영이와 삼각관계? 저는 재밌었어요. 덕분에 철령이가 1편에서 안보여줬던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어서요."
본인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공조'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모두 흥행한 덕분에 '북한전문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게다가 '공조2'에서도 임철령 역을 한번 더 하게 된 건 보통 인연은 아닌듯 했다. 누군가는 현실적인 정세와 문제의식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현빈은 "그런 걱정이 없는 때가 오길 늘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공조2: 인터네셔날'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VAST엔터테인먼트] 2022.09.01 jyyang@newspim.com |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네요. '공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사랑의 불시착'을 또 많이 좋아해주셔서요. 사실 '공조2'도 그때까지는 출연할 줄 몰랐으니까요. 또 북한 인물을 연기할 줄 몰랐어요. 현실적으로 주변 정세가 급변하는 것도 사실이고 순간 순간 위협을 느낄 때도 있고 아무일 없다는 듯 돌아갈 때도 있죠. 제 상황에선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면서 사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않나 해요. 정치나 현실을 말씀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리보다 어른들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동포들도 있고 북한이란 나라가 다 나쁘다고 생각은 안해요. 어릴 때부터 우리 소원은 통일이라 배운 것처럼, 이 불안과 고민이 없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싶죠."
동료 배우 손예진과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는 등 현빈은 최근 개인적인 큰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는 "결혼 전후로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생각이 변한 것은 크게 없다"면서도 새로이 맞는 삶에 대해 작은 기대감을 얘기했다. 연기적으로 경험과 연륜이 생긴 만큼, 현빈에게 중요한 건 공조1에서 2편으로 변화한 철령이 그렇듯 자연스레 여유가 녹아나는 배우로 자리잡고자 하는 마음이다.
"결혼 전에 촬영한 작품이고, 특별히 제가 결혼을 해서 영향이 있거나 달라진 건 많이 없어요. 아빠가 된 건, 일단 정말 고맙고 큰 축복이니 기쁘죠. 행복한 마음으로 얼굴을 마주할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예진씨와 눈웃음도 닮아간단 얘기를 저도 봤는데 늘 봐서 닮게 된 건지. 그런가봐요. 연기 얘기는 많이 안하는 편이지만 앞으로 하게 될 작품에 대해 책을 하나 줬어요. 그걸 읽어보면 좋겠다고 해서요. 그 정도예요. 철령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잊고 달라졌듯이 저도 이제 다름을 만들 수 있는 여유들이 생겨나요. 나이가 들어가고 경험이 쌓이다보니까요. 앞으론 여유가 생기는 동시에 가장으로는 더 열심히 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로서는 지금 거쳐가는 과정들이 연기에 묻어나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론 내 가정을 열심히 잘 꾸려나가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렇게 다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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