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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그리고] ① 건축주→집주인→임차인으로 이어지는 '폭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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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은 집주인이랑 하는데 잔금 챙긴 건축주…이자비도 직접 지원
28세대 중 27세대가 '전세사고'…'깡통주택'이 된 신축빌라
상대적으로 투자가치 낮은 빌라…"전세자금 대출이 위험 줄여줬다"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오피스텔 1139채를 임대하다가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채 숨진 '빌라왕' 김모(42) 씨. 그는 사망했지만 그가 남긴 피해는 여전하다. 빌라시장은 김씨의 타깃이 됐다. 신축이냐 구축이냐에 따라 수법이 조금씩 달랐지만 기본적으로 빌라왕을 비롯한 전세시장의 무법자들은 폭탄을 돌리듯 빌라를 거래했다. 시한폭탄과 같은 깡통빌라는 그렇게 지어지고, 사들여지고, 다시 떠넘겨졌다가 누군가의 눈물이 됐다. 뉴스핌은 빌라왕 김씨 사례를 중심으로 온갖 편법과 불법의 온상이 된 빌라시장을 들여다봤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빌라왕 김모 씨의 이름은 주로 신축빌라가 분양할 때 사용됐다. 매매된 이력이 없어 시세를 정확히 알기 힘든 신축빌라의 임차인을 구할 때 빌라왕은 '바지 집주인'이 됐다.

9일 뉴스핌 취재 결과 전세대출 제도가 신축빌라를 짓는 건축주들의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동시진행' 수법으로 신축빌라의 분양과 전세 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면 빌라 시행사업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건축주가 비교적 손쉽게 분양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빌라왕', 그리고] 글싣는 순서

1. 건축주→집주인→임차인으로 이어지는 '폭탄 돌리기'
2. [단독] 임차인 몰아낸 후 '뻥튀기' 된 집값
3. 전세사고 급증하는 동안...건축왕·빌라의신 등 활개
4. "이자비 최대 5000만원"…여전히 존재하는 '깡통전세'
5. 사망한 김씨 추적하니 또 다른 '왕'들이 나왔다
6. 잇단 전세사기 사건…원인은

전문가들은 신축빌라 시행사업의 높은 위험성을 전세대출 제도를 통해 임차인에게 전가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이번 빌라왕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 계약은 집주인이랑 하는데 잔금 챙긴 건축주…이자비도 직접 지원

강대은(33) 씨는 지난해 12월 전세계약이 만료됐지만 아직 빌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2020년 12월 2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자리한 에스빌(가칭)에 입주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도 가입했지만 집주인이 빌라왕 김씨였다. 김씨가 지난해 10월 숨지면서 전세계약 해지를 통보할 대상이 없어졌다. 반환보증이 이행되려면 상속재산 관리인이 지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김씨는 지난해 종부세 62억원가량을 체납해 보유 주택이 압류된 상태라 상속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빌라왕은 자신이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 '○○하우징'을 통해 2020년 1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에스빌을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사들였다. 나머지 3세대는 각각 다른 사람들에게 팔렸는데 그중 2세대는 빌라왕이 보유한 세대와 마찬가지로 압류된 상태다.

강씨는 에스빌의 임차인들이 모두 같은 분양팀을 통해 같은 방식으로 전세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신축빌라가 완공되면 전담 분양팀을 두고 빌라를 분양한다. 분양팀은 해당 빌라에 상주하기도 하는데 에스빌 역시 입주 전 빌라의 한 세대를 분양사무실로 썼다.

분양은 동시진행 수법으로 이뤄졌다. 건축주가 집주인에게 소유권을 아직 넘기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와 전세계약을 같은 가격에 체결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자기 자본이 없이도 주택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무자본 갭투자'다.

강씨는 에스빌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건축주, 분양팀, 빌라왕 등이 공모했다고 주장한다. 전세계약의 주체는 임대인과 임차인인데 계약금, 잔금 등을 임대인인 빌라왕이 아니라 건축주에게 입금했기 때문이다. 이자비 지원(900만원)도 건축주 이름으로 입금 받았다. 다만 이자비는 자신의 계좌가 아닌 타인 명의의 계좌가 필요하다는 분양팀의 설명에 따라 친구 계좌로 받았다.

건축주인 A건설 관계자는 "빌라왕이 사기꾼인지, 그렇게 죽어버릴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우리는 빌라 한두 개 짓고 사기 칠 생각으로 사업한 사람이 아니고 이전부터 꾸준히 집을 지어오던 사람"이라고 공모 가능성을 부인했다.

◆ 28세대 중 27세대가 '전세사고'…'깡통주택'이 된 신축빌라

그렇다면 건축주는 어쩌다 빌라 대부분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주택'을 짓게 됐을까. A건설은 주택건설업, 건축공사 및 시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 사업체다. 2015년 설립됐다. 대표이자 사내이사인 정모(66) 씨는 화곡동 일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이기도 하다.

'무갭투자'를 낀 신축빌라 분양 사례

A건설은 먼저 토지부터 사들였다. 등기일 기준 2019년 9월 30일 화곡동 일대의 2개 필지를 각각 22억9000만원, 15억7500만원 등 총 38억6500만원에 매매했다. 같은날 경인북부수산업협동조합에서는 에스빌이 지어질 토지 등을 담보로 채권최고액 39억원을 근저당 설정했다. 근저당 설정비율이 실제 대출금액의 110~130%로 설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A건설은 최소 30억원에서 35억원가량을 토지 매매대금 등 사업비로 빌린 셈이다.

에스빌의 건축허가는 2019년 8월 7일에 나왔다. 등기부등본상 매매일은 같은 해 6월 24일로 되어있지만 최초 건축허가 신청서는 이전 토지주 이름으로 제출됐다. 이후 A건설은 강서구에 건축주 변경동의서를 내고 건축주가 됐다. 강서구 관계자는 "매매계약으로 명의가 변경되기 전에 건축허가를 빨리 받으려고 이전 토지주가 협조를 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건축주 이전의 토지주까지 악순환의 고리에 힘을 보탠 것이다.

건물이 완공되면 빌라 건축주는 서둘러 분양에 나서야 한다. 앞서 은행에서 빌린 돈 때문이다. 한 건축주는 "특히 법인이 건축주로 되어있으면 빌라가 완공돼도 1년간 임차인들의 대출이 안 된다"며 "이 때문에 직접 임차인을 구할 수는 없고 분양팀을 통해 서둘러 새 집주인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축주가 이자비까지 지원하며 서둘러 분양을 마무리하려는 까닭이다.

에스빌처럼 빌라 대부분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더라도 신축빌라 전세사기 사건은 대부분 건축주의 '리스크'가 갭투자자를 거쳐 전세 임차인에게 전이되는 구조다.

◆ 상대적으로 투자가치 낮은 빌라…"전세자금 대출이 위험 줄여줬다"

빌라 신축사업의 '리스크'가 큰 이유는 뭘까. 빌라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환금성이란 자산의 가치를 현금화할 가능성을 말한다.

부동산 자문 업체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규격화돼 시세 파악이 쉬운 아파트와 다르게 빌라는 가격이 정량화되어있지 않아 투자 시 위험성이 있다"며 "신축빌라를 분양할 때도 분양 가격이 적정한지 검토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시행하는 사람들도 전세 제도라든지 임대사업자 제도, 전세 자금 대출 등 각종 방법을 활용해 분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빌라는 감정평가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르게 매겨진다. 이 때문에 HUG는 깡통주택의 감정평가액이 부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달 31일부터 전세 보증 상품 가입 시 지정된 감정평가법인 40곳을 통해서만 감정평가를 의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감정평가액이 부풀려지는 일은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만 일어나지 않는다. 시행사업 초기부터 발생한다. 사업 시작 전 건축주가 토지자금대출이나 PF(건축자금지원)대출을 받을 때 감정평가액을 높게 받게 되면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허점이 신축빌라 시행사업의 높은 위험성을 상쇄해줬다고 지적했다. 또 '위험의 폭탄 돌리기'가 가능한 이유로 시행사업을 위한 금액이든 전세보증금이든 대출이 너무 쉽게 나온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박은정 감정평가사는 "시행사업의 리스크는 원래 높다"면서 "문제는 '바지 집주인'을 거쳐 전세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폭탄 돌리기'가 가능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역설적으로 임차인의 주거권을 위한 전세보증금이 건축주가 감당해야 할 위험을 떠안아 주는 '자금줄'이 되는 구조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빌라는 아파트와 비교하면 잘 안 팔려서 위험이 큰 상품"이라며 "원래는 돈을 회수하기 어려우니 많이 지을 수 없는 상품인데, 정부에서 민간임대사업제 등록제를 만들고 전세자금 대출, 전세보증제도 등을 만들면서 건축주의 위험이 없어졌다. 누구나 너무 쉽게 전세를 놓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주들은 너무 쉽게 돈을 빌려서 (빌라를) 짓고 금융기관에서도 전세든, 매매든 다 나가니까 돈 떼일 염려가 없어서 돈을 빌려주게 되는 것"이라며 "결국 회수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돈을 정부가 다 전세보증을 해주니 은행은 너무 쉽게 장사하고, 업자는 업자대로 돈을 번다. 이런 폭탄을 떠안는 게 임차인이 된 것"이라고 했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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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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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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