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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 ③ 8000년전 고대사 비밀 품은 어업전진기지 죽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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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해파랑길 "수로부인의 戀情을 만나다"
후포항서 북면 '할무개' 포구까지 200리 청람빛 파도길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수로부인과 용의 길'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 작은 갯마을인 대가실 포구. 코발트빛 겨울바다가 짙은 푸른 물을 쏟으며 가슴 속으로 밀려온다.

삼라와 만상이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새봄을 준비하기 위해 차운 겨울 속으로 발길을 놓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드라마세트장과 하트해변, 스카이레일, 청람빛 바다가 있는 경북 울진 죽변항의 대가실해변. 2022.12.11 nulcheon@newspim.com

프랑스의 인류학자 반 제넵은 그의 유명한 저서 '통과의례(通過儀禮, passage rite)'를 통해 사람의 일생을 '자연의 순환'으로 환치했다.

반 제넵은 사람의 일생인 '출생·성장·생식·죽음'을 '통과의례'라는 용어를 사용해 모든 의례가 '분리(分離)—전이(轉移)—재통합(再統合)' 등 3단계의 보편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며 자연의 순환인 '봄-여름-가을-겨울'로 설명했다.

때문에 사람의 일생 중 마지막 의례인 '죽음'은 재통합의 의미에서 '마감'이 아니라 '재통합을 위한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울진의 새벽은 포구로부터 온다.

도통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짙푸른 빛깔의 겨울바다가 흰 포말을 뿌리며 청람빛으로 몰려온다.

속이 훤하다. 온몸이 금세 푸른 물에 물들 듯 청람빛 울진바다는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매혹적이다.

동해안 해파랑길의 백미인 '울진 200리 해파랑길'[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해파랑길 중 '200리 울진구간'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

'해파랑길'은 '동해를 박차고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삼아 걷는다'는 뜻을 지닌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10개 구간 50개코스를 지닌 770Km의 '걷기 길'이다.

이 중에서도 동해안의 절경과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117Km의 울진 구간'은 청람빛 바다와 동해로 치닫는 강과 이를 터전으로 삶을 일궈 온 갯사람들의 곡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최고의 '힐링에코로드'이다.

'해양관광도시'인 울진군의 남쪽 관문이자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의 주산지 후포항에서 '전국 최고의 자연산 미역' 주산지인 북면 고포(姑浦 할무개)포구까지 푸른 파도소리를 들으며 이어지는 200리 해안길은 '님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울렁거리는' '수로부인의 연정의 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등대와 고려시대 왜구퇴치위해 조성한 전죽숲.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8000년전 고대사의 비밀을 품은 외세저항 현장...어업전진기지 죽변항

울진의 북쪽 관문이자 해산물의 보고이자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의 옛 이름은 '죽진(竹津)'이다.
낙동정맥이 동쪽으로 뻗어 이룬 동해안 천혜의 항구이다.

죽변항을 에돌아 감싸고 있는 죽변곳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유물인 패총무지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 삼국시대 당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죽변성 유적과 당시 사용했던 '전죽(箭竹; 대화살촉을 만든 시누대의 일종) 숲'이 해풍을 머리에 이고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동북아 수탈의 현장'인 죽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 '노'와 '목재선박 목편'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울진 죽변항 일대가 동해연안 고대사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역사고고학적 유적지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2010년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즉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출토된 목재유물이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BC 5500년 전)에 낚시 도구를 싣고서 물고기잡이에 쓰인 '목재 선박'과 '노(櫓)'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죽변지역이 동해연안 고대사의 현장임이 재확인됐다.

'전죽' 숲은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군사용 대숲이다.

울진군은 전죽 군락지를 '대숲길'로 조성하고 '용의 꿈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죽변등대를 품고 해안절벽을 끼며 조성된 하늘을 덮은 대숲길에 들어서면 세상은 고요하고 오로지 절벽을 부딪는 푸른 파도소리뿐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죽이 울진지방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어, 이의 군락지인 '대가실(죽변항 북동쪽 나들목)'은 국가적 요충지이자 외세 저항의 역사적 현장임을 보여준다.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전죽(箭竹) 숲을 돌아 나오면 '드라마셋트장'과 '하트해변' '죽변등대'로 이름난 '죽변대가실' 해변을 만난다.

대가실 해변의 '하트해변'은 청람빛 바다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울진바다의 정수이다.

두발을 담그면 청람빛 바다가 금세 온 몸을 물들이듯 가슴 속엔 어느새 울진의 바다가 출렁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죽변항의 새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죽변항 스카이레일'. 2022.12.11 nulcheon@newspim.com

건듯 부는 바람 속으로 '죽변항 스카이레일'이 흰 포말로 부숴지는 파도 위를 느릿한 속도로 지난다. 지난 해 첫 선을 보인 '죽변항 스카이레일'은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과 봉개포구(봉수동, 烽燧洞), 후정해변을 잇는 '바다 위 레일'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죽변항의 관광명소이다.

◆ 한반도 고대사의 비밀을 캐는 아이콘…봉평신라비

죽변항의 인근에서 주목할 만한 역사유적지는 '울진 봉평 신라비'이다.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해산물의 주산지인 죽변항과 청람빛 바다를 가슴가득 들이는 대숲길과 함께 반드시 들러봐야 할 역사명소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신라 고대사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경북 울진의 '봉평신라비'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울진봉평신라비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비 중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석비이다.

학계에서는 지금도 봉평신라비의 완전한 성격을 구명하지 못하고 있다. 음각된 문자를 완전히 해독하지 못한 까닭이다.

몇 해 전 울진군은 국비를 지원받아 한국 고대사의 현장인 '죽변 봉평리'에 '울진봉평신라비 전시관'을 조성, 개관했다.

특히 야외 전시관에는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고비석을 원형에 가깝게 제작.전시해 '고 비석 산 교육장'으로 거듭났다.

하늘에서 본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경북 울진의 죽변항.[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죽변항은 동해안 해산물의 '종다양성의 보고'

죽변항이 주목받는 까닭은 비단 이것에 머물지 않는다.

죽변항이 동해안 제일의 항구로 각광받는 까닭은 대게와 방어와 오징어와 대구와 미역과 고등어와 꽁치 등 동해안 어종의 '종 다양성'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생태자연사박물관임과 동시에 전통문화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민속(民俗)의 보고라는 점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안의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이자 해양생물 종 다양성의 보고인 울진 죽변항. 2022.12.11 nulcheon@newspim.com

또 여기에 동해안 인류의 시원지라는 역사성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오롯이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죽변항은 지난 2002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어항수질개선 대상 어항'으로 선정되어 동·남방파제 연장신설을 비롯 물양장 정비, 수제선 정비 등 동해안 제일의 어항으로 위용을 갖춘데 이어 최근 '죽변 미항사업'과 '죽변항이용고도화 사업'을 통해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 울진군은 한국 동해안의 어로기술의 발상지이자 해양민속의 보고인 죽변항을 해양역사문화관광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하는 등 '죽변항 르네상스'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수협의 공개위판을 기다리는 울진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죽변항 대게 입찰은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생태관광의 정수

겨울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활어처럼 바다를 차고 튀어 오르는 포구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울진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조업철인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죽변항에서는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조우할 수 있다.

죽변항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역동적 드라마는 죽변수산업협동조합(죽변수협)과 죽변항을 삶의 무대로 살아가는 어업인들의 펼치는 '해산물 위판 풍경'이 그것이다.

오전 8~9시. 어부들과 대게상인들과 중매인들 그리고 죽변항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로 왁자한 죽변수협 위판장이 호루라기 소리에 정적을 되찾는다.

'울진대게' 공개위판을 알리는 소리이다.

죽변수협의 공개 위판은 경매방식으로서 죽변수협으로부터 위판 허가를 득한 중매인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일명 후다를 이용한 '최고가 낙찰' 방식이다.

죽변항에는 15~20명의 중매인이 활동하고 있다.

또 울진의 남쪽 관문인 후포항에는 40명의 중매인이 위판가격을 결정한다.

죽변항과 후포항을 이용하는 모든 어선은 반드시 위판과정을 거쳐야 한다.

죽변수협 직원인 경매사가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며 가지런히 진열된 대게 앞에 서면 중매인들이 일제히 '대게 1마리의 가격'을 기입한 '후다(나무조각으로 만든 경매용 도구)'를 경매사에게 제시한다.

경매사는 후다를 내미는 순서대로 받아 제시한 금액을 확인한다.

경매사는 중매인이 제시하는 순서대로 '후다'에 적힌 가격을 재빠른 눈길로 읽어내고 기억한다.

이렇게 중매인이 제시한 가격을 일람한 후 경매사는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한다.

대게는 주로 크기별로 구분해 진열해 놓은 무더기별로 경매를 붙인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경매를 붙인다.

경매위판이 시작되면 흥청거리던 죽변항은 일순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중매인들의 눈초리는 경매사의 눈길과 표정에 꽂혀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대게 주산지인 경북 울진 죽변항의 대게 위판 모습.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죽변수협의 대게 위판과정은 죽변항을 무대로 삶을 버팀해 온 어업인들의 어로문화가 오롯이 담겨있는데다가 매우 긴박한 속도로 치러지면서 위판 과정 자체가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를 보듯 보는 이들에게 긴장미를 안겨준다.

최근에는 죽변항의 드라마틱한 위판과정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많은 외지인들이 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죽변항을 찾는 등 위판과정이 죽변항 생태관광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위판 순서도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위판을 받으면 그만큼 빨리 외지로 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변항의 자망어민들은 자율적으로 조(組)를 나눠 위판순서를 정해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를 대게잡이 어민들은 '굴뚝차례'라고 부른다. 가장 먼저 위판을 한 사람은 다음날에는 순번이 가장 늦게 배정되는 방식이다. 죽변항 어업인들의 어족자원 보존을 위한 생태어로의 특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대목이다.

한 무더기의 대게 위판이 끝나면 이내 옆자리에 진열된 대게 무더기로 이동해 순차적으로 위판이 진행된다.

위판이 끝난 대게는 미리 기다리고 있는 활어차 등으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는 항구에 정박해 위판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대게잡이 어선이 어창에서 대게를 끄집어 내 진열한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진열해 경매를 붙인다.

죽변항 대게 첫 입찰을 보기위해 전날 죽변항을 찾았다는 김태우(58, 대전시)씨는 "속이 꽉찬 울진대게를 맛보기 위해 기족과 함께 죽변항을 찾았다"며 "특히 죽변항의 공개위판 과정은 매우 긴장감있게 진행돼 묘미를 준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의 해넘이.해돋이 핫플로 각광받는 '울진 남대천 은어아치보행교'[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동해안 최고의 '일출명소'…울진 남대천 銀魚아치 보행교

"맑은 햇살이 부서져 은빛 해비늘이 돋는 코발트빛 바다, 신라 수로부인의 은밀한 연정과 망양정.월송정의 200리 관동팔경을 따라 석류알처럼 쏟아져 나오는 스토리텔링, 후포.죽변항이 풀어놓는 싱싱한 먹을거리, 은어와 연어 그리고 울진금강소나무를 좆아 빠져드는 힐링"

울진의 옛 이름은 '선사(仙槎)'이다.

'신선이 떼배를 타고 유유자적 자연에 묻혀 삶을 영위하는 고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울진은 예부터 '신선의 땅'으로 불렸다.

세계적 명품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미역'을 얻기 위해 울진의 사람들은 아마득한 시절부터 오동나무로 엮은 '떼배'를 이용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특산물인 자연산 돌미역 채취 운반선인 '떼배'와 돌미역 채취 모습.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지금도 울진미역철인 4월에 울진을 찾으면 '떼배'로 싱싱한 돌미역을 건져 올리고 뭍으로 나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돌미역 주산지인 '짬'에서 해녀들이 건져 올린 돌미역을 가득 싣고 떼배를 저으며 바람을 따라 뭍으로 오는 어부의 모습은 한편의 그림이자 오랫동안 울진사람들이 지켜 온 '생태어로'의 역동적 현장이다.

울진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핫플레이스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

은어와 연어 회귀천인 울진 왕피천과 남대천, 말루.현내항을 잇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는 동해안 최고의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와 강이 맞닿은 곳에 조성된 '은어아치 보행교'를 배경으로 동해의 부상(扶桑)을 박차고 떠오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엄'이다.

때문에 사철 전국의 사진 마니아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울진군은 은어아치다리와 이마를 맞댄 염전해변에 오토캠프장을 개설했다.

염전해변은 1960년대까지 왕성하게 생산되던 전통 천일염인 '울진 토염(土塩, 炙塩)' 생산 현장이다.

이곳 울진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울진 십이령 바지게길'을 통해 영주, 봉화, 안동 등 영남내륙으로 유통되었다.

'울진의 젖줄' 왕피천과 왕피천 공원을 잇는 '왕피천 케이블카'[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염전해변과 맞닿은 곳은 우리나라 '친환경생태농업'의 발상지인 '왕피천 공원'이다.

우리나라 전통 자연관인 풍수설에 근거한 '비보(裨補)' 숲을 품은 가족 공원이다.

작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곤충박물관, 왕피천케이블카, 안전체험관, 놀이공원 등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즐길거리가 수두룩하다.

또 인근에는 '울진의 젖줄'인 왕피천을 끼고 발달한 망양정해수욕장과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望洋亭)을 만날 수 있다.

◆신라 수로부인이 펼친 열정의 스캔들'현장…기성 조도잔(鳥道棧)

코발트빛 바다와 붉은 장엄이 연출하는 빛깔은 가히 자연만이 가져다주는 '황홀'이다.

송강(松江) 정철(鄭澈)선생이 일찍이 울진 망양정(望洋亭)을 찾아 비로소 눈으로 확인한 '천근(天根 하늘뿌리, 수평선)'이 '푸른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진' 형용할 수 없는 빛깔을 선사한다.

망양정이 본래 기성면 망양리에서 이곳 근남면 산포리로 이건하기 전 송강(松江) 정철선생이 밟은 망양정은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절벽 위에 자리를 틀고 있었다.

이는 조선조 최고의 진경화가인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望洋亭圖)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는 그야말로 해안 기암절벽에 단아한 모습으로 푸른 동해를 조망하는 당시의 망양정을 실사(實寫)처럼 보여준다.

파도가 햇볕에 흰 포말을 유리알처럼 부수며 해안절벽을 오르는 모습은 상상 속에서도 황홀 그 자체이다.
망양정에는 사뭇 가슴을 치는 수로부인의 연정이 오롯이 녹아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관동팔경의 하나인 '울진 망양정(사진 위)'과 옛 망양정 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남편인 강릉태수를 만나기 위해 당시 신라 수도인 동경(현 경주)을 떠나 험한 파도 넘실대는 바다길을 따라 먼 여정에 나선 수로부인이 울진 땅 기성에 도착해 '열정의 스캔들'에 빠진다.

삼국유사는 수로부인이 얽힌 소중한 사랑의 노래 두 편을 남겼다.

하나는 '헌화가(獻花歌)'이며 또 하나는 '해가(海歌)'이다.

최근 영덕군이 진작에 새천년도로를 개설하면서 수로부인 설화를 차용해 관광명소 조성에 나선 강원도 삼척시에 '헌화가 발상지는 영덕'이라며 화살을 날렸다.

영덕군은 몇 해 전 '수로부인 헌화가 재조명 학술심포지엄'을 갖고 영덕군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라고 주장하고, '임해정이 울진 월송정 인근'이라고 제시해 두 지자체 간 논란에 불을 당겼다.

당시 심포지엄에서 전영권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학)는 '수로부인 행로의 문화.역사.지리적 분석'이라는 학술논문을 통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배경 발상지"라며 이의 근거로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의 배경과 굴곡포의 지형적 배경이 맞아떨어지고, 굴곡포로부터 이틀거리인(1일 도보 30Km 기준) 울진 평해 월송정이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에 나오는 임해정"임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에 근거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일 경우 울진군 월송정 일원은 삼국유사의 '해가'의 발상지인 '임해정(臨海亭)'이 유력해지며 이와 반대로 삼척시의 주장대로 '삼척 새천년도로 일원이 해가의 발상지'이면 '울진은 헌화가의 발상지'가 되는 셈이다.

최근 일부 사학자들과 울진지역 향토사학가들은 "울진 기성 옛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배경지"임을 비정한 바 있다.

실제, 조선 숙종.영조 대의 뛰어난 문인인 옥소(玉所) 권섭(權燮, 1671~1795)의 '玉所稿' '遊行錄' 권二에 "임의(해?)대(臨猗(海?)臺)는 망양정 아래에 있다"는 기록에 미루어 옛 망양정 부근이 임해대(정)로 확인될 경우, 울진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역사문화적 배경지'로 새롭게 조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옥소 권섭 선생의 '기성팔경' 등 옛 문헌기록에 나타나는 기성 망양리의 해안 절벽을 잇는 옛길인 '조도잔(鳥道棧)'으로 미루어 '기성 망양 해안'이 수로부인의 해가(海歌)의 현장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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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균 월급 1200만원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임직원의 올해 1분기 평균 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임직원(등기 임원 제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3600만 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달 120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급여 수준은 동일한 방식으로 추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7만~3046만 원과 비교해 25% 넘게 뛴 수치다. 지난 2023년 대비 2024년의 증가율이 11.6%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2배 이상 높았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분석은 공시 제도 변경에 따른 급여 공백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서식 규칙 개정으로 지난 2021년까지는 분기별 임직원 보수 현황 공시가 의무였지만, 2022년부터 반기와 사업보고서 등 연 2회만 공개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1분기와 3분기 급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소는 과거 1분기 보고서상 성격별 비용상 급여와 임직원 급여 총액 간의 비율이 76%~85.5% 수준으로 일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 수치를 산출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제표 주석상 성격별 비용-급여 규모는 5조6032억 원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 4조4547억 원에서 1년 새 1조1400억 원 이상(25.8%) 늘어난 규모로, 삼성전자가 1분기 성격별 비용에 해당하는 급여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급여 규모 자체는 크게 증가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산출 과정에선 올 1분기 성격별 비용상 급여(5조6032억 원)에 과거 급여 총액 비율의 하한선인 76%를 적용하면 급여 총액은 4조2584억 원, 상한선인 85.5%를 대입하면 4조7907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올 1~3월 국민연금 가입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직원 수인 12만5580명을 대입하면 임직원 1인당 보수는 3391만~3815만 원(월 1130만~127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구소는 두 비율의 중간 격인 81%를 적용해 평균 보수를 3600만 원 내외로 최종 추산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월급보다 성과급 영향력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평균 급여도 이미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 성과급 제외 기준으로도 1억4000만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성과급까지 반영되면 연간 보수는 앞자리가 달라질 정도로 한 단계 더 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 소장은 "2022년 이후 분기 보고서 의무 공시 항목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경영 투명성 차원에서 직원 수와 급여 현황 등을 자율 공개하고 있다"며 "투자자와 주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의무 공시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 2026-05-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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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폴드8 '300만원 시대' 여나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모바일 메모리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모듈 등 핵심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 Z폴드8·Z플립8 역시 가격 인상 압력이 거세 새 폴더블폰은 300만원 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연간 평균 대비 약 23% 상승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연간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3% 하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과 첨단 공정 전환에 따른 부품 원가 상승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 현황에서 모바일AP 솔루션 가격이 전년 대비 약 12% 상승했고 카메라모듈 가격은 약 15%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107% 급등했다.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부품 원가(BOM)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에서 30~40%까지 올랐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저전력 모바일 D램인 LPDDR4X와 LPDDR5X는 지난 1분기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8~63% 올랐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을 전작 대비 약 6~16% 인상했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갤럭시 S25 엣지와 갤럭시 Z플립7·폴드7 가격도 9만~19만원 가량 올리며 기존 출시 모델까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 Z폴드8·Z플립8 역시 가격 인상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본형 가격은 전작 수준을 유지하되 512GB·1TB 등 고용량 모델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바일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2분기 들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폴더블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매장을 찾아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 [사진=뉴스핌DB]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용 LPDDR4X 가격이 전분기 대비 70~75%, LPDDR5X는 78~83%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상승 폭 보다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AI 기능 강화로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메모리 업체들이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집중하면서 모바일용 LPDDR 공급까지 빠듯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작인 갤럭시 Z폴드7의 경우 지난달 가격 인상으로 1TB 용량 제품이 이미 300만원(312만7300원) 넘어선 바 있고 512GB 제품도 263만원까지 올랐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Z폴드8은 512GB 제품이 3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바일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기능과 고용량 메모리를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syu@newspim.com 2026-05-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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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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