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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 상식, 국민의힘의 상식

기사입력 : 2022년10월28일 08:00

최종수정 : 2022년10월28일 08:00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그게 상식이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나요?"

며칠 전 식사 자리에서 한 국민의힘 핵심 지도부에게 "최근 여권에서 나오는 강경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나온 대답이다.

최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은 일본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라는 식의 발언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라고 자문자답했다. 국권 침탈의 원인을 조선 왕실의 무능이라는 대내적 요소로 짚은 것인데, 이 때문에 '식민사관' 논란이 일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등의 발언을 해 검찰 고발당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2020년 총선 직전 전광훈 목사와 함께 극우 성향의 정당을 창당한 인물이다.

박성준 정치부 기자

당 지도부는 김 위원장을 감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김여정 앞에서 신영복 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할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고, 정 위원장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 한 사람뿐인가"라고 했다.

안보 위기를 빌미 삼아 핵무장론도 이어졌다. 김기현 의원은 "평화를 지키려면 북핵과 동등한 핵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핵을 제외한 다른 어떤 논의도 현실 회피와 눈속임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여성도 기본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조경태 의원은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발언까지 소환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이 안보 비상 상황에 대해 비민간영역에서 준비할 수 있는 최고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이참에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핵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마저 색깔론을 들고나왔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종북 주사파는 반국가 세력이고, 반헌법 세력이다. 이들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같은 여권의 행보는 지지율 확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 발언을 통해 콘크리트 지지층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극우 노선으로 지지율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뒤 대선에 나섰던 당시 홍준표 대선 후보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비난하는 극우 노선을 택했고, 선거에서 참패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황교안 대표가 이끈 자유한국당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개편했지만 선거 결과는 미래통합당 84석, 미래한국당 19석에 그쳤다.

이후 김종인 비대위원회 체제가 출범했고, 강령에 기본소득을 명시하는 등 진보적 변화를 시도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기를 잡았다. 또 올해 대선에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영입해 승리했다. 극우 노선을 선택할 때 실패했고, 합리적 보수로 갈 땐 성공한 것이다.

한 초선의원이 기자에게 "아무래도 저희가 과도하게 우클릭하고 있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 전혀 도움 안 되는 발언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라고 귀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들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던 그를 다시 생각한다. 그가 믿는 상식과 다수 국민의 상식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국민의힘의 상식이 아닌, 국민의 상식에 가까워야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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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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