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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속살] 추경호의 '딜레마'...물가·금융안정 두마리 토끼 잡을까

기사입력 : 2022년10월26일 16:22

최종수정 : 2022년10월26일 16:51

정부, 레고사태 이후 50조원 규모 유동성 공급
물가 안정 최우선 강조해온 정부 기조와 역행
자금시장 경색 심화에 추가 유동성 투입도 검토
정부 유동성 확대시 여당 협상력 떨어질 가능성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갑작스레 불어닥친 '레고사태'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투자자인 증권사와 은행 등은 기업들에게 대출 조기상환을 독촉하고, 대출 심사 기준은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기업들은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게 될 상황에 놓였다. 특히 담보가 마땅치 않은 중견·중소기업들은 사업 확장은 둘째치고 당장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난 23일 정부가 '50조원 규모' 유동성 공급계획을 밝히면서 긴급 수혈에 나섰지만,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자금시장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금시장 위기론'을 경고하고 나섰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 수장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물가안정 최우선'을 외치며 긴축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자금시장 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다. 물가·금융안정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레고랜드發 '돈맥경화' 장기화…기업들, 대출 상환에 아우성 

26일 정부·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레고랜드발(發)' 후폭풍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잇따라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시중금리가 크게 뛰었고, 이에 증권사 등 투자자들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회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터진 '레고랜드 사태'는 불난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달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촉발됐다. 

춘천 레고랜드 모습 [사진=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금융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산하 투자공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BNK투자증권으로부터 2050억원을 대출받았다. 만기일이 내년 11월28일로 불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해당 공사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을 선 강원도가 대신 이 금액을 갚아야 한다.  

김 지사의 깜짝 발표를 두고 금융업계에서는 강원도가 이번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후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김 지사는 지난 21일 다시 채무를 상환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정부와 투자자 간 신뢰는 무너질대로 무너졌다. 신용도가 높은 지자체 보증 자금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고, 정부도 지자체도 못 믿겠다는 '위기론'이 금융시장 전반의 경색으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에 나섰고, 돈줄이 막힌 기업들의 아우성은 여기저기서 이어지고 있다. 

금융업계 한 전문가는 "지자체 보증은 국고채 보증 다음으로 신용도가 높아 담보 없이도 기업들이 손쉽게 자금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이번 레고사태로 정부·지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져 기업들의 자금흐름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2.10.23 jsh@newspim.com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자 정부는 23일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 계획을 밝히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국책은행이 매입하는 회사채 규모를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두 배가량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서는 모든 지자체가 지급보증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레고랜드 사업 주체인 강원도가 ABCP에 대한 채무 보증을 거하면서 시장 경색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모든 지자체가 지급보증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예정임을 다시 한번 확약한다"고 강조했다. 

◆ 물가안정 고수했지만 유동성 확대로 '역행'...고민 깊어질 듯

이번 사태로 재정당국은 '딜레마'에 빠졌다.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강조해온 현 정부가 반대로 돈을 풀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당면한 것이다.

경제 수장인 추 부총리는 지난 5월 11일 취임사에서 취임 일성으로 "물가안정 등 민생 안정을 취우선으로 챙기면서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달여 뒤인 긴급 간부 회의에서도 "모든 정책수단을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로 점검·발굴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 중순 한 포럼에서는 "지금은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이고, 하반기까지는 물가를 잡는 데 올인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밥상물가 안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정책을 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 추 부총리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민생물가 안정' '밥상물가 안정' 등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하지만 경제학 전문가들은 물가안정과 유동성 확대는 '물과 불의 관계'라고 설명한다. 즉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정부 재정 씀씀이를 줄여나가야 하는데,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유동성 확대 정책은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학 교수는 "시중에 유동성을 늘리면 재화 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오르고, 반대로 유동성을 축소하면 재화 가치가 올라 물가도 내려가는 원리"라며 "물가안정·금융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번 50조원 규모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총괄한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경우 한국은행이 추가 회사채 매입이나, '금융안정특별대출'의 재가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금융안정특별대출은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금융사에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금융투자업계가 한은에 해당 대출을 요청한 상황이다. 

황순주 KDI 시장경제정책부 연구위원 "현재 금융위기가 내후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융시장 경색을 넘어 외환위기 당시의 금융위기가 또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들 역시 한은에서 돈을 빌려다 재대출 해주는 구조로, 결국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한은이 나서 기업 대출을 늘리는 방식이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레고랜드 사태로 물가인상 억제를 위한 한은의 금리인상 움직임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에 이어 내달에도 2연속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레고랜드발 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도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눈앞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물가안정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더욱이 정부의 유동성 확대가 계속될 경우 여당 역시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건정재정'을 외치며 재정건전성 정상화를 주장했던 정부·여당이 이번 사태로 곤경에 쳐해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달 2일 예결위 소위에서 내년 예산안 등을 본격 다루는데, 정부·여당의 긴축 재정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지역구 예산이 걸려있다보니 내년 예산안은 여야가 막바지에서 어찌저찌 타협을 하겠지만, 앞으로 여야가 주장하는 긴축재정과 재정완화 기조 사이에서 잦은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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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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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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