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경찰 대혁신]③ 현장 지휘 및 결정권자 부재..."통합·중복 체계로"

기사입력 : 2022년11월12일 06:00

최종수정 : 2022년11월14일 17:14

경찰청장, 주말 지방 내려가 연락 2번 누락
서울청장, 주말 집회 관리 후 퇴근, 인지 늦어
용산서장‧상황관리관 늑장에 초기 부실 대응
전문가 "통합‧교차 보고로 라인 재정비해야"

이태원 참사는 경찰의 부실한 현장 대응과 보고체계가 사고를 키웠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경찰의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대규모 군중 관리나 재난 및 안전 대비 시스템, 조직문화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핌은 향후 경찰이 어떻게 변하고 혁신해야 할지를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짚어본다.

[경찰 대혁신] 글싣는 순서

1. 무너진 보고체계…"신속한 결정 위해 전문성 필요"
2. 군중관리 '구멍'…"신속·간단 매뉴얼 마련해야"
3. 현장 지휘 및 결정권자 부재..."통합·중복 체계로"
4. '반쪽짜리' 자치경찰..."이원화 속도내야"
5. '검수완박' 불신..."조직 체계 진단부터"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지휘 라인과 현장 지휘자들의 부실 대응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칼끝이 현장 지휘자들을 넘어 경찰 수뇌부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수직적이고 단일적인 보고체계를 여러 라인으로 보고할 수 있는 '통합‧중복적' 체계로 손질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 경찰 수뇌부, 대통령보다도 늦게 보고 받아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2022.11.01 yooksa@newspim.com

12일 경찰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시 토요일 휴일을 맞아 오전 충북 제천시를 방문해 지인들과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께 캠핑장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충북 청주 출신의 윤 청장은 2012년 제천 경찰서장으로 재직했었다. 이 시각은 참사가 시작된 지 약 45분 뒤로, 윤 청장은 서울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한 사실을 모른 채 취침한 셈이다.

윤 청장은 오후 11시32분께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인명 사고 발생 문자메시지를 받았으나 확인하지 못했고, 20분 뒤 다시 상황담당관의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다. 이튿날인 10월 30일 오전 0시14분 상황담당관과 전화통화로 비로소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서울로 즉시 출발해 5분 뒤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윤 청장이 참사를 처음 인지한 지 2시간16분 뒤인 10월30일 오전 2시30분에서야 경찰청사에서 지휘부 회의를 주재한 것은 상경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탓이다.

윤 청장이 잠이 들어 받지 못했지만 첫 보고가 온 10월29일 오후 11시32분(문자메시지)을 기준으로 보면 이미 윤석열 대통령(11시1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11시20분)이 사고를 인지한 뒤다. 이는 소방청의 대응 2단계(11시13분) 발령, 윤 대통령의 첫 지시(11시21분) 등 긴급 조치가 이뤄진 뒤이기도 했다.

서울 치안의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마찬가지로 보고 사각지대에서 늦게 상황을 인지했다. 참사 당일 오후 9시께까지 광화문 서울청 집무실에서 집회관리 업무를 한 뒤 강남구 자택으로 퇴근했다.

김 청장이 퇴근하던 시점에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엔 이태원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할 것 같다'는 위급한 신고전화가 최소 8통 접수됐다. 집에 있던 그는 오후 11시 34분께 걸려온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의 3차례 전화를 받지 못했고, 2분 뒤 전화통화가 이뤄져 처음 참사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 현장 지휘 용산서장‧상황관리관 부재…초동 부실대응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태원 압사 사고'의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2일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 모습. 2022.11.02 mironj19@newspim.com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당일 행적에 대한 의문점도 커지고 있다. 김 서울청장에게 늑장 보고를 한 이 전 서장은 '거짓 보고'에 휩싸였다.

지난달 29일 참사 당시가 기록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그날 오후 10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휘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경찰청 감찰 결과 이 내용은 허위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시각은 29일 오후 11시5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참사 신고가 최초로 접수(오후 10시15분)된 후 50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애초 알려진 도착 시간(밤 10시20분)보다 45분 늦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시 현장과 가까운 이태원파출소 옥상에서 위급한 상황을 모두 지켜봤음에도 늑장 보고를 했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이 전 서장의 행적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직무 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은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24분이 지나 근무지에 복귀하는 등 근무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당초 특수본은 류 총경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도 함께 물었다가 추후 직무 유기 혐의만 적용하는 것으로 정정했다. 류 총경의 늑장 보고가 구조작업에 차질을 초래, 인명피해를 야기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수본은 진상 규명 과정에서 지휘부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서울청장을 포함해 수뇌부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전문가 "통합‧교차 보고로 라인 재정비"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9일 저녁 핼러윈 행사 인파로 인해 300명대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다음날인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 경찰-소방 합동 현장지휘소가 설치되어 있다. 2022.10.30 kilroy023@newspim.com

전문가들은 이번 이태원 사태는 정부의 보고라인이 총체적으로 작동이 되지 않아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직적이고 단일적인 보고체계를 여러 라인으로 보고할 수 있는 '통합‧중복적' 체계로 손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경우 단계를 밟아서 올라가는 수직적인 보고 체계라 이번 사태로 보완이 필요하다"며 "이중적으로 보고 체계를 만들어서 다른 곳에서도 보고를 받는 백업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파출소-경찰서-서울청-본청'으로 이어지는 단일 보고였지만, 이번 사태에선 휴일이고 보고라인이 근무하지 않는 등 보고체계 중간 중간 구멍이 많았다"면서 "긴급하고 중대한 상황에서는 단계를 건너뛰고 보고할 수 있도록 보고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경찰이나 소방의 경우에는 자기라인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 교차적으로 보고 라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yo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