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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수출악화 전망'…기업들 "성장 아닌 생존전략"

기사입력 : 2022년12월19일 17:47

최종수정 : 2022년12월19일 17:47

내년 수출 전망, 대부분 둔화 또는 감소
기업들 '비상경영' 속 투자 계획 '제각각'
"정부, 원자재 수입 관련 지원 확대 등 필요"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내년 수출 증가율이 둔화, 또는 0%대로 정체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버팀목이 됐던 수출마저 역성장으로 돌아설 경우 한국 경제는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 기업들은 이미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반면 투자 활동에 대해서는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에 더 적극적인 곳과, '소나기는 피해 가자'는 마인드로 규모를 줄이는 곳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복합 위기에 따른 수출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 모습.[사진=기획재정부]

◆ 0.5% 증가에서 4% 감소까지…부정적 수출전망 줄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3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고 19일 밝혔다.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1.9%), 석유화학·석유제품(-0.5%), 철강(+0.2%), 자동차·자동차부품(+0.9%), 일반기계·선박(+1.7%), 바이오헬스(+3.5%) 등이었다.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 ▲해상, 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문 기관들의 전망은 기업 설문조사보다 더 어두웠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2023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약 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수요 위축, 반도체 부진 심화 등을 이유로 짚었다. 무역수지도 266억달러 적자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1일 발표한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수출이 4% 줄어들고 138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경제 하방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입 모두 줄어들 거란 분석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년에는 공급망 내제화와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주력 대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가 투자 의사결정부터 생산, 재고까지 전 영역에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해 전담조직을 꾸려 전면 재설계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들 일제히 '비상경영'…"정부도 총력 기울여야"

기업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우선적으로 비용절감 등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운영비나 판관비를 줄이고, 채용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는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전략회의가 일반적인데, 올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년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 짜기'에 몰두하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서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대응 전략으로 ▲공장운영비·판관비 등 비용절감(35.6%) ▲채용 축소 등 고용조정(20.3%)이라고 응답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 위기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뿐 아니라 SK, LG 등 다른 그룹사들 역시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상황에 내년을 맞이하는 새판 짜기에 나섰다.

건설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은 이미 각 계열사들이 마른 수건을 짜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단들이 대폭 물갈이 된 것 역시 롯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하이마트는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며 극도의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하거나(61.5%) 더 악화될 것(26.3%)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약 88% 정도다.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이에따라 내년 경영 전략도 원가절감과 긴축 경영을 택한 비율이 61%로 가장 높다. 특히 제조업 기업은 77%가 원가절감과 긴축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세운다고 응답했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들도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반도체 투자 금액은 올해의 절반 이상으로 줄인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엔 올해 연말까지 투자할 투자액 대비 50% 이상 캐펙스 감소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4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충북 청주 공장 M17 증설도 보류했다.

전경련 조사에서도 내년도 대응전략으로 투자 연기 및 축소를 검토중이라고 답한 기업이 15.3%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며 중장기 수요 대비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북미지역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 배터리업체들도 투자 연기 대신 현지 지방정부 등으로부터 실탄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 어렵다고 투자를 늦출 경우 경쟁력을 넘겨줄 것이 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38.0%) ▲수출물류 차질 방지를 위한 지원(24.7%)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21.3%)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 증가세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물류 차질 방지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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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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