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핌] 이경환 기자 = 15개월 딸의 시신을 김치통에 보관해 범행을 은폐한 친부모의 구속 여부가 6일 결정된다.
의정부지법 김현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친모 서모(34) 씨와 친부 최모(29)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서씨는 2020년 초 경기 평택시 자택에서 생후 15개월이었던 딸을 방치해 사망하게 한 뒤 시신을 3년여 간 유기한 혐의(시체은닉·아동복지법 위반)로 입건됐다.
의정부지법. 2022.12.06.lkh@newspim.com |
그는 딸이 숨지기 일주일 전부터 고열과 구토 증상을 보였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씨는 당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남편 최씨의 면회를 다니느라 육아에 소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서씨는 딸이 숨진 뒤 양육수당 등 33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딸이 숨지자 서씨는 시신을 자택 베란다에 방치하거나 가방에 담아 친정집으로 옮겨 보관하기도 했다.
이후 출소한 최씨는 서씨의 범행에 가담해 딸의 시신을 김치통에 담아 서울 자신의 본가 옥상에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진 딸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시신의 머리뼈에 구멍이 나 있다는 구두소견을 받았다. 구멍이 생전에 생긴 것인지 사후에 생긴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반응 없자 포천시가 실종신고…다른 아이 데려와 "내 딸" 주장
이 사건은 포천시가 지난 10월27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3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숨진 딸이 살아 있다면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거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등 생활반응이 있어야 했는데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즉시 딸의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서씨는 전혀 관계가 없는 아동의 사진을 자신의 딸인 것처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서씨는 최씨와 이혼 후 동거남과 사이에서 태어난 만 2살도 채 안된 아이를 경찰에 데려와 자신의 아이라고 하거나 "아이를 길에 버렸다"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이어갔다.
경찰은 서씨의 수상한 행동을 눈여겨 봤고, 이 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이 아닌 강력사건으로 보고 수사본부를 차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고, 결국 서씨는 범행을 자백했다.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보니 아이가 죽어있었는데 나 때문에 죽은 것으로 의심받을 것 같아 숨겼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하늘색 외투를 입고 최씨와 법원에 도착한 서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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